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는 ‘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민수기12:3)’라는 평가를 받은 사람이다. 여기서 온유하다는 말은 ‘낮은 상태에 있다’는 말이다. ‘모세가 온유하다’는 말을 하나님은 ‘그는 내 온 집에 충성함이라(민수기12:7)’라고 말씀하시는데, 모세는 하나님의 말씀을 받들어 하나님의 집에서 충성된 종으로서의 자리를 지켰다는 말일 것이다. 그런 모세임에도 불구하고 물이 없어 ‘우리 형제들이 여호와 앞에서 죽을 때에 우리도 죽었더라면 좋을 뻔하였도다 /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회중을 이 광야로 인도하여 우리와 우리 짐승이 다 여기서 죽게 하느냐(민수기20:3-4)’라며 모세에게 불만을 이야기하는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민수기12:20)’않고,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대로 반석에게 명하여 물을 내게 하는 것이 아니라, 반석을 지팡이로 두 번 쳐서 물을 내게 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모세와 아론에 대하여 ‘너희는 이 회중을 내가 그들에게 준 땅으로 인도하여 들이지 못하리라(민수기20:12)’라고 말씀하신다. 모세와 아론은 백성들의 공격 앞에서 하나님의 살아계심과 하나님의 말씀하심을 잊고 자신의 혈기를 드러내며 자신의 방법을 따라 행동했을 것이고, 그 때문에 하나님의 징계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모세와 아론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알면서도 자신의 뜻을 따라 사람의 방식으로 산다. 어쩌면 자기의 유익을 따라 자기의 생각대로 사는 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삶의 방식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데스바네아에서 10명의 정탐꾼들은 하나님의 임재하심을 보면서도 하나님께서 주신다고 한 땅을 그렇게 험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현대에도 모세 시대처럼 우리 안에 성령 하나님께서 내주하심을 믿는다고 말하면서도 자신의 유익과 편리함을 따라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사람의 일을 생각하여 사람의 생각을 따라 살아가는 사람들은 얼마든지 있다. 자기 생각대로 자기의 뜻을 따라 사는 것이 사람의 본성임에도 불구하고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을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주인의 뜻을 알고도 준비하지 아니하고 그 뜻대로 행하지 아니한 종은 많이 맞을 것이요 / 알지 못하고 맞을 일을 행한 종은 적게 맞으리라 무릇 많이 받은 자에게는 많이 요구할 것이요 많이 맡은 자에게는 많이 달라 할 것이니라(누가복음12:47-48)’라는 주님의 말씀처럼 모세와 아론이 다른 하나님의 백성들에 비해 많은 것을 받은 자들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많은 것을 받은 그들은 하나님을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하나님의) 거룩함을 나타내지(민수기12:20)’ 못함으로 하나님께서 요구하시는 것을 하나님께 드릴 수 없었고, 결국 하나님은 모세와 아론에게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주신 땅으로 들어갈 수 없다고 말씀하시게 된 것이다.

하나님께 많은 것을 받아 외형적으로 무엇인가 갖춘 듯이 보일지라도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고, 자기의 이익을 위해 사람의 일을 도모하는 사람이라면 하나님께서 그에게서 찾으시는 것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고, 세상에서는 부끄러움을 당하게 될 것이다. 하나님께 많은 것을 받았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일부 신앙인들, 특히 요즘 청문회에 나오는 사람들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이유는 ‘그분들의 외적인 경건함에도 불구하고, 그들로 인해 세상이 하나님의 백성들을 욕하고, 하나님의 영광이 가리워진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 때문이다. 우리들이 항상 스스로를 돌아보고 하나님의 백성임을 자각하면서 항상 ‘거룩함을 위해 긴장하는 삶’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