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유익을 위해 산다. 그래서 중국의 한비자같은 사람들이 뱀은 못 만져도 뱀장어는 만지고, 송충이는 싫어해도 누에는 키울 수 있는 이유를 그것들을 통해 얻는 유익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람들은 쉽게 탐욕에 빠지게 되고, 사람들의 삶에서 탐욕이 드러날 때마다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 신문지상에 오르내리는 롯데그룹의 사람들이 그룹의 지배권을 놓고 벌이고 있는 싸움을 바라볼 때 마음을 별로 편안하지 않다. 싸우는 이들이야 싸움에 대한 충분한 이유가 있겠지만,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그들의 싸움을 위한 명분조차도 욕심 혹은 탐욕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하느니라(마태복음6:24)’라는 말씀이 생각났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재물’은 맘몬이다. 맘몬은 재물의 신이고, 결국 예수님은 하나님과 맘몬, 즉 재물의 신을 같이 섬길 수는 없다고 말씀하시고 있다. 거꾸로 말하면 재물의 신이야말로 가장 하나님과 유사한 삶을 사람들에게 제공해준다. 돈은 위기의 사람을 구하기도 하고, 돈으로 사람들의 인생이 변하기도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돈으로 안되는 일이 없다’고 까지 말하지 않는가? 이런 위력 때문에 사람들은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출애굽기20:3)’는 말씀을 어기고 맘몬을 하나님과 동등한 신이라고 생각하려고 한다. 그러나 맘몬의 실체는 사람들의 마음을 부추겨 탐욕으로 이끌어가는 데 있다. 맘몬은 부모형제도 혹은 사람으로서의 존재감까지도 버리면서 사람들을 돈의 노예, 즉, 맘몬의 노예로 살게 만든다. 이번 뿐 아니라 많은 재벌들의 후손들이 싸우는 모습을 볼 대마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은 사람의 탐욕이 저런 모습을 갖는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마치 재력이 풍성하면 행복할 것 같고, 인간다운 삶을 살 것 같지만, 도리어 삶의 허무를 느끼면서, 파괴되어 가는 인간성을 스스로의 모습에서 보게 된다.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에 의하면 십계명의 내용을 둘로나누어 ‘첫 부분은 우리가 하나님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면서 살아야 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있으며, 둘째 부분에서는 우리가 이웃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가르쳐(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93문 답).’ 준다고 이야기한다. 탐심에 대한 계명은 두 번째 부분의 마지막, 즉 10번째의 계명이다. 그러나 바울은 ‘땅에 있는 지체를 죽이라 곧 음란과 부정과 사욕과 악한 정욕과 탐심이니 탐심은 우상 숭배니라 / 이것들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느니라(골로새서3:5-6)’라고 말한다. 바울에 의하면, 탐심은 우상 숭배, 즉 하나님의 첫 번째 계명을 어기는 것이고, ‘하나님의 계명에서 어긋나는 생각이나 욕망을 품는 것’이라고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은 주장한다(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113문의 답을 반대로 인용함). 따라서 맘몬을 숭배하는 사람들은 ‘삶의 비참함’에서 벗어날 수 없다. 즉, 우상숭배는 ‘자신의 말씀을 통하여 자신을 계시하신 유일하고 참되신 하나님 대신에 하나님과 동등하게 그 무엇을 신뢰하거나 만들어 소유하는 일(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95문 답)’이기 때문에 탐심, 즉 우상 숭배를 하는 사람들에게는 참된 위로가 없다. 창조주이신 하나님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에, 그리고 자신의 주인이 그리스도의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살면서나 혹은 죽을 때에라도, 더 나가 죽음 이후에라도 위로를 받을 수 없다는 말이다.

롯데 그룹의 사람들을 보면서, 그들은 그들이 추구하는 그룹의 지배권으로 참된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생긴다. 참된 위로, 그것은 언제나 그리스도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