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늦가을이 되면 빗자루를 매주시는 집사님이 계신다. 올해도 네 자루를 만들어 주셨다. 집사님께서 만든 빗자루는 그냥 빗자루가 아니라 작품이라고 해야 더 어울릴 것 같다. 매듭 마다 정성을 기울인 흔적이 역력하다.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솜씨다.

그러나 이것이 전부가 아니다. 집사님은 빗자루 선물을 해주시려고 봄부터 서두르신다. 마당 한 편에 일부러 빗자루 나무를 심으시고 가을이 될 때까지 가꾸신다. 빗자루에는 집사님의 믿음이 녹아있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빗자루의 이야기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빗자루의 쓰임새 때문이다. 빗자루가 한 해 동안 담당해낸 일의 내용은 놀랍다. 우리교회는 나무가 많은 탓에 빗자루 사용할 기회가 빈번하다. 일 년 내내 하루도 거르는 날이 없을 정도다. 초여름부터 떨어지는 감꽃에서부터 시작하여 초겨울까지 낙엽은 쉴 새 없이 마당에 내려앉는다. 한 해 동안 빗자루가 해결한 낙엽을 부피로 따지면 한 트럭 분은 족히 넘으리라.

마당을 쓸 때마다 집사님이 매 주신 빗자루가 최대의 공로자가 된다. 물론 빗자루를 집어 들고 쓸어대는 여러 성도들의 수고가 크지만 빗자루처럼 몸을 닳는 정도는 아니다. 빗자루가 가벼워 적은 힘을 들이고도 많은 낙엽을 짧은 시간 안에 처리할 수 있다. 그러니 빗자루는 사용할 때마다 집사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못한다.

따지고 보면 우리교회에서 빗자루만큼 사랑 받는 물건은 없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사용되는 물건은 빗자루 말고는 없다. 우리교회 교우들이라면 빗자루를 만져보지 않은 분들이 없다. 빗자루에는 우리교회 모든 성도들의 손때가 골고루 묻어있다. 빗자루는 우리교회에 없어서는 안 되는 보배다.

우리가 주님의 교회를 섬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에 하나가 내가 가진 재능을 사용함으로 섬기는 것이다. 피아노를 치는 손도 중요하지만 빗자루를 매는 손도 소중하다. 교회는 각자의 재능을 꺼내어 사용할 수 있는 재능활용 장소이다. 나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교회가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내게 있는 재능을 꺼내어 사용할 때 무지개처럼 아름다운 교회가 된다. 재능이란 사용할 때 자신에게도 축복이 된다. 각자에게 있는 재능은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다.

재능은 크고 작음이 없다. 빗자루 매는 재능으로도 교회와 성도를 복되게 해준다. 내가 맨 빗자루가 주의 전을 깨끗하게 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 그것을 사용하는 성도님들에게 편의를 제공함으로 봉사하는 것이다.

일반사회에서도 재능기부 운동을 벌이고 있다. 재능을 이웃과 나눔으로 사회를 밝게 해준다. 누구에게나 가진 재능이 있다. 재능은 혼자 사용하는 게 아니라, 함께 나눌 때 풍성해진다. 재능은 꺼내어 사용하면 가치가 생긴다. 어떤 재능을 가졌든 꺼내어 사용하기를 주저하지 말 것이다. 내게 있는 재능은 무엇이고,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즐겁게 상상하고 활용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