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형교회에서 조용하거나 조화를 이루며 진행하는 곳이 얼마나 될까? 한국 교회의 많은 문제는 대형교회에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두 신문 기사에서 이런 안위도 할 수 없게 했다. 그 기사는 중소형 교회 목사들의 도둑(자전거)과 사기(보이스피싱)의 일탈 행위였다. 결국 한국 교회 목사는 위아래 구분 없이 모두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이 여실하게 폭로한 것이었다.

목사로서 이러한 현상에 대한 뼈저린 통감을 먼저 한다. 대형교회 목사가 그랬을 때에는 통감이 아니라 핑계를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중소형 교회 목사의 행위에 대해서는 더 이상 부패와 병폐에 대한 핑계를 할 수 없다. 결국 한국 교회의 부패에 대한 심각한 인식이 필요하다.

한국 교회가 부패하다면 그 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한 공동체의 문제는 지도자의 문제이다. 세계 경제가 부실하다고 떠들썩하는데 남미의 한 대통령이 기사화되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정평이 낳고, 우루과이는 선진국은 아니지만 가장 행복한 나라였을 것이다. 한 지도자의 헌신은 공동체의 부와 빈에 문제가 아니다. 공동체가 공감하고 공유하고 공존하는 조화의 세상이 펼쳐진다. 세속 국가의 지도자가 할 수 있는 일을 거룩한 교회의 지도자가 할 수 없다는 것은 큰 충격이다.

목사가 부자여도 타락하고 가난해도 타락할 것이다(잠 30:8). 부하지도 가난하지도 않은 이상적인 상태가 있을 수 없다. 결국은 부한 자는 부함으로 타락을 염려해야 하고, 가난한 자는 가난함으로 타락을 염려해야 한다. 대형교회의 부한 목사가 타락하지 않는 방법은 세상의 낮은 자의 방법으로 소통해야 한다. 소형교회의 가난한 목사가 타락하지 않으려면 자기 가난에 대해서 부끄러워하지 않아야 한다. 사역자에게 부한 것이 자랑이 될 수 없고, 가난한 것이 부끄러움이 될 수 없다. 부한 것을 자랑으로 생각하는 것과 가난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것은 동일한 수준이다. 부한 것을 자랑으로 가난한 것을 부끄럽게 생각했기 때문에 총체적 부실과 부패가 나온 것이다. 교회의 지도자들의 기준이 세속의 가치를 따라서 살았다는 것이다.

신학교 시절 한 교수님은 제발 신학교를 그만두라고 종용하시곤 했다. 목사 20여년을 지내면서 어렴 풋 알 것 같다. 세속의 가치를 갖고서 사역하는 것은 사역자가 부패하는 것이고 곧 교회가 부패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세속적 가치를 갖고서 사역하려면 차라리 사역자가 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교회에 많은 목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거룩하고 신실한 목사가 필요하다.

그리고 교회의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은 곧 성도들의 결정이다. 성도들이 바른 목사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하고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교회의 상황과 수준에 맞는 목사가 아니라 바른 목사를 청빙(請聘)해야 한다. ‘청빙’이란 교회 전용용어로 ‘청하여 모시는 것’이다. 그러면 목사들이 이력서를 들고서 지원하는 것을 포기하고 바른 목회를 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한국 교회의 부패의 전적 책임은 목사에게 있다. 그러나 목사가 부패한다고 해서 성도도 함께 부패한다면 한국 교회는 몰락할 것이다. 비록 목사가 부패할지라도 거룩한 성도들이 각성하여 목사를 살려낸다면 희망이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목사에게 희망을 걸지 않고 성도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큰 무능의 글을 쓰는 것이 부끄럽다. 이 사건으로 더 이상 목사에게 희망을 갖으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그렇다면 마지막 보루로 성도들에게 희망을 건다. 그것도 없다면 한국 사회에는 이슬람, 이단, 미신이 득세하여 개신교가 박해를 받는 수준에 이를지도 모른다. 목사와 성도가 함께 교회를 부패시키며 몰락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