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불러내시고 홍해를 가르시어 이스라엘 백성들을 하나로 만드신 이후에 언약을 맺으신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법’을 주신다. 하나님의 법은 이스라엘을 애굽에서 이끌어 낸 모세를 비롯해서 모든 사람들에게 그리고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것이고, 그런 법을 통해서 이스라엘이라는 나라는 누구나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공동체로 만들어진다. 요즘 말로 법 앞에 누구나 평등한 나라이고, 누구나 하나님께서 주신 법 앞에 평등한 공의와 정의가 하수처럼 흐르는 공동체가 되었다는 말이다. 시간이 흘러 이스라엘 백성들이 왕을 요구했을 때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들이 원하는 왕이 그들을 다스리는 것이 무엇인지를 경고(사무엘상8:10-22)하셨다. 하나님의 경고에는 하나님의 법 앞에 평등한 이스라엘 사람들 사이에 계급이 생긴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나님의 경고대로 이스라엘의 왕들은 하나님의 법에 따라 나라를 다스리지 않음으로 하나님의 공의를 드러내지 못했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이스라엘에게 ‘분노하므로 네게 왕을 주고 진노하므로 폐하(호세아13:-11)’시는 역사를 만들게 되었다. 그리고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언약을 약속하셨고,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심으로 하나님의 새 언약은 완성되었고, 우리는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새 언약을 통해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로 나라를 다스리시기 위해 오신 그리스도를 왕으로 모심으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 앞에서 누구나 평등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 그리고 왕이신 그리스도를 섬기는 교회는 하나님께서 세우신 정의와 공의가 실현되는 장소이며, 교회에서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드러난다는 것은 ‘오직 믿음’으로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오직 말씀으로’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의 방법으로 사람들의 영광을 위해 편법과 권모술수로 교회의 모습을 잃은 중세교회를 하나님은 개혁하셨다. 그리고 지금 우리 교회가 만들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의 교회에서도 ‘사람의 방법으로 사람들의 영광을 위해 편법과 권모술수로 교회의 모습을 잃은 교회’를 본다. 이런 교회에서는 7계명을 어긴 목사들의 이야기나, 다른 사람의 논문을 표절하고도 뻔뻔히 목회하는 목사도 이야기 혹은 교회의 헌금을 횡령한 목사나, 선교를 내세워 사기를 친 목사들 이야기가 돌아다닌다. 때로는 몇몇 목사들은 자기들의 잘못을 셀프 용서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이렇게 하나님의 말씀이 사람의 입맛에 따라 적용되는 교회는 짠맛을 잃게 되고,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실현되지 못한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 드러난다.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지 않는 법적용이 드러난다는 말이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없는 사회에서는 법이 강자의 유익으로 변하고 약자들은 법 앞에서 좌절하게 된다. 우리는 괴롭힘을 당하다 못견디고 자살한 어느 경비원이 일햇던 아파트에서 그리고 서비스가 마음에 안 든다고 앞으로 나가던 비행기를 후진시키고, 승무원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어느 재벌가의 딸 이야기에서 공의와 정의가 무너진 교회의 책임을 본다.

이런 일로 세상은 분요(紛擾)하기만 하고, 무얼 찾아 헤매는지 모르는 채 하루하루를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인생의 가치를 상실한 채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하나님의 정의와 공의가 없어지고 있는 교회는 성도들의 어머니로서 성도들을 보살피는 교회가 아니라, 사람들을 위한 이익집단으로 변해 가고 있다. 이런 분요한 세상과 시대 속으로 주님은 오신다. ‘오직 믿음’으로 주님의 오심을 이해하는 사람들은 이 분요한 세상에서 우리를 찾아오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볼 수 있을 것이다. 2015년 성탄을 맞이하면서 이 분요한 세상이 고요해 지기를 기대한다.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