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 영적 자존심이 필요하다

1. 아닥사스다 왕의 명을 받아 예루살렘으로 2차 귀환을 하는 무리들의 지도자인 에스라가 하나님 앞에서 가졌던 태도는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들이 잃어버린 특징을 보여준다. 그것은 바로 하나님의 백성들이 마땅히 가져야 하는 영적 자존심이다.

2. 2차 귀환한 백성의 자손별 숫자가 먼저 기록되어 있다(1~14). 전체 숫자는 남자가 약 1500명 정도로 추산되고 부녀자를 합하면 약 5000명 정도 되었을 것이다. 아하와 강가에 귀환하게 될 이 백성들이 전부 모였는데 에스라는 그들 중에 레위인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스라엘 백성의 삶의 중심이 성전이었는데 레위인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결함으로 여겨졌을 것이다. 이것은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들이 있지만, 거기에 하나님의 말씀을 전할 목사가 없다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왜 레위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려고 하는 사람들이 없었을까? 레위인들은 사실상 하나님께서 그들의 기업이 되시므로, 다른 지파들과 같이 땅을 기업으로 얻지 못했다. 그리고 오랜 이국 생활에서 나름대로 정착하고 살게 된 레위 사람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성전을 일을 한다는 것이 믿음이 아니라면 그들에게 달가운 일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자면, 레위인들뿐 아니라, 예루살렘이 망하고 끌려온 지 130여년이나 지난 이제 이방 땅에 정착한 유대인들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것은 그들의 믿음이 아니고서는 설명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이해해야 한다. 에스라는 급히 족장들을 모아 레위인을 찾도록 지시를 하고 이들은 ‘하나님의 선한 손의 도우심을 입어’ 합당한 레위인들을 찾게 된다. 여기 ‘하나님의 손의 도우심을 입어’라는 구절은 7장에서도 보았듯이, 에스라에서 특별히 강조되는 표현이다. 말하자면, 이 역사적 귀환과 성전 건축이란 사건은 결코 인간적인 생각으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지만, 하나님의 역사하심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인생은 어떠한가? 이치에 맞고 사리에 맞는 수준의 일들만 일어나는 것인가? 당신의 절망적 상황 속에서 당신에게 소망이 되는 것은 무엇이겠는가? 하나님의 손의 도우심을 기대하라.

3. 에스라는 출발하기에 앞서 아하와 강가에서 모든 백성에게 금식을 선포한다. 에스라는 왕에게 무엇이든지 구하면 얻을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7:6), 부녀자들을 데리고 가는 이 긴 여행 길의 안전을 위하여 왕에게 군사를 요청하지 않기로 결정하였다. 왜 그랬을까? 이미 왕에게 자신이 섬기는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수 차례 말한 바 있기 때문이다. 에스라는 하나님께 대한 자기의 말과 신앙에 대한 책임을 감당하기로 결심하였다. 그 결심은 5000명의 목숨이 달려있는 문제였다. 하나님은 응답하셨고(23) ‘하나님의 손이 도우사’ 이들을 모든 대적의 손에서 건져주셨다(31).

4.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교회에게, 목사들에게 영적 자존심이 있는지를 묻고 싶다. 영적 자존심은 우리가 믿는 하나님에 대한 우리의 신앙, 특별히 말과 태도와 행동으로 표현된 우리의 신앙에 대하여 책임을 지는 것이다. 우리 인생에 어려움이 닥칠 때, 위기의 때가 찾아올 때, 우리가 평상시에 고백하는 하나님께 대한 우리의 말과 신앙에 합당하게 행동하는가 하는 것이다. 하나님이 살아계시기 때문에, 그 하나님께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에, 교회는 그분을 바라보면서 그 손의 도우심을 기대하면서 나아가는가? 목사는 세상적 방식과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교회를 키워가는가, 아니면 하나님의 손의 도우심을 의지하고 그것을 기대하며 그가 전하고 가르치는 말씀을 따라서 목양을 하는가? 이 본문을 통하여 오늘날 하나님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은 바로 영적 자존심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5. “하나님 아버지, 저희 삶이 어떤 상황 속에 있든지 저희가 고백하는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가지고 구하고 금식하며 영적 자존심을 지키게 하시고, 하나님은 우리의 처지와 상황을 돌아보시고 선히 응답하여 주시옵소서.”

김형익 목사(죠이선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