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크 요리문답을 만든 우르시우스는 ‘위로’는 ‘선한 것과 악한 것을 대비시킬 때 나오는 것으로 선이 그것과 대비되는 악의 비중에 비해 훨씬 더 크고 확실한 경우’에 나타난다고 말한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에게의 참된 위로는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값없이 죄를 씻음과 하나님과 화목됨에 대한 확신과 도는 영생에 대한 확실한 기대’를 바탕으로 주어지는 것으로 ‘성령께서 복음을 통하여 마음에 심어주시는 것’이라고 말한다. 즉, 그리스도를 알고,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무엇을 하셨는지를 이해한다면, 우리들이 ‘지금’ 당하는 여러 가지 환난과 어려움 속에서도 그리스도인은 목자이신 예수님께서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모든 일에 우리와 똑같이 시험을 받으신 이로되 죄는(히브리서4:15)’없으신 분이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를 의지함으로 ‘우리는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하여 은혜의 보좌 앞에 담대히 나아갈(히브리서4:16)’수 있다는 말이고, 그런 예수님을 의지함으로 우리의 삶에 하나님의 위로하심이 나타난다는 말이다. 따라서 사람이 이 위로함을 받아들일 수 있는 조건은 ‘내가 지금 당하는 고통과 아픔’보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시는 사랑과 은혜가 더 큼’을 믿는 데에서 출발한다. 그리고 예수님은 죄악 가운데서 고통수롭게 살아야 하는 우리와는 달리 죄가 없으신 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보다 더 큰 고난과 아픔을 겪으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를 진정으로 ‘위로’해주실 수 있는 분이라는 것이 히브리서의 주장이다(히4:15-16).

그러나 문제는 주님께서 나와 공감해주시고, 나의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아주심에도 불구하고, 왜 내가 아픈지 그리고 왜 나의 눈에 눈물이 흐르는지를 모르는 ‘나’에게 있다. 베데스다 연못가에서 전설을 의지해서 물이 움직일 때를 기다리는 38년된 병자에게 주님이 찾아가시어 ‘네가 낫고자 하느냐(요한복음5:6)’라고 물어보실 때 ‘물이 움직일 때에 나를 못에 넣어 주는 사람이 없어 내가 가는 동안에 다른 사람이 먼저 내려가나이다(요한복음5:7)’라고 답하는 병자의 이야기에서처럼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왜 나는 아프고 힘든지를 우리는 잘 알지 못한다. 다시 말하면 우리는 계속되는 고통과 아픔 그리고 우리가 가진 연약함으로 인해 겪는 삶의 불편함을 느끼지만, 그 원인이 육체적인 약함이나 경제적인 부족함에 있다고 생각하지 그런 불편들이 우리가 본질적으로 죄인이기 때문에 혹은 하나님의 말씀을 믿지 못하고 순종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2문에서는 예수님의 위로를 얻기 위해서 반드시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삶의 비참함이 얼마나 큰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람이 자신의 비참함은 하나님의 율법 앞에 설 때 비로소 이해되는 것이라고 말한다(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3번)

예수님께서 우리의 아픔에 공감하시기 때문에 우리를 위해 하신 가장 큰 일은 십자가를 지신 일이다. 주님은 우리와 공감하시기 위해 ‘십자가를 참으사 부끄러움을 개의치 아니하(히브리서12:2)’심으로 하나님의 보좌 우편에 앉으셨고, 우리들이 피곤하여 낙심하지 않게 하기 위해 ‘죄인들이 이같이 자기에게 거역한 일을 참으신(히12:3)’ 것이다. 때문에 우리의 삶에서 그리고 죽음의 순간에도 우리에게 유일한 위로는 ‘나는 나의 것이 아니요, 몸도 영혼도 나의 신실한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것인데, 그리스도께서는 그의 보혈로 나의 죗값을 완전히 치르셨고, 하늘에 계신 나의 아버지는 나를 보호하시고, 성령께서 영생을 확신시켜주시는 것’을 알고, 마음을 다하여 즐거이 예수를 위해 살아갈 때 얻어지는 것이다. 즉, 우리의 유일한 위로는 주님만을 통해서 가능하다.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