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진리는 성경이다.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의 진리는 타협하거나 양보할 수 없다. 거룩한 말씀 앞에서 오직 ‘예’가 있을 뿐이다.

미국 장로교 선교사로 1928년에 내한했던 헌트(Hunt. Bruce F. 한국명, 한부선)는 농촌지역 전도 활동에 전념했고, 만주 하르빈(하얼빈)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에 믿음의 동지들과 함께 반대 운동에 나섰다가 일본 경찰에 체포되어 3, 4차례 옥고를 치렀고, 1942년에는 강제 출국을 당했다. 1946년, 재입국하여 부산에 20여 년 머물며 고려신학교에서 강의를 했다

그는 자서진 『증거가 되리라』(1973)를 남겼다. 자서전을 중심으로 헌트 선교사와 만주 교회의 진리운동을 살펴본다.

조선예수교장로회 제27회(1938년 9월10일) 총회가 한국의 예루살렘이라 불렸던 평양 서문밖교회에서 모여 신사참배를 결의했다. 총회가 모이기 전에 전국 27개 노회 가운데 17개 노회가 이미 신사참배를 결의했고, 이를 총회에 요청했다.

총독부의 교활한 공작에 총대(목사와 장로)들이 포섭을 당하거나 협박에 굴복했다. 일본 당국은 총대들에게 3개 조건을 제시했다. 첫째, 총회에 출석하면 신사참배는 죄가 아니라는 것을 동의할 것. 둘째, 신사참배문제가 상정되면 침묵을 지킬 것. 셋째, 첫째와 둘째를 실행할 의사가 없으면 총대를 사퇴하고 출석하지 말 것 등이었다. 비신앙적이요 한국교회 신앙의 자유를 유린한 것이었다. 그리고 신사참배 반대운동에 앞장 선 주기철 채정민 이기선 목사를 총회 전에 감금해버렸다.

총회 석상에서, 당국이 미리 작정한 목사가 제안을 했고, 역시 지명된 인물이 동의와 재청을 했다. 이어서 회장이 동의를 묻자 지명된 10 여명만 “예-”라 하였고. 반대는 확인하지도 않았다. 만장일치라며 방망이를 두드렸다. 공포의 분위기에 모두가 벙어리가 되어있었다.

그 때 한 선교사가 고함을 질렀다. “의장, 불법이오. 항의합니다...” 만주 봉천노회에 속한 한부선(Hunt) 선교사의 항의였다. 회의장이 술렁이면서 30여명 선교사들이 일어났다. 총회장(홍택기 목사)의 불법적 결의에 항의했다. 그 순간 총대들 사이에 앉아있던 경찰들과 회의장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무술경관 100여명이 달려들어 회의장을 제압하고, 한부선 선교사에게 몰려가 그를 예배당 밖으로 끌어냈다. 그는 끌려가면서도 “나는 하나님께 상소합니다.” 소리치며 의분을 터뜨렸다.

회의는 계속되고, 총회는 준비되었던 성명서를 낭독했다. 

 “아등(我等)은 신사는 종교가 아니오, 기독교의 교리에 위반하지 않는 본의를 이해하고, 신사참배가 애국적 국가의식임을 자각하여 이에 신사참배를 솔선 여행하고, 추히 국민정신 총동원에 참가하여 비상시국 하에서 총후 황국시민으로서 적성(赤誠)을 다하기로 기함.” 이라 하였다. 그리고 노회장들은 단체로 평양신사를 찾아가 참배했다. 아-, 이런 슬픈 일이...

예수 그리스도의 신부된 교회가 무참하게 짓밟히는 순간이었다. 김린서 장로는 “아! 비극의 제27회 총회. 이것이 '이가봇(영광이 떠났다)'이로구나...통분 통분하도다.” 하였다.

일부 총대들이 “신사참배 결의는 하나님의 계율과 조선예수교장로회 헌법에 위반될 뿐 아니라, 우리들에게 발언을 허하지 않고 강제로 회의를 진행한 것은 일본헌법에 부여한 종교자유의 정신에도 어긋난다.”며 항의했으나 소용이 없었다.

그래도 일부 목사들 지도로 반대운동이 이어졌다. 평북에 이기선 목사, 평남에 주기철 목사, 경남에 한상동 목사, 전라도에 손양원 목사, 만주에 한부선 선교사 등이 주동적 인물이었다. ‘내 마음에 주를 향한 사랑이 나의 맘에 주가 주신 진리로 나의 눈에 주의눈물 채워주소서... 내 생명 주님께 드리리’ 복음성가 ‘십자가의 길 순교자의 삶’ 가사이다.

순교의 피로 지킨 한국 교회. 그 믿음과 헌신이 이 시대에 회복되었으면 좋겠다. 뜨거운 기도의 불길이 불타오르면 좋겠다. 한국 교회가 빛을 잃고 비틀거리고 있지 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