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당선자 중 박사학위 논문 표절을 했다고 하여 세상이 들썩거리고 있다. 참 우스운 것은 평소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국회의원이 되려고 하니 탈이 났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논문 표절을 해도 눈에 띠는 높은 지위를 얻지 않으면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논문 표절만 문제는 아니다. 논문 표절보다 더 나쁜 것은 논문 대필이다. 돈을 주면 논문을 만들어주는 장사꾼들이 있다. 돈만 있으면 학위를 살 수 있다는 것은 알려진 비밀이다.

그러면 모든 과정을 정상적으로 밟아 학위를 얻은 자는 어떤가? 그들 중에도 문제는 있을 수 있다. 학문 연구에 대한 목적이 없이 단순히 학위만을 얻기 위해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다. 간판을 얻기 위해 공부하는 것은 학문을 욕되게 하는 행위다. 얼마 전 우리나라 이름 있는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지도하는 교수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는데, 한 번은 학생들에게 ‘왜 박사학위를 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그랬더니 거의 모든 대학원생들은 이렇게 대답하더란다. “교회가 원하니까요?”라고 말이다. 오늘 교회실상을 모르는 순진한 교수는 충격을 받았다. 매주 월요일마다 학위 과정을 하는 학생들은 대부분이 일선목회자들은 월요일에 쉬지도 못하고, 많은 돈을 들여가며 학위를 공부하는데 고작 “교회가 원해서” 라는 답을 들으며 너무 실망했다.

사람은 죽을 때까지 배우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 학문의 욕구를 갖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다. 더구나 목회자는 몇 배로 더 배우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눈에 보이는 학위를 얻기 위한 목적으로 공부를 하는 것은 재앙의 수준이다. 학문을 명예를 얻는 도구로 삼는 것은 학문할 자격이 없는 사람이다. 그렇다고 박사가 되는 것을 무조건 아니라고 할 일은 아니다. 특정한 분야에서 깊은 학문을 연구하여 인류의 공영에 이바지하고 사회에 유익을 끼치려고 공부하다보니 박사가 되는 경우라면 백번 잘된 일이다. 이렇게 분명한 목적을 가지고 공부하다가 박사를 얻는 사람은 마땅히 존경을 받아야 한다. 그런 박사는 앞으로도 계속 나와야 한다.

그러나 목회자들은 박사학위가 없어도 된다. 목사가 박사보다 더 나은 이름이고 더욱 영광스럽기 때문이다. 그리고 주님께서 자신의 양 떼를 위임하실 때 목사에게 위임하셨지 박사에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주님의 양 떼들에게 영혼의 양식을 먹이는데 박사학위는 필요하지 않다. 박사란 한 가지 지식을 조금 더 아는 것뿐이다. 한두 가지 조금 더 알아서는 양 떼를 먹일 수 없다. 그래서 교회에 필요한 것은 박사가 아니라 목사다.
 
공학섭 목사(순천대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