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3-01-25 오후 3:13:00 | 최종수정 2023-01-25 15:13
처음에는 보잘 것 없겠지만 나중에는 훌륭하게 될 것일세(공동번역 성서)
자네의 시작은 보잘 것 없었지만 자네의 앞날은 크게 번창할 것이네(가톨릭 성경)
Your beginnings will seem humble, so prosperous will your future be(NIV)
Though thy beginning was small, yet thy latter end should greatly increase(KJV)
그리고 네 시작은 작지만, 네 끝은 매우 많아질 것이라(맛싸역)
이 문구는 상당히 유명한 문구인 것 같습니다. 그것은 <나무위키>에서 소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무위키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성경 욥기의 이 문구는 특히 사업가나 수험생 등 도전에 있어 무운・건투를 비는 이들에게서 용두사미의 반대 뜻으로 자주 인용되고 있다. 이 문구만 놓고 보면 비슷한 사자성어로 '대기만성(大器晩成)'이 있다. 기독교 신자들 중에서도 이 말을 조각해서 벽에 걸어두는 사람이 많은데, 이런 식으로 좌우명으로 삼은 사례 중 유명한 것이 바로 프랜시스 드레이크. 특히 가게 개업식 단골 구절이기도 하다.
사실 이 문구는 절대로 축복을 의미하지 않는다.”입니다.
성경 본문에서 수아 사람 빗달이 욥에게 부정적으로 말한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라는 문장 의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 문장을 어디에 적용했느냐가 관건입니다.
수아 사람 빌닷은 이 문장을 모든 재산, 모든 자녀 그리고 아내까지 저주하고 도망갔고, 욥의 온 몸은 욕창으로 견딜 수 없는 상황에 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라는 문장은 문장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 문장을 악한 용도로 사용한 빌닷에게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또한 욥은 빌닷이 괴롭게 하려는 목적데로 그 말을 듣고 마음이 더욱 괴롭힘을 당했습니다.
성경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일은 ‘이삭’일 것입니다. ‘이삭’의 첫 의미는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않고 ‘비웃은’ 사라에게 주어진 것입니다(창 18장). 그런데 여호와의 말씀대로 90살 사라는 아들을 낳았고, 그 이름을 여호와께서 주신대로 ‘이삭’이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이름의 의미를 “모든 자가 웃을 것”이라고 의미를 전환시켰습니다(창 21:6). 사라는 여호와의 말씀에 순종하면서도 이중의미를 발휘시켜 이삭의 이름을 복된 이름으로 전환시켰습니다.
언어는 중립적 상태입니다. 마치 도구와 같습니다. 누구의 손에 잡히는가에 문제이지, 그 자체에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라는 문장도 비록 빌닷이 욥을 괴롭게할 용도로 사용했지만, ‘대박’의 꿈은 인간의 생존 혹은 욕심의 기본입니다. 그 본성이 노력하지 않고 대박하려는 것은 문제입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삶에서 대박에 대한 갈망은 인간적인 모습입니다. 우리가 친구의 대박, 시작은 미약했지만 나중은 창대할 것을 축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빌닷처럼 괴로운 친구에서 시작은 미약했지만 나중은 창대할 것이다라고 괴롭히는 말을 하지 않으면 될 것입니다.
욥이 당한 고난의 원인은 욥도 세 친구들도, 욥의 아내도, 엘리후도 알지 못했습니다. 하나님께서 고난의 원인을 설명해주시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욥은 고난 중에 회개했고 여호와께서 욥을 회복시켜 주셨습니다. 욥이 단순하게 회복되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가 당한 고난에 대한 기억, 10명의 자녀를 다시 얻었지만 잃음에 대한 슬픔, 아내에 대한 상처 등은 욥에게 지워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 상처가 회복된 상황에서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 추측하고 싶습니다. 혹시 아련한 기억이 나오더라도 그 기억을 의연하게 대처하며 주의 은혜의 날개 아래서 이겨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창대하리라”는 빌닷이 욥을 괴롭히기 위해서 한 문장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는 도전과 격려가 될 수 있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말씀을 받는 사람이 그 말씀을 어떻게 소화시킬 수 있는가?에 대해서 좀 더 깊게 숙고를 하는 훈련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너무나 좋은 명약을 어린아이에게 줄 수는 없습니다. 또 어린아이가 먹는 우유를 장성한 어른에게 줄 수도 없습니다. 성숙한 그리스도인은 언제나 의연한 대처를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와 ‘×’를 갖고 판단하는 방식이 아니라, 여러 각도에서 분별해서 가장 좋은 의미를 선택한다면, 비록 원수의 말이라 할지라도 그 말에서 유익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