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에 있는 유명한 말 가운데 ‘붕우자원방래 불역락호(朋友自遠方來 不亦樂乎)’라는 말이 있다. 무엇인가를 배우고 익히는 일이 즐겁고 기쁜 일인 것만큼 친구가 갑자기 찾아오는 것 역시 기쁘고 즐거운 일이라는 의미이다. 논어를 강의한 어느 교수의 말을 빌리면 공자는 뛰어난 학문 세계를 가진 사람이었지만, 말을 관리하는 하급 관리였는데, 공자에게 찾아오는 그의 친구들은 공자의 생각에 동의하고, 공자로부터 무엇인가를 배우기 원하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다시 말하면 자기를 찾아온 친구 때문에 공자가 기뻐한 이유는 자신을 찾아온 그 친구들이 자신의 말에 공감해주는 사람들이었고, 그런 친구들에게 자기의 생각과 의중을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으니 기쁠 수밖에 없다는 말이다. 거꾸로 자기의 말에 공감하지 않는 사람은 갑자기 찾아오든 아니면 미리 연락을 하고 찾아오든 그를 기쁘게 하지 못한다는 말이다.

이렇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자신의 생각에 동의해주는 친구가 갑자기 찾아오는 일은 정말 기쁘고 감사한 일이다. 그리고 이런 기쁨의 이유는 나의 마음을 알아주고, 이해해 주는 친구의 ‘공감’에 있다. 이렇게 누군가에게 공감한다는 것은 그 누군가를 기쁘게 하지만, 공감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자신과 공감해주지 않는 사회에 대하여 화내고, 자신을 알주지도 못하고 이해해주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 분노한다. 그리고 자신 역시 다른 사람과 혹은 자신이 속한 공동체와 공감하지 못할 때는 지난 시절의 트라우마 때문이라든지 아니면, 당시의 상황이 그랬다든지 하는 핑계를 댄다. 그러나 이런 자신의 핑계들도 다른 사람이 자기에게 공감하지 못 할 때의 핑계일 것이다. 때로 사람들은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술이나 운동같은 일을 하지만, 그런 일을 통해 얻어지는 공감이 대체로 불완전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힘들어한다. 때로 어떤 이들은 반려 동물을 키우기도 하지만, 동물들이 자신의 삶에 공감할 수 없을 뿐 아니라, 공감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은 자기의 친구가 되어주었던 동물들이 귀찮아지고 불필요할 때는 가차 없이 유기시키기도 한다. 이것 역시 공감능력이 떨어지는 현대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이런 현대인들에게 완벽한 공감대를 갖고 찾아오시는 분이 예수님이시다. 다윗은 하나님을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시23:1)’라고 말하는데, 목자였던 다윗이 생각할 때 양과 가장 완벽한 공감을 목자가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나님을 목자라고 비유한 것으로 보인다. 목자이신 하나님께서 ‘나’에게 해주시는 공감을 통해 주님은 사랑하는 자의 죽음 앞에서 눈물을 흘리시며 죽은 나사로를 향해 ‘나사로야 나오너라!’라고 외치셨던 것처럼 절망 가운데 힘들어하는 나에게 ‘나오라’고 말씀하시며, ‘사망이나 생명이나 천사들이나 권세자들이나 현재 일이나 장래 일이나 능력이나 / 높음이나 깊음이나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로마서8:38-39)’는 확신을 주신다. 내가 나에 대한 절망으로 힘들어할 때에라도 가스펠 송 가사같이 ‘달리다굼, 일어나 깨어라’라는 외치실 수 있ㄴㄴ 것 역시 나의 아픔을 주님은 아시고 공감하시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예수님은 나에게 공감하는 친구가 찾아와야 생기는 기쁨이 아니라, 나는 절망하고 좌절해서 일시적으로 하나님까지도 외면하는 상태에 있는 나에게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시고 찾아오심으로 나를 기쁘게 해주신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나를 이해해 주시며 나를 아심으로 나와 공감해주심을 삶에서 체험하고, 하나님 나라를 믿음으로 열기를 나는 갈망한다. 우리는 나의 삶을 공감해주시는 예수님 안에만 참된 위로를 찾을 수 있을 뿐이다. 예수님을 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 세움성경신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