원로목사에 대한 이야기를 지난주 글을 올렸다. 어떤 반응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할 말 대신해줘 고맙게 여길 수도 있고, 불편하게 여기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사사로운 이해관계보다는 보편교회의 원리 안에서 언급했던 것임을 양해해 주었으면 한다.

오늘도 원로목사에 대해 다시 글을 쓰게 되었다. 이번에 쓸 내용은 원로목사에 대한 교회의 부담감에 대해서다. 원로목사 제도는 교회에서 환영 받고 있지 않다. 이유는 딱 한 가지인데, 교회에 재정적 부담을 지우기 때문이다. 사실 원로목사 제도는 본인만 좋을 뿐이다. 아무도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부담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기정사실이다. 그럴 만도 하다. 적잖은 은퇴금을 지불해야 하고 일평생 사례비를 주려니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많이 주려 하면 교회가 부담이고 적게 주면 다른 교회와 비교가 되어 부담이다. 이래저래 원로목사는 교회의 부담이 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 교회마다 원로목사 자격을 갖추기 전 떠나 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은근히 품기도 하고, 어떤 교회는 노골적으로 교회를 떠나게 하려는 꼼수를 펴기도 한다. 어떤 교회는 아예 그런 시비를 피하기 위해 은퇴할 때까지 시무해도 원로목사 연한이 모자라는 연령대의 목사를 청빙하기도 한다. 원로목사에 대한 교회의 부담감을 반영하고 있는 증거들이다. 이 점을 목회자들은 간파하고 교회의 부담을 줄여주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 교회의 짐이 되지 않은 범위 안에서 은퇴금을 지불하게 하고 원로목사 사례도 교회가 기쁘게 줄 수 있는 만큼만 받으려는 태도를 가져야 한다. 설령 교회가 과분하게 준다 해도 최소한 품위를 유지하면 살 수 있을 만큼만 받겠다는 선언이 필요하다. 이렇게 마음을 비우는 자세를 가질 때 20년 이상 섬겨온 원로목사를 마음으로 존경하게 될 것이다. 적게 받은 듯 여겨질 때 교인들로부터 깊은 존경을 얻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겠다는 뜻을 처음부터 밝히면 20년이 다가와도 교인들은 염려하지 않을 것이며, 사소한 일로 틈을 잡아 교회를 떠나라는 압력도 받지 않게 될 것이다. 목회자가 교회로부터 보상을 기대하는 듯한 생각을 품으면 교인들은 덜 주고 싶은 명분을 쌓게 되고, 작은 틈만 보여도 교회로부터 배척을 받게 될 것이다.

아무튼 원로목사에 대한 부담을 갖는 교인들만 나무랄 일은 아니다. 물질의 욕심이 많아진 목회자들의 책임이 더 큼을 기억해야 한다. 옛날 선배 목회자들은 은퇴금은커녕 교인들이 주는 전별금까지 교회에 헌금하고 떠나왔었다. 우리 목회자들이 그런 태도로 목회하면 교인들은 신뢰를 하게 될 것이고, 원로목사에 대해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목자는 양들에게 짐을 지우지 않는다. 넉넉한 대접을 받고 싶은 미련은 누구나 있기 마련이지만 은퇴 이후의 보장은 하나님께서 해주심을 믿자.

 공학섭 목사(순천대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