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 다니엘 주석 27 강) 다니엘 5:30-6:7

1. 칼빈은 30절에 간략하게 밤에 벨사살의 죽음을 기록한 다니엘의 견해와 실제 바벨론의 멸망 역사를 비교했다. 그런데 유대 랍비들은 이 부분을 문자적으로 해석해서 왕의 호위병이 칼로 죽였다는 해석을 무례하고 무식하다고(impudence and ignorance) 평가했다. 칼빈이 유대 랍비의 성경 해석을 꾸준히 읽었던 것으로 보인다. 칼빈은 “바벨론인들의 연례 행사인 축제일에 도성은 크세노폰이 고브리야스와 가다타스라(Xenophon calls Gobryas and Gadatas)라고 부르는 두 태수(바사의 지방장관)의 배반으로 함락되었다.”라고 제시했다. 칼빈은 진실한 역사(the truth of history)에 근거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2. 바벨론은 메대와 바사의 침입으로 멸망되었다. 다니엘은 그 혼란에서 해(害)를 당하지 않고 무사했는데, 하나님께서 보호하셨다. 다니엘은 다리오라고 하는데, 크세노폰은 카악사레스라고 했다. 크세노폰은 다리오(카악사레스)가 고레스의 장인으로 제시했다. 크세노폰은 바벨론 정복의 영예는 늙은 장인에게 돌렸다고 해석했다. 다리오가 고레스의 장인인지 숙부인지에 대해서 논란이 있는데, 칼빈은 그의 숙부이자 장인으로 생각했다. 비록 고레스의 지위가 높았을지라도, 실제적인 바벨론의 정복과 통치는 다리오가 했다.

3. 바벨론을 정복한 다리오는 방백 120명을 세워 바벨론 지역을 통치했다(1절). 그리고 위로는 세 총리를 두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다니엘이었다(2절). 이것은 “왕에게 손해(네자크, נָזִֽק)가 없게 하려”는 것이었다. 이것은 다리오가 120명의 방백을 직접 관할하는 방식이 아닌 세 총리를 두어 효율적인 통치 기술을 운용했다는 것이다.

4. 다니엘은 바벨론의 술사였고, 메대의 총리였다. 메대의 총리는 나이가 많은 상태(80세는 더 될 것으로 추측)에 되었다. 칼빈은 다니엘이 정복 세력의 총리가 된 것이 유대인을 돕기 위한 손으로 해석했다. 다니엘은 멸망 직전에 벨사살에 의해서 셋째 통치자가 되었다. 칼빈은 벨사살의 행동이 새로운 정복자에게 다니엘에 대한 시기심을 유발시키려는 행동으로 의심했다. 그러나 다리오가 당시 상황에 대해서 인지하고 있어, 다니엘을 정복자의 최고 관리로 생각하지 않고 하늘의 사자로 평가해서 총리로 인준했을 것으로 제시했다.

5. 다니엘이 메대의 총리직을 수행할 때 다른 총리와 방백들과 비교할 수 없는 능력을 발휘했다(3절). 왕에게 큰 신망을 얻었지만, 총리들과 방백들에게 시기를 받았고 고소 꺼리를 호시탐탐 노렸다. 그러나 다니엘에게는 아무 허물이 없었다(4절). 그들은 결국 다니엘이 하나님의 율법에 반한 행동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것까지 생각했다(5절).

6. 흠이 없는 다니엘의 모습은 왕에게 기쁨이지만 동료에게는 큰 피해였다. 그리고 다니엘의 안전은 유대인의 안전이었다. 칼빈은 다니엘의 탁월하고 우수한 재능이 항상 높은 지위를 얻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 바벨론에서는 높은 지위에 있지 않았고, 메대에서 높은 지위에 얻었기 때문이다. 다니엘의 비범함은 하나님의 영을 받아 백성을 보호하기 위한 특별한 수준이었다. 왕은 균등 세 총리 제도에서 다니엘 우선 총리제를 시행하려고 생각했다. 유능한 신하를 높이는 왕은 쉽지 않다. 왕은 간신을 좋아하고 충신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니엘은 동료들이 시기할 정도로 순수했지만, 왕의 마음을 평안케 하는 지혜로운 충신이었다.

