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절을 한 달여 앞두고 있다. 이번 부활절을 어떻게 맞이할까? 늘 해오던 대로 물감을 칠한 계란 하나씩 나누어주는 것이면 될까? 이렇게 싱겁게 끝내기엔 너무 아쉬운 절기다.

부활절은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무덤 문을 여시고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신 승리의 날이다. 부활절은 사단의 머리를 짓밟는 날이다. 동시에 인류의 원수인 죽음을 정복한 역사적인 날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말미암아 우리의 죄가 씻겼고, 죽음만이 반복되던 절망적인 인류에게 생명의 부활을 약속한 날이기도 하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하나님과 원수관계가 청산되고 화목을 이루며,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길이 열렸고, 성령이 인류 가운데 오실 근거가 되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우리가 누릴 모든 은혜와 축복을 가져다주며, 장차 하늘의 영원한 기업을 잇게 하는 통로가 되었다. 이런 점에서 부활절은 인류 최대의 절기다.

부활절은 그냥 조용히 보내기엔 너무도 큰 절기다. 인류에게 구원과 영생의 복을 누리게 해준 날인데 가만히 맞을 수 없다. 부활절의 기쁨은 함께 나눠야 한다. 기쁨은 나누려면 잔치를 해야 한다. 잔치를 하되 교회만의 잔치가 아니라, 온 인류가 함께 누려야 하는 큰 잔치 날이다. 각 지역의 교회는 예수님의 부활의 소식을 동네방네 알려야 한다. 그래서 모든 사람들에게 부활절은 기쁜 날임을 인식시키도록 해야 한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부활절의 잔치는 점차 형식화되어가고 축소되어가는 분위기다. 부활절을 맞는 교회들의 태도는 너무 소극적이다. 반면 불교는 석탄일을 우리와 비교되게 잔치를 한다. 4월이 되면 전국 사찰에서 석탄일을 준비한다. 우리나라 산천을 연등으로 장식을 한다. 도심 주요거리에는 현수막을 내걸어 축제무드를 만들어간다. 4-5월이 되면 온 국토가 불교 나라로 여겨질 정도다. 그런 분위기는 6월이 되어도 식지 않는다. 연등을 철거하지 않고 계속 걸어두기 때문이다. 저들을 나무랄 일이 아니다. 도리어 우리의 나태함과 무성의함을 반성할 일이다.

자, 이제 교회가 다시 일어나자. 침묵을 깨고 부활절의 기쁨을 온 세상에 알리자. 교회가 있는 내 동네 모든 사람들에게 부활절이 왔음을 알리자. 마을 어귀에 현수막도 걸고, 차량에 부활절 스티커도 붙이자. 부활절 카드를 넉넉하게 만들어 내가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보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계란도 정성껏 준비하여 모든 마을사람, 주변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며 부활의 의미를 전해줄 수 있을 것이다. 소셜 미디어도 부활의 소식을 알리는 도구로 삼을 수 있다. 한 사람이 네 사람에게 알리면 우리나라 모든 민족이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달할 수 있을 것이다. 부활의 축복이 민들레 씨처럼 온 세상에 흩어졌으면 한다.

금번 부활절이 큰 잔칫날이 되고, 많은 사람들에게 부활의 기쁜 소식을 전해졌으면 한다. 예수님의 부활은 인류 모두를 위한 부활이기 때문에.

 공학섭 목사(순천대대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