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바디스’라는 영화가 상영되고 있고, 광주에서는 아직 상영하는 극장이 없고, 전국적으로도 몇 개 안되는 상영관에서 약 만 명 정도가 관람했다고 한다. 이번에 상영되고 있는 ‘쿼바디스’라는 영화는 1950년대에 만들어진 쿼바디스라는 영화와는 달리 우리나라 굴지의 대형 교회의 목회자들과 교회의 어두운 면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영화를 만든 감독은 ‘한국 교회를 향해 ‘쿼바디스’ 즉 어디로 가는가? 라고 묻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말한다. 부와 힘을 소유한 몇몇 교회의 목회자들에게 그리고 그런 교회들을 향한 질문이라는 말이다. 왜냐하면 큰 교회의 목회자들에게는 한국 교회의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큰 교회 목회자들의 모습과 자기들 주변의 작은 교회의 목회자들의 모습과 동일시할 때가 있다. 즉 사람들은 큰 교회 목회자자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교회와 주변 사람들을 섬기는가가 자기 주변의 작은 교회 목회자를 판단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징성을 갖고 있는 큰 교회의 목회자들과 큰 교회의 어두운 면을 고발함으로 올바른 교회의 모습을 만드는 것이 영화의 목표라고 영화 제작자는 말한다. 실지로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인터넷에는 상영이 안 돼야 한다는 주장과 함께 교회가 가야할 길이 무엇인가를 묻고 있는 영화라는 상반된 주장들이 올라온다.

어떤 면에서 1950년대에 만들어진 영화 ‘쿼바디스’에서 베드로가 환상 중에 로마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시는 주님을 바라보면서 던진 ‘쿼바디스’라는 질문은 핍박을 피해 로마를 버리고 떠나는 베드로에게 주님께서 던지신 질문이었는지 모른다. ‘하나님의 백성들이 죽음 앞에 있는 데 그들을 버리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베드로의 심령 깊은 곳에 던져진 주님의 음성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리고 1951년에 만들어진 영화 ‘쿼바디스’에서 베드로는 그 질문에 ‘고난당하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있는 곳으로 가야한다’라는 답을 듣고 로마로 갔고, 고난당하는 하나님의 백성들과 같이 고난에 참여할 수 있었고 결국에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죽었다고 한다. ‘쿼바디스?’ 즉 어디로 가고 있느냐는 주님의 그 질문은 시대마다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임받아 그들을 섬기는 목회자들에게도 던져진다. 그래서 그 질문에 주기철 목사님는 일사각오로 답하며 순교당할 수 있었고, 손양원 목사님은 자기 아들을 살해한 자를 양아들로 삼아 감사의 조건에 넣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주님께서 던지시는 ‘쿼바디스?’라는 질문 앞에서 많은 교회의 목회자들은 나라에서 정한 최저 생계비조차 안 되는 생횔비를 받으면서도 오직 주님을 위해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다.

‘쿼바디스’를 생각하면서 문득, 주님은 산상 수훈에서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니 소금이 만일 그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짜게 하리요 후에는 아무 쓸 데 없어 다만 밖에 버려져 사람에게 밟힐 뿐이니라(마태복음5:13)’라고 말씀하신 것이 생각난다. 예수님 당시의 소금은 주로 사해의 물로 만들었는데, 사해는 염분만 많은 것이 아니라 여러 가지 무기물을 갖고 있어서 사해의 물로 소금을 만들면 조금만 관리를 잘 못해도 염분이 녹아 빠져나가 짠 맛을 잃는 경우가 있었고, 그래서 그런 소금은 버렸다고 한다. 예수님은 당시에 흔했던 짠 맛이 없어진 소금을 버리는 것을 이야기하시면서 짠 맛을 잃은 소금은 ‘사람에게 밞힐 뿐’이라고 말씀하신다. 이번 영화는 우리에게 ‘쿼바디스’라고 물으시는 주님의 질문에 베드로처럼 답하지 못해 세상 사람들에게 밟히는 교회와 목회자의 모습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주님은 지금도 고통당하는 백성들을 향해 가시면서 우리에게 ‘쿼바디스..?’ 라고 반문하시는 것은 아닌지...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