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는다는 말은 ‘거기 계시며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그 말씀을 따라사는 삶을 의미하며, 성령 하나님의 지배를 받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바울은 성령의 충만함을 받으라는 하나님의 명령을 전하고 있고, 우리는 성령의 충만함을 받음으로 성령 하나님의 인도하심, 혹은 성령 하나님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삶을 살게 된다. 특별히 성령의 지배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바울은 ‘너희가 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하여 지혜 없는 자 같이 하지 말고 오직 지혜 있는 자 같이(에베소서5:15)’살아야 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에서 찾는다. 즉, 하나님의 백성들의 삶은‘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에베소서5:10)’여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로마서12:2)’는 삶이다. 여기서‘어떻게 행할지를 자세히 주의’한다는 말은 하나님의 백성다운 삶이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생각하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즉,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이 땅에서 다른 사람들과 구별된 삶을 살기 위한 ‘긴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2.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긴장된 삶을 살아가는 것은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너희는 거룩하라 이는 나 여호와 너희 하나님이 거룩함이니라(레위기19:2)’고 명령하신 것을 지키기 위함이다. 거룩은 하나님의 것으로 구별되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나님의 백성들은 세상과는 다른 삶의 가치를 가지고, 세상 사람들이 추구하는 삶의 행복과는 다른 행복을 찾는다. 즉,‘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에베소서5:10)’여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로마서12:2)’하는 삶을 감당하게 된다. 십자가에서의 죽음을 예고하시는 예수님을 붙들고 꾸짖는 베드로를 향해 예수님께서는‘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마가복음8:33)’라고 말씀하심으로‘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에베소서5:10)’인가를 명확하게 하신다. 즉, 사람의 일, 혹은 사람의 뜻을 따라가는 삶이 아니라 하나님의 원하시는 일을 감당하는 것이 ‘거룩’을 향한 삶이 되고, 그 ‘거룩’함을 위해 언제나 긴장된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는 레위기를 묵상하면서 ‘거룩을 위한 긴장’이라는 말을 한적이 있다. 즉,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 앞에 나감으로 누리게 되는 ‘거룩’으로 나가기 위해, 즉 거룩을 유지하기 위해 언제나 긴장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 레위기의 바탕이라는 말이다. 레위기에서는 정과 부정이 무엇이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구별된 삶의 규례가 무엇인가를 이야기함으로 레위기는 다른 이방 백성들과 구별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이 무엇인가를 설명한다.
3. 오늘 본문은 어거스틴을 회심 하게한 아주 유명한 말씀이다. 어머니 모니카의 기도의 결과가 어거스틴으로 하여금 ‘거기 계시며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이 말씀을 ‘듣게’했고, 그 말씀이 그의 마음을 때려 ‘마니교’에서 벗어나 하나님께로 돌아올 수 있게 만들었다. 이 말씀에서 바울은 ‘이 시기’를 ‘자다가 깰 때’라고 말한다. 자다가 깰 때이기 때문에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12절)’고 말한다. 여기서 바울은 밤의 일을 방탕과 술 취함 그리고 음란과 호색함, 그리고 다투거나 시기하는 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낮의 일 즉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일은 소극적으로는 밤의 일, 즉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로마서13:14)’하지 않는 것이고, 적극적으로는‘오직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는 삶을 감당하는 것이다.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음으로 ‘믿음으로 연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은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하나님의 인도하심, 하나님의 지배를 받아들이는 삶을 살게 된다.
4. 그렇다면‘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고 정욕을 위하여 육신의 일을 도모하지(로마서13:14)’않는 삶은 무엇일까? 바울이 예를 찾아보자. 사도행전 21장에는 바울이 예루살렘으로 들어가기 전의 사건이 나온다. 바울이 가이사랴에 이르러 빌립의 집에 머무를 때 아가보라는 선지자가 예루살렘에서 내려와 바울의 띠를 가져다가 자기의 소족을 묶고‘성령이 말씀하시되 예루살렘에서 유대인들이 이같이 이 띠 임자를 결박하여 이방인의 손에 넘겨주리라(사도행전21:11)’라고 말한다. 그때 사람들이 바울을 권하여 예루살렘에 올라가지 말 것을 말하였지만, 바울은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 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노라(사도행전21:13)’라고 말했고, 사람들은 바울의 말을 듣고‘주의 뜻대로 이루어지이다(사도행전21:14)’라고 말하며 바울에게 권고하는 일을 그만 둔다. 성령께서 바울이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결박당하게 될 것을 선지자를 통해 말씀하시고 있고, 성령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는 상황에서 바울은 예루살렘에 올라가서 결박당하고 고생하는 것보다는 올라가지 않는 일에 더 많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이 택한 것은 사람의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일이었고, 예루살렘에서 결박뿐 아니라 죽을 각오도 했다고 말하면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간다. 즉 하나님의 일은, 더욱이 하나님의 백성들이 감당해야 하는 하나님의 일은 스스로에게 유익한 것을 배설물처럼 버리면서‘주를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에베소서5:10)’여 ‘이 세대를 본받지 말고 오직 마음을 새롭게 함으로 변화를 받아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시고 온전하신 뜻이 무엇인지 분별(로마서12:2)’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는다’는 말은 하나님을 위해,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삶이고, 그래서 바울은 ‘믿음으로 연 하나님 나라’의 백성인 우리들에게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12절)’고 말할 수밖에 없다.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