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12월 25일 평양노회에서 주기철 목사를 면직했다. 당시 노회에서는 감옥에 있는 주기철 목사를 방문해서 사직을 권고했다. 그러나 주기철 목사는 거부했다. 그리고 평양노회는 주기철을 면직했다. 면직은 반드시 위원회를 별도로 설치해야 하는데 절차 등을 갖추지 않은 불법으로 원인무효의 결정이다. 

로마교 신자인 안중근은 1897년 19세 나이로 영세를 받았고, 1909년 10월 26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다. 뤼순 재판정은 살인죄로 사형을 당했다. 안중근은 군인으로 정당한 행위를 주장했지만 일본재판정은 살인죄로 사형을 집행했다. 한국천주교회 사제 빌렘은 1910년 3월에 안중근에게 종무성사를 집행했고 사형되었다. 천주교회는 교권주의, 교회주의의 화신으로 죽은 자를 치리의 대상으로 삼는다(최덕성, [한국교회 친일파 전통], 86쪽, 이하 쪽만 기재함). 감리교는 1999년에 3월 9일에 1933년 휴직 중에 세상을 떠난 이용도의 목사직을 복권했다(최덕성, 93쪽). 복권(復權)은 권리를 돌려준다는 것인데 어떻게 죽은자에게 권리를 돌려줄 수 있는가? 최덕성 박사는 목사복권이 치리회적으로 교회론적으로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최덕성, 94쪽). 

<한상동 목사(왼편)와 주기철 목사. 최덕성 [리포르만다]에서 스크랩>

장로교에서도 주기철 목사 복권을 시도했다. 먼저 통합측이 1997년 4월 서울동 노회에서 목사 복권을 선언했다. 2006년 4월에는 장로회신학대학교 졸업생 명부에 등재했고, 2006년에는 통합 평양노회에서 67년 만에 복권시켰다. 통합 측의 결정에 의문은 복권시키면 목사 명부에 기록할 수 있는가? 과거 명부에 어떻게 삽입을 시킬 것인가? 별지를 두어서 처리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통합 측에서 복권한 주기철은 동서울 소속인가? 평양노회 소속인가? 장로회신학교 졸업생 명부에 등재했다는데,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장로회신학교를 계승한 것인가? 최덕성 박사은 장로회신학교(총신대학교도 함께)는 남산신학교에서 1948년 1회 졸업생을 배출시킨 역사를 갖고 있다고 제시했다(http://reformanda.co.kr/xe/?document_srl=95834&mid=theoJournal&listStyle=viewer&page=2). 

참고로 아래는 당시 복적 선언문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는 1939년 12월 19일 평양노회 임시 노회에서 주기철 목사가 신사참배를 강요하는 총회의 독촉에 불응한다는 이유로 목사직을 파면키로 결의한 것은 성경과 신앙의 근본 원리에 어긋날 뿐만 아니라, 대한예수교장로회의 신조와 교리 및 헌법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 원인 무효의 잘못된 결정이므로, 동 결의를 취소하고 무효화하여 주기철 목사의 성명을 당시의 노회원 목사 명부에 원상태로 회복하여 복적하기로 2006년 4월 17일 제164회 정기 노회에서 노회원 전원의 기립박수로 가결하였으므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평양노회장인 나는 주기철 목사가 복적 복권되었음을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선언합니다.

평양노회 노회장 권영복 목사 

최덕성 박사는 먼저 ‘죽은자는 치리 대상이 아니다’라는 밝혔고, 주기철은 목사직을 면직당하고 믿음을 지킨 순교자라고 했다. 목사직을 복권시키는 것이 명예스러운가? 순교자의 죽음을 강조할 것이 명예스러운가? 반문했다. 그리고 존 위글리프, 존 후스, 왈도, 마르틴 루터, 칼빈, 쯔빙글리는 모두 당시 교회에서 파면(면직)된 사람들로 제시했다(107쪽).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는 1912년에 설립하였고, 2012년 총회설립 백주년기념식을 97회 총회에 하였고, 2015년에 100회를 맞이하였다. 3회가 빠지는 것은 1938년 9월, 27회 총회(평양서문외교회당), 1943년 총회가 해체되지만 역사에 포함되었고, 1944년 생략, 1950년 생략 등으로 3년의 공백이 있다. 2016년 9월에는 101회 총회가 열리고, 고신 측은 67회 총회가 열린다. 고신은 1951년 36회 총회에서 거부되어 당시를 원년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2015년 합동 측 총회에 평양 노회 관련 노회들이 총회에 평양노회 면직 무효를 청원했고, 100회 총회에서 만장일치로 수락했다. 그리고 2016년 6월에 동평양노회에서 총회 결의를 받아 주기철 목사 복권을 선언했다. 평양노회도 아닌 동평양노회(노회장 김광석 목사)에서 복권하면 주기철은 동평양노회 소속의 목사가 되는 것인가? 비록 1938년의 결정에 대한 원인 무효를 선언한 것이지만, 목사 복권은 반드시 명부에 올려야 하는데 선언만하고 회원 명부에 등재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명확히 순교자 코스프레에 불과하다. 

그런데 동평양노회에서 발표한 박용규 교수의 주장은 복권의 합리적 설득을 위해 내놓은 자료라고 하는데 당황스러운 주장이다. 박 교수의 주장은 평양노회가 당시 감옥에 있는 주기철 목사에게 산정현 교회 담임목사직을 권고 사직시켰고, 노회는 목사직을 면직하지 않았다는 견해였다. 박 교수는 당시 임시회의록 공개하면서 권고사직을 한 상태로 주장해서 결국 목사직이 유지된 것으로 이해한 것이다. 그렇다면 복사 복권 시도 자체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동평양노회에서 2015년에는 주기철 목사복직을 청원했는데, 2016년에는 ‘목사 권징 취소 청원의 건’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면직하지도 않는 목사직은 복권할 수 없다. 그리고 박 교수의 주장이 맞는다면 당시 평양 노회 회원명부에 주기철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1940년부터 평양노회록 회원 명부에 주기철이 있으면 논리는 명확하게 합치된다. 

최덕성 박사는 평양노회가 사직을 권고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그러나 주기철 목사가 권고사직을 수용하지 않았다고 제시했다. 결국 1939년 12월 19에 평양노회 임시회에서 파면을 결정했다는 것이다(135쪽). 임시노회 결정이 담임목사 파면인지, 목사회원자격 파면인지 명확하지는 않다. 그러나 그 이후에 주기철은 평양노회 회원명부에서 볼 수 없다. 그리고 복권이라는 절차는 이전 결정이 유효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 밖에 되지 않는다(135쪽). 합동 측은 원인 무효라고 결의하면서 복직을 결의했는데, 80년 가깝게 침묵한 이유에 대해서도 답을 해야 한다. 최덕성 박사는 주기철 목사의 아들 주광조 장로가 하나님 앞에서 면직된 적이 없다고 한 인터뷰를 제시했다(137쪽). 친일에 합류한 교회가 목사직을 박탈했어도 하나님은 목사직을 박탈하지 않았다는 것이다(139쪽). 

1997년 통합 교단은 주기철을 목사로 복권시켰다. 2016년 합동 교단은 역사 해석을 제시하면서 주기철을 목사로 복직시켰다. 그렇다면 주기철은 순교자인가? 목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