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는 사람이 중심인 시대이다. 현대사회가 되면서 특별히 과거의 절대적인 가치들이 사라지고, 상대적인 가치들이 서로 우열을 가리고 있고, 그 때문에 더욱 더 사람들에게 물질적인 가치는 강한 영향력을 미치며 현대라는 풍요의 사회에 살지만 상대적인 박탈과 빈곤으로 고통당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는 실제로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기도 하고, 잠재된 위기에 노출된 삶을 사는 사람들이 있다. 미래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은 ‘점’같은 미신에 매달린다. 불확정성이 너무 강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매달릴 곳이 없다는 반증이다. 이런 불확정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에 진정한 위로는 있는 것일까?

 우리들의 시대와는 다르지만, 16세기에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을 만든 사람들 역시 ‘사람이 살면서 더 나아가 죽음에 처하거나 죽음 이후에라도 사람은 위로롤 받을 수 있겠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사람은 위로를 받기 위해 ‘나의 죄와 비참이 얼마나 크며 나의 죄와 비참함에서 어떻게 구원을 받으며, 그러한 구원을 주신 하나님께 어떻게 감사해야 하는가를 알라야(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2번)’한다. 그러나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는 사람은 위로를 위해서는 ‘참 인간이시고 의로운 분이시나 동시에 참 하나님이시고 모든 피조물보다 능력이 뛰어난 분(하아델베르그 요리문답 15문)’이 있어야 하는데, 하이델베륵 요리문답은 그렇다면 ‘누가 참 하나님이며 동시에 인간이고 의로우신 그 중보자인가?(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18)’라고 묻는다. 이것은 논리적으로 ‘하나님의 의를 만족시키기 위해 우리의 죄 값을 대신하면서 동시에 하나님의 영생을 되돌려 줌으로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참된 위로를 주고 그 위로를 통해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게 해 줄 사람이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물론 예수님이시다. 우르시우스는 ‘그 중보자’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께로 나와서 우리에게 지혜와 의로움과 거룩함과 구속함이 되신 분(하이델베륵 요리문답 18)’이라고 말한다. 예수 그리스도는 죄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져야 할 죄를 지시고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하나님의 의를 만족시키셨으며, 양 같아서 각기 그릇된 길로 가려는 성향을 가진 우리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우리들에 대한 하나님의 사랑’을 십자가에서 보여주심으로 ‘의와 생명을 획득하여 우리에게 돌려(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17)’ 주심으로 우리의 위로가 되신다.

 하나님의 독생자로 오시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 복음 그 자체가 되신 예수님은 하나님께서 ‘처음 낙원에서 계시하셨고 후에는 족장들과 선지자들을 통해 선포하셨으며 또한 율법과 제사들과 다른 의식들로써 예표(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19)’된 분이시다. 그래서 위로가 필요한 자들을 향해 주님께서는 ‘복음을 믿으라’라고 말씀하셨는데, 바울은 고린도전서에서 초대교회에서 고백된 복음의 내용을 ‘성경대로 그리스도께서 우리 죄를 위하여 죽으시고 / 장사 지낸 바 되셨다가 성경대로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고린도전서15:3-4)’신 것이라고 전해준다. 즉, 예수 그리스도께서 복음이 되시고, 예수 그리스도의 삶이 복음의 내용이 된다는 말이다. 따라서 삶의 비참함을 알고 그 비참함에서 벗어나기를 원하는 자들의 참된 위로는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다.

 바울은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로마서8:38-39)’고 말한다. 우리들이 하나님의 위로를 삶에서 누릴 수 있는 근거가 바로 예수님을 통해 드러난 하나님의 사랑에 있다는 말이다. 우리의 위로는 하나님으로부터 오고, 예수 외에는 우리의 위로를 위한 다른 이름은 결코 없다.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 세움성경신학연구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