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의 딸] , 미움에서 가족사 들춰내기뿐...

이 책을 읽기 전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한 많은 치부를 밝히고 있다는 책 소개를 통해 딸에 대한 부정적인 면이 강하게 일어났다. 그런데 끝가지 읽고 난 결론은 이 책은 한 가정의 이야기라고 하는 것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느낀다. 젊었을 때 어머니를 구타하시는 아버지의 모습, 신사참배에 동조한 아버지, 전처 자식들에 대한 아버지의 무관심, 새어머니의 잘못된 신앙관 및 하나님의 종에 대한 맹목적 순종, 전처 자녀들의 불행한 삶 등등 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통해 이 책의 저자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오직 아버지와 새어머니 대한 미움만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어머니를 황망하게 잃고 힘들고 어려운 삶을 이겨 나가는 동안 그 속에서 남이 알지 못하는 많은 눈물과 고통의 시간은 타인이 결코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개인의 가정사에 대하여 우리가 쉽게 판단할 일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와 서구 사회의 문화에 대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지금의 잣대로 그 시대 하나님의 섭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계를 나타내고 있다. 과연 박 목사님이 목사가 된 그 시대는 여전히 남존여비사상이 강한 유교적 문화에 놓여 있었다. 이러한 결과 대부분의 모든 자식들이 부모들로부터 특히, 여자는 더더욱 보잘 것 없는 존재임을 부인할 수 없다.

비록 슬픈 가정사의 모습이지만 박 목사님의 자녀들이 그 시대 자녀들과 비교할 때 상당한 교육과 혜택을 받고 있다는 모습을 찾을 수가 있다. 뿐만 아니라 6.25 당시 부산에서 이미 피난하여 있다는 현실도 하나님의 은혜이며 도미하여 공부하고 삶을 살았던 그 많은 혜택에 감사가 없다. 오직 아버지와 새어머니의 미움만이 가득하다.

고 박 목사님이 목회하는 시대는 한국 사회가 과도기 및 전환기였다. 특히 복음의 불모지인 조선에서 복음주의 선교사들이 세운 교회와 가르쳐진 신학을 지금의 잣대로 보면 상당히 부족하다. 하지만 여전히 복음이었고, 당시 한국교회사를 보면 예수를 자신의 구주로 고백하는 자들이 죄에 대하여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신자들이 죄에 대하여 민감하였다. 비록 죄를 책망하고 정죄하는 분위기가 강했다고 할지라도 일반세상 사람들에게 조롱거리가 아니었다. 사기꾼이 회개하고 변하며 살인과 간음자들이 변하여 새사람이 되었다. 교회는 많은 영향력을 미쳤다. 이 책의 저자는 오늘날 한국교회의 타락과 변질을 자신의 아버지의 영향이라고 비판한다. 그러나 큰 잘못된 편견이다. 이러한 편견은 아버지에 대한 미움과 증의 감정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의 타락과 복음의 변질은 오순절 순복음과 자유주의 신학의 산물이다. 적어도 고 박 목사님의 신학과 신앙이 여전히 한국교회에 남아 있다면 오늘날 이 정도까지 변질되지 않았을 것이다.

저자는 자신의 아버지가 늘 죄의식 속에 살았다고 비판하지만, 독자인 필자는 박 목사님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목사 자신의 폭력과 억압, 그리고 신사참배 및 여러 가지 죄악의 모습이 그를 늘 괴롭게 했을 것이다. 신사참배 이후 회개하고 돌아온 목사들은 죽음 직전까지 주님께 죄를 지었다고 그렇게 생각하며 목회를 했다. 이러한 아버지의 고뇌와 눈물을 자식은 알 수 없다. 저자는 오직 친어머니의 죽음과 형제들의 불행이 아버지와 새어머니 때문이라고 여긴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도미하여 신학을 하면서 새로운 신학의 지평을 이루었다고 언급하면서 여전히 아버지의 신학이 잘못되었다고 비판한다. 여성의 목사직에 타당성을 덴버신학교 교수의 위대함으로 당연한 것으로 말한다. 하지만 여성의 창조목적과 교회의 목적에 대한 이해를 못하고 있다. 또한 총신대학교 고 정훈택 교수의 이신칭의 문제에 대한 언급을 통해 마치 아버지의 칭의론이 잘못되었다고 언급한다. 이것도 여전히 잘못된 견해를 보여준다. 정훈택 교수는 개혁주의 신학에서 멀리 있는 분이다. 그런 사람이 아버지를 비판한 것을 오히려 옳게 보고 있다.

가정에서 받은 큰 상처로 인해 아버지의 모든 것을 다 정죄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는 하나님의 섭리에 대하여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 그 당시 한국 교회를 위해 아버지가 한 일을 아버지 아닌 다른 사람이 하지 않았다. 사도들이 유대사회에서 예수님을 믿고 따르면서 자신의 가족을 다 버렸다. 이 부분을 이해한다면 충분히 아버지를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날은 오히려 자신의 가족과 자녀들을 위해 목사가 교회와 교인들을 속이고 있는 시대이지 않는가? 비록 전처와 그 자녀들이 받은 상처는 슬픈 일이고 위로 받아야 한다. 하지만 고 박윤선 목사님께서 자신과 가정을 희생하고 한국교회를 위해 헌신한 것은 추앙받지 못한다고 할지라도 훌륭한 업적으로 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