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사입니다. 그것도 21세기에 사는 20세기 목사입니다. 1999년 목사 임직, 2005년 주님의 교회 설립, 2021년에 광주시 북구 망월동, 석곡월산길 주님의교회에서 목사 위임식을 거행하였습니다.

목사 위임식을 준비하면서, 20여년 동안 함께 한 교회에서 담임목사 임직을 하는 것이 엇박자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과연 “내가 목사일까?”하는 자기 반성도 있습니다. 주님과 교회 앞에서 온전하지 못한 모습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우리 교회 질서에 의해서 장로가 있으면 위임을 해야 하는 교회 질서에 순복하여 위임식을 하게 되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면서 함께 하였던 동역자에게 장로 임직을 주어야 했고, 장로가 세워지면 위임이 필연입니다. 작년하려고 했던 목사 위임식은 집사 임직과 권사 취임과 함께 거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 상황 때문에 1번 연기한 적도 있어, 날짜를 정하고 무소식으로 예식을 거행하기로 노회와 교회에서 합의하였습니다. 그럼에도 소식을 알게 되어 축하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모든 분들, 저의 형제에게도 소식을 전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전남노회에서 목사 안수를 받고 전남노회의 지교회에서 사역하고 있습니다. 20년 한 노회에서 사역하는 것에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미숙한 모습이 많기 때문에 좌충우돌되는 관계 속에서도 한 교회를 사역하고 있습니다. 저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노회에 있으신 선배들은 많지 않습니다. 노회에 선배님들이 많지만 노회 전입은 저 보다 더 늦은 분들이 많습니다. 목사로서 한 노회에서 20년을 지내고, 40년을 보낼 수 있다는 것도 한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한 교회, 한 노회에서 30년을 사역하시는 선배님을 보고 있기는 합니다. 저는 40년 사역을 살아서 수행하는 것으로 성공한 목회라고 평가한다고 말합니다. 40년 사역 기간에 수 많은 우여곡절이 있으며, 마치 전쟁터처럼 전우의 시체를 넘고넘어야 하는 길 같습니다. 현장에서 사역을 마친다면 사역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교회을 폐쇄하는 것은 더 증가한다고 하는데, 그 상황에서 사역을 유지하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저는 목사이지만, 그 이전에 그리스도인입니다.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며, 믿는 예수를 주와 구주로 증거합니다. 주 예수를 믿는 목사이기 때문에, 교회 사역에서도 주 예수를 믿도록 목양하며, 성도의 삶에서 믿음의 삶이 실현되며 복음을 증거하는 삶이 되도록 목회합니다. 그것을 노회 목사와 교우들에게 공적으로 다시 밝혔습니다. 목사가 예수를 믿도록 목회하면 되고, 그 목적에 미치지 못하면 책망을 받아야 하며, 부족하면 도움을 받아서 사역을 수행해야 합니다. 목사와 교회가 주 예수, 그 이름을 증거하며 전파하는 것 그 이외에 다른 것이 없습니다. 그 이름을 전파하다가 죽을 그리스도인입니다. 목사로서 전파하고, 사역이 끝나면 그리스도인으로서 그 이름을 증거할 것입니다. 감히 사도 바울처럼 사나 죽으나 나의 몸에서 그리스도가 존귀하게 되며 전파된다면 기뻐하고 또 기뻐할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목사로서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많은 숫자의 성도가 되는 교회를 이루지 못하였기 때문이기도 할 것입니다. 함께하던 교우들이 이탈하는 경우에도 그러할 것입니다. 함께하던 동역자의 이탈은 목회에서 큰 충격입니다. 또한 함께하겠다고 오는 동역자는 또한 큰 기쁨입니다. 이러한 감정이 있는 것은 우리가 지역 교회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장로 교회가 갖는 지역성을 무시하고 있기 때문에 무한 경쟁의 사역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경쟁에서 도태되는? 사역자에게 무능이라는 낙인까지 서슴치 않은 경향이 있습니다. 장로 교회는 지역 교회이며, 노회가 지역을 갖고 있으며, 지역 안에 있는 지교회도 당연하게 지역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농어촌 지역에서도 지역성이 사라진 것 같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교회에 대한 의식이 편의적으로 인지되었을 것입니다. 교회는 자기 편의적으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주의 인도하심에 의존해야 합니다. 목사는 말할 것도 없고, 성도들도 그리해야 합니다. 저는 목사로서 주의 부름을 받아 사역하며, 인도하심을 받아 사역하려고 노력합니다. 주의 교회의 부름이 없다면 자연스럽게 사역을 포기하고 그리스도인으로 살며 주의 부르심을 사모하며 준비해야 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주의 부르심 안에 있기 때문에 현재 위치에서, 현재의 최선으로 사역하고 있습니다. 그 현장에서 위임을 받는 목사로 서 있어 부끄럽지만, 또 한 번 저의 정체성, “나는 목사이다”라고 밝힙니다.

저는 성경을 좋아합니다. 그러나 성경의 맹아는 아닙니다. 성경이 저를 예수께 인도하였고, 예수님을 믿음으로 더욱 성경을 좋아합니다. 성경에서 성경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성경에서 예수를 믿음으로 끝나며, 또 성경을 읽어 예수를 믿습니다. 그래서 예수께서 세우신 몸된 교회를 사랑합니다. 교회에서 주님을 믿었고, 주님을 믿으니 교회를 사랑합니다. 주 하나님의 피로 사신 교회의 사역자로서 무한한 영광을 가집니다. 또한 부르신 자의 소임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아 송구한 마음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성경의 교사가 되기를 사모합니다. 좋은 성경 교사된 선배들을 보면서 사모하면서 뒤를 따라 정진합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믿음의 주이신 예수를 믿으며 믿음이 성장할 수 있기를 사모하며 훈련하고 있습니다. 이 일은 목회가 끝나더라도 마지막까지 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생이 다하는 날까지 성경을 읽으며 믿음의 동역자들과 함께 주의 복음을 전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불연듯 나에게 찾아오신 주님을 믿으며, 그 분이 나의 구주라고 인식하며, 오직 그의 이름을 높이며 전하기를 힘쓸 뿐입니다. 세상 모든 사람이 구주의 이름을 믿으며 함께 기뻐할 수 있기를 사모합니다. 그 일을 위해서 오늘 나에게 주어진 이 지역에서 살고 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교회가 나의 세계이고 전부입니다. 그것이 주님께서 나에게 주신 분깃이기 때문입니다. 최선을 다하지 못한 것에 아쉬움이 많아, 오늘도 사과나무 한 그루를 심기 위해서 정진합니다.

고경태 목사(주님의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