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 준비를 위해 찬양 단원들이 여러 날 저녁 시간에 모였다. 늦은 시간 연습에 간식이 필수였다. 첫 날은 제과점 빵으로 대신하였다. 다음 날부터 돈가스, 핫도그, 오뎅으로 이어졌다. 한번은 아내가 제육볶음을 해 주었는데 시장한 탓에‘맛! 끝내 준다’고 감탄하였다. 따뜻하게 데린 전통 차와 커피가 공급 되었다. 이브 날은 시간 없다고 라면을 끓였다. 즐겨 먹지 않지만 성의가 고마워 한 그릇 비우고 차량 운행을 나섰다. 성탄 전야 찬양은 뜨거웠다. 은혜가 넘쳤다. 감동과 감격이었다. 예배 마치고 소등 한 다음, 2단형 축하 케익에 촛불을 켰다. 축하 송을 부르고 폭죽을 터뜨렸다. 아이들이 소리를 질렀다. 컷팅하여 뻥 튀기 과자에 케익 한쪽 받아 가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다. 특별 주문한 명품 케익이라 여러 종류의 과일이 들어 있었다. 온 맘 다해 찬양하고 감사와 은혜로 먹는 맛이 달랐다. 찬양 단원들은 또 다른 피자 여섯 판을 시켜 두었다.‘좋은 것’으로 배 불리 먹게 하신 분이 주님이셨다.(눅1:53)

다음 날 성탄 축하 예배를 드리려 두 분이 주무셨다. 새벽 기도 후에 점심으로 바지락 칼국수 준비를 위해 육수와 밑반찬을 만드셨다. 밥하는 일 보다 더 번거롭게 손이 갔다. 아기 예수님 탄생일 아침은 시원한 미역국으로 대신했다. 점심에 모처럼 먹는 칼국수! 김 가루를 살짝 뿌렸더니 각별한 맛이 났다. 다들 좋아 한 음식이라 많이 드셨다. 새해 첫 날 떡국도 기대되어 그제 쌀 한 포대를 방앗간에 맡겼다. 동생이 우선 먹을 떡국 한 봉지를 건넸다. 그 날 저녁 아내가 버섯을 넣어 요리를 했다. 어제는 오리 훈제를 꺼내 양파에 볶아 줘서 장모님과 함께 먹었다.

요즘은 잡곡 넣은 밥을 짓고 가끔 찰밥도 해 낸다. 소화가 더디면 무 말려 볶은 것을 뜨거운 물에 조금 타서 마시면 속이 편하고 좋았다. 지인이 꾸지뽕 즙을 내 주셔서 끼니때 즐겨 마시고 있다. 우리 집 음식은 저 염식이다. 아내는 조미료를 쓰지 않는다. 아침에 운동 마치고 온 몸이 땀에 젖어 들어오면 아내가 양파와 마늘, 고구마 요리를 해 놓는다. 근래 너무 잘 먹은 통에 아래 배가 나오기 시작하여 체중이 늘었다. 그래도 주말에 딸이 동지 죽과 만두, 바나나를 보내 별미로 먹었다. 주일이 동지 날 임을 기억하고 오후에 또 동지 죽을 사서 아내에게 보낸 분이 계셨다. 양념 잘한 고들빼기김치와 냉이를 주셔서 새 맛으로 즐겼다.

최근 교회 점심으로 나온 동태찌개 맛은 일품이었다. 곁들어 먹은 꼬막과 무 찜은 어느 유명한 식당 보다 나았다. 이번 주 된장국도 기대된다. 교회에서 먹는 음식은 다 맛있다. 그래서 우리교회 식판이 큰가 보다.

난 종종 식사 대접을 받는다. 집에서 먹는 밥 이상 없는데 거절을 못한다. 형편을 알기에 국밥이나 탕 한 그릇이면 좋은데 비싼 맛 집으로 초대한다. 네온이 화려하고 손님이 많아 주차할 곳이 없다. 좋은 재료에 서비스 만점이다. 7명이 아귀찜 두 사라 시켰다. 부족하게 보였는지 해물 탕을 추가했다. 주인은 팔려고 주문 받지 않고 나중에 밥을 비벼 드시면 충분하다고 권하셨다. 밑반찬으로 여러 종류가 나왔다. 리필 가능했다. 음료수는 그냥 주셨다. 집사님 거래처라고 낙지를 찜에 덤으로 넣었다. 맛이 깔끔했다. 외식 나가면 절제 할 수 없어 배 터지게 먹었다.

또한 두 주일 사정이 있어 교회 나오지 못한 새 신자와 추어탕 집에서 점심을 먹었다. 그 분은 통으로, 난 갈아 만든 탕을 주문하였다. 기다리는 시간에 무 잎과 제육볶음이 나왔다. 묶은 지와 먹음직한 두부도 보였다. 풍성한 식탁 위에 밥은 압력솥에 직접 해 주셨다. 탕은 뚝배기에서 팔팔 끓었다. 교회에서도 식사 했으면 좋겠지만 나름 이유가 있었다. 식사 중에 그 분의 말을 잘 들었다. 끄트머리에서 내 부탁을 드렸다. 교회 차량 운행과 교회 화장실 개축 문제와 비용 산출을 함께 나눴다.

어제는 결혼식장에 갔다. 한 동안 우리교회에서 믿음 생활한 분이다. 교회를 자주 옮겨서인지 하객이 적었다. 토요일 바쁘지만 결혼 예배는 끝까지 참석하며 주님께 영광 돌렸다. 예배 시간임에도 신랑 가족 지인으로 소개받은 K가수가 세상 노래로 축가를 부름이 마뜩찮았다.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처음에 호박죽을 뜨고 다음은 주방에서 만들어낸 따뜻한 음식을 골고루 먹었다. 과식한 탓에 홍어와 파인애플을 곁들었다. 아내도 늘 몸무게를 탓하지만 먹는 데 거침이 없다. 가끔은 젓가락으로 고추나 김치를 내 밥숟가락에 올려 주기도 했다. 남 배려하는 여유가 많다.

한 달 동안 삼겹살, 염소탕, 대구탕, 메기탕, 샤브샤브, 헛개 나무로 육수 낸 국밥을 먹었다. 다 소문난 식당들이었다. 교회는 잔치 집 같은 곳이다. 무엇보다 영혼의 양식을 요리하여 은혜 받게 함이 내 업이다. 하지만 밥벌이로 생각지 않고 주님이 맡기신 본래 사명으로 감당하리라.

광주신광교회 이상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