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장 이런 지도자가 필요하다

1. 이스라엘 백성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와서 살기 시작하면서 옛 조상들의 범죄가 동일한 모습으로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몇 지도자가 에스라에게 알려준 범죄의 실상은 매우 심각한 것이었다. 그 땅에 살고 있는 이방 백성들과 교역 관계를 맺고 살면서 그들과 혼인관계를 맺기 시작한 것이다. 혼인관계는 성경이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하나님 안에서의 언약관계이기에 단순한 부부관계를 넘어 신앙적 관계와 의미를 가지는 것이었다. 이방인들과 혼인관계를 맺은 사람들은 그들이 섬기는 하나님께 대하여 심히 가증한 일을 행한 것이었다. 그렇게 한 사람들은 일부 타락한 사람들이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과 제사장들과 레위 사람들’이었다(1). 제사장과 레위 사람들 즉 영적 지도자들까지도 이 범죄에 백성들과 함께 참여한 것이다. 게다가 이런 일에 앞장을 선 자들이 다름 아닌 이스라엘의 정치 지도자들이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2).

2. 에스라는 기가 막혀서 옷을 찢으며 저녁 제사를 드리기까지 그냥 성전에 앉아있었다. 놀라운 것은 에스라가 그렇게 앉아있을 때,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떠는 자’들이 에스라에게 모여왔다는 사실이다(4). 에스라와 이 사람들의 특징은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워할 줄 안다는 것이었다. 하나님의 백성이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워할 줄 안다면 그 백성은 참으로 복된 백성이 아닌가? 그러나 오늘날 말로는 하나님의 백성이라고 하는 자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의 기준이 아닌 자기 눈에 좋은 대로 살아간다는 것은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반증이 될 뿐이다. 에스라는 하나님 앞에 기도하는데(6~15), 백성들의 죄를 마치 자기의 죄와 같이 여기고 하나님 앞에 회개하였다. 이것이 영적 지도자의 참된 모습이다. 백성의 범죄함이 드러날 때 하나님께 자기가 회계할 자인 것 같이 나아가는 것이다. “너희를 인도하는 자들에게 순종하고 복종하라 그들은 너희 영혼을 위하여 경성하기를 자신들이 청산할 자인 것 같이 하느니라 그들로 하여금 즐거움으로 이것을 하게 하고 근심으로 하게 하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너희에게 유익이 없느니라(히 13:17).”

3. 에스라가 더욱 끔찍하게 생각한 것은 이미 하나님께서 그들의 조상들의 범죄함으로 인하여 나라를 멸하시고 그들을 외국에 포로(노예)로 보내셨는데, 그 대가를 경험하고서도 그리고 하나님의 긍휼과 은혜로 다시 회복하여 여기까지 왔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범죄하는 것이 도저히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자로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맞아도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어찌 하겠는가?

4.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은 언제나 있다. 하나님의 백성인 이스라엘 안에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들이 있었듯이 오늘날 교회 안에서도 동일하다. 그런 자들이 있다! 이스라엘에서 범죄한 자들이 단지 그저 그런 사람들이 아니라 제사장과 레위 자손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사실을 주목해보라. 오늘날 교회의 많은 직분자들 가운데도, 목사들 가운데도 이런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 이유를 성경은 한 마디로 하나님의 말씀을 두려워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에스라가 근심하고 울며 하나님 앞에 앉아 있을 때 에스라에게 나아온 자들은 그들의 혈통적 계보나 타이틀로 설명되지 않고 오직 그들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떠는 자’들이라고만 되어 있다.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떠는 자’와 ‘하나님의 말씀을 인하여 떨지 않는 자’ 둘로 나뉜다. 단지 믿음이 연약해서라는 말로만 설명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기준은 거듭난 자와 거듭나지 않은 자의 구분이다. 참으로 거듭난 것을 어떻게 아는가?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떠는’ 것이다. 거듭난 사람도 죄를 지을 수 있으나(그러나 거듭난 사람은 결코 그 죄 가운데 머물러 타락한 삶을 살지는 않는다, 요일 3:9) 그는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떨고’ 회개하고 돌아오는 자이다.

5. 참된 영적 지도자의 모습은 백성들의 범죄함으로 인하여 마치 자기의 죄를 회개하며 나아가듯 하나님께 나아가는 것이다. 에스라는 당장에 흥분하여 그 죄의 여부를 가려서 심판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는 제일 먼저 하나님께 나아가서 회개하고 간구하였다. 교회 안에서 공적인 범죄가 드러나게 될 때에 제일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이 범죄임을 ‘깨달은’ 자들이 하나님께 나아가 먼저 회개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이 바로 공동체의 범죄이기 때문이다. 절대로 죄를 드러내고 따지는 것이 먼저가 아니다! 죄인을 찾아내서 벌을 주는 것이 먼저가 아니다! 제일 먼저 할 일은 깨달은 자들이—이들이 바로 영적인 지도자들인 것이다—하나님께 나아가서 죄를 고백하는 것이다. 이 원리가 오늘날 하나님의 모든 교회에 회복되어야 한다. 에스라와 하나님의 말씀으로 말미암아 떠는 참된 영적 지도자들이 오늘날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

6. “하나님 아버지, 에스라 같은 지도자들을 우리 시대에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우리 교회에 이런 지도자들을 세워주시옵소서. 우리가 하나님의 말씀을 인하여 떠는 자들이 되게 하시고 혹 교회 안에 이런 범죄가 드러날 때에 하나님 앞에 먼저 나아가 깊이 회개하는 심령들이 되게 하여 주시옵소서.”

김형익 목사(죠이선교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