7. 다니엘의 독주를 메대의 총리와 방백들은 막지 못했다. 하나님께서 인정하는 다니엘을 그들이 막을 수 없었다. 허물이 없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칼빈은 다니엘 선지자가 자기 예를 들어 정직하게 살 것과 악한 자들이 해칠 기회를 제공하지 않도록 훈계했다고 했다. 시기와 비방을 물리칠 가장 좋은 방법은 바르고 순수하게 행동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시기자들은 다니엘의 틈을 노렸고, 결정적인 사안을 찾았다. 그것은 하나님을 배반하지 못한다는 것이었다. 방백들은 신성모독적인 규례를 제정해서 다니엘을 압박해서 붕괴시키려고 모의를 했다. 하나님의 자녀는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을 포기할 수 없다.

8. 총리들과 방백들은 왕을 알현해서 왕을 찬양하는 규례를 제언했다(6-7절). 그것은 30일 동안 왕국에서 왕 외에 다른 신들에게 구하지 못하도록 하고, 규정을 어기면 사자굴에 던져 넣는 것이다. 인간은 헛된 욕심이 있는데 그것은 허영(虛榮)이다. 왕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받을 수 있지만, 신들과 균등하거나 더 높은 자리에 있겠다는 생각은 허영이다. 신보다 더 뛰어나다는 의식은 쉽지 않는 의식이다. 그 허영을 방백들이 다리오에게 주입시켰다. 자기에게 주어진 영광이나 이익을 바르게 분별하지 않으면 큰 함정에 빠지게 될 것이다.

9. (기도) 전능하신 하나님, 주께서 다니엘을 높이셔서 주의 자녀들을 보호하셨나이다. 그리고 다니엘은 더욱 충성하여 순전하게 일을 해서 주의 자녀를 보호하였나이다. 그럼에도 사단의 무리는 쉬지 않고 공격하나이다. 이 사나운 사단의 공격에게 주의 자녀들을 보호하여 주시니 감사하나이다. 다니엘처럼 완전하지 못한 종도 보호하셔 주의 길에 있게 하시니 감사하나이다. 더 바르게 순전하게 하옵소서. 시기와 비방에도 굴하지 않고 순전하게 설 수 있도록 하여 주의 자녀들이 안전하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칼빈 다니엘 주석 28 강) 다니엘 6:8-12

1. 아첨에 넘어가지 않을 왕은 없다. 다니엘은 왕에게 아첨하지 않았는데도 왕이 다니엘을 좋아한 것은 아첨보다 더 강력한 지혜가 있었기 때문이다. 왕은 간신(奸臣)을 좋아하고 정직한 충신을 싫어한다. 다니엘의 순수한 충성이 방백들의 간교한 모사를 이기지 못했다. 왕은 강력한 왕국 유지에서 더 높은 영예를 얻고 싶었다. 그 욕망에 부채질을 한 방백들의 아첨을 이길 수 없다.

2. 다리오는 간신들의 아첨대로 금령(禁令)을 작성하고 조서에 어인을 찍어 메대와 바사에 규례를 반포했다(8-9절). 왕의 탐욕은 조급함이 발동해서 신뢰하는 다니엘에게 의뢰하지 않고 직접 어인을 찍어 반포했다. 갈대아인의 탐욕이 아니라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탐욕과 조급증의 모습이다.

3. 다니엘의 시기자들은 왕이 다니엘을 신뢰하기 때문에 변개할 여지를 두지 않도록 제국의 결정을 촉구했다. 왕이 정한 금령을 파기하면 제국이 무너진다. 왕이 다니엘을 살리기 위해서 제국을 파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한 법령 제정은 신중해야 하는데, 다리오는 자기를 최고로 높이는 금령을 빠르게 결정했다.

4. 다니엘은 왕이 금령을 내린 것을 모를리 없었다(10절). 금령이 반포된 뒤로 집으로 들어가 예루살렘을 향하여 창문을 열고 하루에 세 번씩 무릎을 꿇고 기도하며 하나님께 감사했다(10절). 다니엘은 금령이 내려진 이유를 알았다. 자기를 모함하려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 모함을 피하지 않았던 것은 하나님의 종교의 보존에 대한 의식이었을 것이다. 다니엘이 생존하면 유대인의 안전이 보장될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이름은 조롱 대상이 될 것이고, 유대의 종교는 메대의 종교와 차이점이 없어지게 될 것이다. 다니엘은 하나님의 종교를 지켜야 할 마지막 보루가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백척간두(百尺竿頭)까지 위기를 주시지만 거기에서 역사를 일으키셔 자기 존재를 드러내신다. 그 정점까지 간 사람은 거의 없다.

