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장례의 70%가 화장을 한다고 한다. 매장은 국토관리 측면에서, 후손들의 묘지 관리 측면에서 점차 힘을 잃게 될 것 같다. 또 인간의 편의주의까지 편승하여 화장률 100% 달성은 그리 먼 일이 아닐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화장에 대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화장은 본래 불교 장례법이지 그리스도인의 장례법은 아니다. 또 우리 민족이 지켜오던 전통적인 장례도 아니다. 기독교 장례는 매장이다. 구약 때부터 신약에 이르기까지 매장이 절대적이다. 아브라함은 매장지를 얻기 위해 적지 않게 주의를 기울였던 사실을 배운다. 후손들 역시 열조에게 돌아감을 언급할 때마다 매장을 염두에 두었다. 실제로 아브라함의 후손들은 매장을 하였다. 심지어 예수님까지도 매장하였다.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감이 가장 자연스럽다. 매장은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인간의 본능 속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더구나 기독교는 죽은 자의 부활을 믿는다. 그런 측면에서 기독교 장례법은 매장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아니다. 교회 장례에도 화장이 대세다. 화장에 찬성하는 기독교인들의 주장은 부활 때 화장을 하던 매장을 하던 시간이 지나면 몸의 형체가 없어지는 것은 매한가지니 굳이 매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다른 부류는 화장은 어쩐지 꺼림직 하지만 무덤관리에 대해 불편함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다.

이 두 가지 다 설득력이 있다. 부활 때 매장이나 화장이 어느 편이 유리하거나 불리해지는 것은 아니다. 설령 바다에 빠져 고기들의 밥이 되고, 화장이 되어 강물에 뿌린다 해도 부활에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는다. 하나님은 창조의 능력을 가진 분이니 구애 받을 것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은 반기독교인 장례법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 성경에서 화장의 근거가 없을 뿐 아니라 화장은 이방인들의 제사와 저주의 죽음을 의미함이었다.

관리적 측면에서도 일리가 있다. 과연 자손들이 무덤을 돌봐줄 것인지 장담할 수 없음은 사실이다. 이 문제는 무덤이 크기를 최소화하는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다. 과거에는 무덤을 크게 만들어야 죽은 자에 대한 도리인 줄 알았지만 실제는 체면치레의 측면이 더 강했다. 이젠 무덤 크기를 줄이는 것에 대해 거부감이 없다. 무덤을 관이 들어갈 만큼 작게 하고 작은 표시석을 세우는 정도면 된다.

우리교회는 묘지를 준비 중이다. 과거 한 개의 무덤이 있는 정도의 땅이면 10개 무덤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평토장 하여 잔디 깎는 기계로 한 명이 200개 묘지를 한 나절이면 관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되었다. 후손이 없는 분의 묘지도 교회가 영구적으로 관리해 줄 수 있다. 매장은 기독교적인 장례법일 뿐만 아니라 국토 잠식을 방지하고, 아름다운 산천을 지워지지 않을 흉물(납골당)을 만들지 않으니 친환경적이다. 또 명절이면 믿음의 후손들이 함께 모여 산천을 찬송으로 울려 퍼지게 할 것이니 얼마나 가슴 뛰는 일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