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삶의 원리를 가르치시기 위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40년동안 광야에서 살게하셨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에서 40년을 살면서 삶을 유지하고, 자신들의 삶의 가치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배웠을 것이다. 이렇게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삶을 바울은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 주로 말미암고 주에게로 돌아감이라(로마서11:36)’라는 말로, 다윗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시편23:1)’라는 고백으로 드러냈고, 기독교 세계관이라는 것은 이런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자기이해(정체성)을 가지고 하나님만을 의지하는 삶의 방식을 따라가는 것임을 이야기했다. 그렇다면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의 나라’의 백성들의 중요한 특징은 무엇일까? 예수님은 오늘 말씀에서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한복음7:38)’고 말씀하신다. 이 말씀은 예수님 당시의 장막절 행사 가운데 실로암 샘에서 금 그릇에 물을 길어 성전 앞에 서서 바위에 물을 붓는 상징적인 행사가 있었는데, 그것을 빗대어 하신 말씀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 생활을 하는 도중에 반석을 깨서 물을 내시기도 하시고, 또 필요한 것들을 채우시는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회상하며 축하했었다. 예수님은 이런 상징적인 행위에 익숙한 사람들 앞에서 예수님을 믿기만 하면 ‘보라 하나님은 나의 구원이시라 내가 신뢰하고 두려움이 없으리니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며 나의 노래시며 나의 구원이심이라 / 그러므로 너희가 기쁨으로 구원의 우물들에서 물을 길으리로다(이사야12:2-3)’는 말씀을 넘어 그 배에서 생수가 흘러넘칠 것을 이야기하신다. 예수님께서 샘의 근원이 되신다는 약속을 하시고 있는 것이다. 근원은 사물이나 현상 등의 본 바탕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샘이 깊다는 말은 그 근원이 마르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끊임없이 물을 흘러 보낼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라를 새우고 난 이후에 세조는 용비어천가의 2장에서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꽃도 피고 열매도 열리며, 샘이 깊은 물은 가물에 마르지 않기 때문에 내가 되어 바다로 흘러 간다(불휘 기픈 남 매 아니 뮐 곶 됴코 여름 하 니 미 기픈 므른 래 아니 그츨 내히 이러 바 래 가 니)’고 노래하면서, 이성계가 세운 조선이라는 나라의 근원이 흔들리지 않고, 마르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하고 있다.

2. 그래서 마르지 않는 근원은 정결한 법이다. 예를 들면, 마가복음 5장에 나오는 혈루증 앓던 여인이 예수님을 만지는 사건이 나오는데, 혈루증을 앓는 것은 부정한 것이고 그래서 혈루증을 앓는 사람을 만지거나 그들이 앉았던 자리에 않는 것도 부정하게 되는 일이다(레위기15:19). 그런데 마가복음 5장에서는 12년 동안 혈루증을 앓던 여인이 예수님을 만졌다. 그렇다면 예수님은 율법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부정해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레위기 11:29-38절에는 쥐같이 떼지어 다니는 동물들이 부정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동물들이 닿은 모든 것들은 다 부정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으나 ‘샘물이나 물이 고인 웅덩이는 부정하여지지 아니하되(레위기11:36)’라고 말한다. 즉, 샘물은 정결하게 되는 근원이기 때문에 부정하여 질 수 없다는 말이다. 마찬가지로 혈루증을

앓던 여인이 예수님을 만졌음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은 부정하여지지 않고, 부정한 여인은 그 병의 근원이 마르므로 부정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이유는 예수님께서 바로 정결하게 하는 샘의 근원이 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정결함의 근원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에게‘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요한복음7:38)’라고 약속하셨다는 말은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결함의 근원이 된다는 말이고, 그렇게 될 수 있는 이유는 ‘나’에게서 찾는 것이 아니라 성령님이 우리 안에 내주하심으로 우리 안에서 흘러나올 생수의 강의 근원이 성령님이시기 때문이다.

3. 샘의 근원이신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믿음으로 ‘또 하나의 샘’이 된다. 정결하게 하는 샘이 된 제자들에게 주님은‘믿는 자들에게는 이런 표적이 따르리니 곧 그들이 내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새 방언을 말하며 / 뱀을 집어올리며 무슨 독을 마실지라도 해를 받지 아니하며 병든 사람에게 손을 얹은즉 나으리라(마가복음16:17-18)’는 약속을 하시는 것이고, ‘또 하나의 샘’이 된 제자들에게 이런 표적이 따르는 이유는 하나님을 모르는 부정한 자들을 정결하게 만드는 자들이 되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주님은 그의 제자들에게 ‘너희는 온 천하에 다니며 만민에게 복음을 전파하라 / 믿고 세례를 받는 사람은 구원을 얻을 것이요 믿지 않는 사람은 정죄를 받으리라(마가복음16:15-16)’라고 말씀하신다.

4.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부정하였던 자에서 정결한 자로, 불순종의 아들을 따르는 죽은 자에서 새로운 생명을 얻어 하나님의 약속에 참여함으로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되었고, 때문에 우리들 역시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는‘또 다른 샘’’이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이 부정함으로 가득 찼어도 부정할 수 없다. 우리들이 바로 예수님께서 약속하신 대로 성령님의 내주하심으로 인해 만들어진 ‘샘이 깊은 물’이기 때문이다. 도리어 부정이 가득할수록 우리의 삶에는 하나님을 사랑함으로 얻어지는 정결함과, 우리들을 통해 하나님의 이름이 거룩하게 되는 삶이 드러나게 된다.

그래서 우리들 역시 세상의 부정하게 된 자들을 정화시키고, 하나님 앞으로 인도해야 하는 책임을 가지게 된다. 우리들을 만나는 자들은 우리들을 통해 정결하게 하는 샘의 물을 만나게 된다. 가물고 가물어서 힘이 없어보일지라도,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은 모두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생수의 강이 흘러넘치는 ‘샘이 깊은 물’이라는 말이다.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