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람성경] 시편 26 편. 세상의 악함에서 완전함으로 여호와를 찬양하며 증거함

[1-2절] 내가 나의 완전함에 행하였사오며 요동치 아니하고 여호와를 의지하였사오니 여호와여, 나를 판단하소서[내가 나의 완전함에 행하였사오니 나를 판단하소서. 또한 내가 여호와를 의지하였사오니 내가 요동치 아니하리이다](MT 액센트에 근거; KJV). 여호와여, 나를 살피시고 시험하사 내 뜻(길요사이)[나의 신장(腎臟), 내부]과 내 마음을 단련하소서[검토하소서].

다윗은 자신이 완전함에 행하였다고 말한다. ‘완전함’이라는 원어(톰)는 하나님의 계명을 지킴으로 흠과 부족이 없는 상태를 가리킨다. 노아에게 ‘완전하다’(타밈, 창 6:9)나 욥이 ‘순전하다’(탐 욥 1:1)와 같은 어원이다. 두 사람은 성경이 평가한 것이고, 다윗은 스스로 완전하다고 평가한 것은 같지 않다. 예레미야는 여호와의 말씀을 전하지 않겠다고 결심했지만 견딜 수 없는 뜨거움 때문에 여호와의 말씀을 전했다. 바울도 부득불 복음을 전한다고 고백했다. 믿음의 확신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그럼에도 다윗은 담대하게 완전하다고 자기를 표현하며, 여호와의 판단을 의뢰하였다.

다윗이 자기와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을 찾아보기 힘들고, 자기의 힘든 상황에서 여호와께 신원(伸寃)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다윗이 여호와의 신실하심을 불신하지 않고 자기를 판단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3-5절] 주의 인자하심이 내 목전에 있나이다. 내가 주의 진리 중에 행하여 허망한 사람과 같이 앉지 아니하였사오니 간사한 자(나알라밈)[자신을 감추는 자들, 속이는 자들]와 동행치도 아니하리이다. 내가 행악자의 집회를 미워하오니 악한 자와 같이 앉지 아니하리이다.

3절을 다시 번역하면, “이는 주의 인자(헤세드)하심이 내 목전에 있으며 내가 주의 진리(에메트) 중에 행하였음이니이다.”(김효성) 다윗은 여호와의 헤세드(인자)와 에메트(진리)를 기억하였다. 그리고 간사한 자와 행악자의 집회에 참여하지 않았다(시 1편). 간사한, 악한 자는 자기 회중에 들어오지 않은 사람을 위협, 회유하며 쉬지 않고 접근한다. 그들의 유혹을 거부하기는 쉽지 않는데, 다윗은 명확하게 그들의 유혹을 거절하였다고 고백하고 있다. 그것이 얼마나 많은 경제적 손실과 인격적 위협을 주는지 상상하기 어렵다.

잠언 13:20, “지혜로운 자와 동행하면 지혜를 얻고 미련한 자와 사귀면 해를 받느니라.” 고린도전서 15:33, “속지 말라. 악한 동무들은 선한 행실을 더럽히나니.”

[6-7절] 여호와여, 내가 무죄하므로(베닉카욘)[깨끗함 중에서, 무죄함 중에서] 손을 씻고 주의 단에 두루 다니며 감사의 소리를 들리고 주의 기이한 모든 일을 이르리이다.

다윗은 깨끗한 손으로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고백한다. ‘손을 씻는다’는 말은 제사장들이 성소에 들어갈 때와 단에 가까이 가서 제물을 불사를 때에 먼저 그들의 손과 발을 물대야에서 씻는 것을 생각케 한다(출 30:19-20). 후에 솔로몬 성전에서는 물대야 열 개 외에 바다라는 것을 한 개 만들었는데, 번제물은 물대야들에서 씻고 제사장들은 바다에서 씻었다(대하 4:6).

다윗은 또 하나님께 감사하며 주의 기이한 일(wondrous deeds), 경이로운 사역을 증거하겠다고 고백한다. 주께서 주신 경이로운 일은 자기 입에서 여호와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우리는 감사함으로 하나님을 섬겨야 한다(시 50:14; 100:4). 또 “주의 기이한 모든 일을 이르리이다”라는 말은 하나님께서 행하신 모든 기이한 일들을 증거하고 찬송하겠다는 뜻이다. 주의 백성은 주의 경이로운 경륜을 찬송하며 증거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철학의 입문으로 타우마제인(Thaumazein)을 말하였고, 플라톤은 기하학(幾何學, geometry)을 말하였다.

[8-12절] 여호와여, 내가 주의 계신 집과 주의 영광이 거하는 곳을 사랑하오니 내 영혼을 죄인과 함께, 내 생명을 살인자와 함께 거두지 마소서. 저희 손에 악특함[악함]이 있고 그 오른손에 뇌물이 가득하오나 나는 나의 완전함에 행하오리니 나를 구속(救贖)하시고 긍휼히 여기소서. 내 발이 평탄한 데 섰사오니 회중(會衆)에서 여호와를 송축하리이다.

다윗은 여호와께서 계신 집(the house where you live)과 그 영광이 거하는 곳(the place where your glory dwells), 곧 성막을 사랑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살인자, 악한 자, 뇌물 먹은 자의 손해서 구원을 요청하고 있다. 살인과 뇌물은 하나님의 법과 전혀 관계없다. 그런 속에서 다윗은 위협을 느끼면서도 그들의 길을 따르지 않았다. 뇌물 먹은 자의 집요함은 상상하기 어렵다.

다윗은 다시 완전하게(blameless/integrity) 행하겠다고 고백한다(11절). 그는 1절에서 완전함에 행하였다고 말했고, 3절에서 진리 중에 행하였다고 했다. 하나님의 백성의 처절한 생존 고백이며, 그 깊음에서 찬양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다윗은 여호와께 구속(redeem)을 촉구하며, 주의 자비(mercy)를 볼 수 있도록 호소하였다(11절). 구속은 하나님께서 제정하신 평화의 법이다. 희년이 선포되면 완전한 평화가 형성된다. 약 400년 이스라엘 역사에서 희년은 한 번도 시행되지 않았다. 다윗이 언약의 땅을 회복하며 이스라엘에 샬롬을 이루었지만 언약적 완전은 아니었다.

12절. 나의 발은 굳건한 땅 위에 서 있으며, 총회 가운데서 여호와를 찬양할 것이다(사역). 다윗은 현재 위치에서(hic et nunc) 굳건하게 여호와를 찬양할 것을 고백하고 있다. בְּ֝מַקְהֵלִ֗ים(1회), ‘회중(會衆)’은 개역개정에서 ‘무리’로 바뀌어 번역되었다. 영역에서는 the great congregation(NIV), the great assembly(ESV), In the congregations(NASB, KJV) 등으로 번역되었다.

자기가 상상하던 세계가 펼쳐지지 않은 현재에서 상상하던 세계를 기대하는 것은 철학이다. 성경은 사람이 계획할지라도 그 걸음을 인도하는 자는 여호와라고 고백한다(잠 16:9). 계획하며 그 일을 이루실 여호와를 믿는다. “되어질 일”(“될 일”인데, 우리 문장에는 수동태가 약하다. 미래 수동태, divine passive)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하신 하나님, 여호와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