5. 다니엘은 하나님을 배교할 것인지 사자굴에 갈 것인지를 묻는 정적(政敵)들의 모함에 사자굴에 갈지라도 하나님을 배반할 수 없음을 더욱 강력하게 피력했다. 그래서 그들이 알 수 있도록 창문을 열고 무릎을 꿇고 기도했다. 예루살렘을 향해 창문을 연 것도 그 정적들이 보기 쉬운 장소라고 볼 수 있겠다. 다니엘은 무너진 성전이 있는 예루살렘을 향해서 기도했고, 우리는 승천하신 주께서 좌정하신 보좌가 있는 예루살렘을 향해서 기도한다. 지금도 다니엘을 따라 지리적인 예루살렘을 향해서 기도하는 것은 어리석으며 미신적인 행동이다.

6. 칼빈은 다니엘이 세 번씩 기도하는 것을 기도하는 것을 망각하지 않는 태도로 보았다. 그리고 세 번을 잠자리, 음식먹을 때 등으로 구분하는 것을 야만적이고 어리석은 것으로 평가했다. 세 번씩 기도하는 것은 무릎을 꿇고를 덧붙여서 열정적으로 기도하는 모습을 제시한 것이다. 기도는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고서는 할 수 없다. 진지하게 간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도할 때에 하나님께 불평하는 기도는 상상하기 어렵다. 하박국 선지자의 기도는 불평이었지만 응답을 받은 뒤에 감사와 찬양으로 바뀌었다. 그 계시를 우리를 알기 때문에 더욱 의심이나 불평으로 기도할 수 없다.

7. 금령(禁令)의 상황에서 다니엘이 하나님께 감사할 제목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다니엘이 얼마나 하나님을 높이고 사랑한지를 알 수 있게 한 것이다. 그리고 죽음까지 주와 동행할 수 있는 복이다. 그리고 유대인의 안전이 자신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이었음을 고백하는 겸손이다. 다니엘은 70년 동안 인내하며 하나님의 때를 기다렸다. 그 인내는 결코 쉬운 것이 아니다. 아브라함은 독자 이삭을 모리아에서 번제로 드리기를 결정했다. 큰아들 이스마엘을 쫓아낸 뒤에 독자를 모리아에 있는 산에서 번제로 드리라고 명령하셨다. 아브라함은 의심과 두려움 없이 이삭을 번제로 드렸다. 믿음의 능력은 인내의 기간이다. 다니엘은 70년, 모세는 80년, 아브라함은 40년을 인내하며 주와 동행했다. 믿음의 선진들에게 공통된 것은 인내이다. 인내에서 감사가 나온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Patience is bitter, but its fruit is sweet)”는 격언이 아닌, “인내의 훈련에서 믿음의 담력이 나온다(A power of faith comes out of patience training)”라고 해야 한다.

8. 다니엘의 정적들은 다니엘이 기도하는 모습을 발견하지 않을 수 없었다(11절). 다니엘은 그들이 알 수 없도록 몰래 숨어서 기도하지 않았다. 공격자들이 알 수 있도록 하는 행동은 지혜롭지 못한 행동이다. 다니엘의 신중한 행동은 정적들에게 오히려 비방거리가 되었을 것이다. 다니엘은 하나님의 이름이 비방받는 것을 견디지 못한 것이다. 마치 다윗이 여호와를 모욕하는 골리앗 앞에 서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주의 이름을 말해야 할(증거해야 할) 때에 증거해야 한다. 다니엘에게는 지금이 만군의 여호와를 모두에게 증명할 기회였다. 그리고 그 증거는 자기 생명이었다.

9. 다니엘의 정적들은 왕에게 달려가 메대와 바사의 규례를 들먹거리며 다니엘을 고소하고 왕을 압박했다(12절). 왕이 신하들의 함정에 걸린 것이다. 자기 함정에 걸리지 않은 방법은 신중함(prudence)이다.

10. (기도) 전능하신 하나님, 주께서 독생자의 피로 우리를 구속하시고 화해를 이루셨습니다. 구주 하나님께 온전히 순종하게 하옵소서. 우리가 육신의 평안을 위해서 타협이나 피하는 것이 아니라 백번의 죽음을 감당할 수 있는 믿음을 주옵소서. 이 믿음을 소유하기 위해서 수 많은 훈련을 기꺼이 수용하겠나이다. 주의 체계적인 인도하심에서 우리가 굳건하게 서서 주 예수의 이름을 담대하게 증거하게 하옵소서. 독생자의 피로 마련한 하늘 나라에 모이는 날까지 지켜 보호하여 주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