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요한이 계시록을 쓸 때는 로마의 도미티안 황제의 박해가 극에 달했을 때였다. 특별히 당시의 길드제도와 연결된 경제적인 압박이 심각하였고, 로마 황제 숭배를 반대하는 기독교인들의 탄압은 아주 잔인했다. 기독교인들은 엄청난 환난과 고난 가운데 처했을 때 요한은 밧모섬에서 에베소를 비롯한 7교회를 향해 곧 다가올 하나님 나라의 모습을 이야기하면서 사탄의 권세는 정해진 날 수 뿐이고, 그 권세를 이기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구원의 새 나라에 참여하자는 편지를 쓰면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격려한다. 계시록 보다는 일찍 쓰여졌지만 히브리서에서도 ‘박해’라는 비숫한 상황을 겪고 흔들리는 기독교인들을 향해 ‘그리스도를 바라보자’고 격려한다. 숨막히는 상황에서 바라 볼 것은 오직 ‘믿음의 주요 온전케 허시는 이인 예수님’밖에는 없다는 말이다. 이렇게 초대교회의 기독교인들은 그들이 죽을 수밖에 없는 현실을 오직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살 수 있었고, 결국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이 그들과 함께 계시리니 그들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고 하나님은 친히 그들과 함께 계셔서 / 모든 눈물을 그 눈에서 닦아 주시니 다시는 사망이 없고 애통하는 것이나 곡하는 것이나 아픈 것이 다시 있지 아니하리니 처음 것들이 다 지나갔(계시록 21:3-4)’다는 기대를 갖고 고난을 이길 수 있었다.

전국 720여명의 대학 교수들은 2014년을 사자성어로 '지록위마'(指鹿爲馬)로 평가했다고 한다. 사슴을 가르켜 말이라고 한다는 의미의 이 말은 기원전 3세기 경에 권력으로 사슴을 사슴이라고 말하지 못하게 한 환관의 이야기에서 나온 말이라고 한다. 2014년 일년을 돌아보면서 진실 앞에서 진실을 말할 수 없었던 우리나라 최고의 지식인들의 안타까움이 서린 말이라 더 답답하기 만 하다. 사슴을 말이라고 우기는 사람들도 답답하지만, 사슴을 사슴이라고 말하지 못하는 현 세대가 더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그리고 지록위마의 답답함을 갖고 2014년은 갔고, 2015년이 왔다. 2015년을 맞이하는 중소기업인들은 필사즉생(必死卽生:반드시 죽고자하면 오히려 살아난다는 뜻)을 맞이한 2015년을 예상하는 사자성어로 골랐다고 한다. 한마디로 2015년은 지나간 2014년 보다 더 빡빡할 것이라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필사즉생을 뒤로 속수무책이라든지 아니면 거주양난(去住兩難: 정착하든지 혹은 이동하든지 모두 어렵다는 뜻)을 2015년의 삶을 예상하는 말이라고 답하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나 혹은 사회적으로나 한 해가 처음 계획된 대로 마무리되는 해를 본 적도 별로 없고, 또 한 해를 시작하면서 대부분 어렵고 힘들다고 말하면서 시작했지 쉽고 편하고 자신있다고 말하면서 시작한 해는 별로 없었지만, 2015년에는 더욱 더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과 싫든 좋든 그 상황 속으로 우리다 들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2015년을 맞이했다. 1년 뒤 2015년을 평가할 때 다시 위록지마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라도 그리고 필사즉생과 같이 살벌한 한 해라고 해도 우리는 우리를 지켜주시는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믿기에 2015년을 기대한다. 이런 위기의 시대를 살았던 하박국에게 하나님은 ‘의인은 그의 믿음으로 말미암아 살리라(하박국2:4)’라고 말씀하지 않는가? 베드로는 자신의 이성과 경험으로는 안 될 것 같은 주님의 명령 앞에서 믿음에 의지해서 그물을 내림으로 물고기를 잡았던 것처럼 이제 우리도 이성고 경험의 세계로 보는 2015년이 아니라 믿음으로 2015년을 바라보며. 우리를 위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살아계심을 체험하는 2015년이 되기를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