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이 칼럼]실패해도 괜찮아!

지난 월요일과 화요일 뉴욕장로교회에서 열린 <디아스포라 리더십 컨퍼런스>에 다녀왔습니다. 교회를 개척해서 목회를 하고 있거나 개척할 계획을 가지고 있는 목사님들이 참여해서 서로 협력하자는 취지에서 열린 모임입니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 말고는, 어떤 분들이 참석하실지 전혀 모른 채 참석했습니다. 저는 첫날 두 개의 강의를 나누었는데, [디아스포라 교회개척의 부르심]과 [말씀이 이끄는 교회개척]이라는 주제였습니다. 교회개척이 제 가슴에 뜨거운 주제였기 때문이었는지, 저는 어느 곳에서보다도 자유롭게 제 마음과 생각을 나눌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또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교회를 개척하고 지내온 8년 간의 제 사역과 그 속에서 갈등하고 비틀거리면서 걸어온 여정 그리고 제 마음을 정리할 수 있는 기회가 되서 기뻤습니다.

이 컨퍼런스는 매우 예외적이고 드문 컨퍼런스였습니다. 교회개척 컨퍼런스라면 객관적으로 성공했고 알려진 교회개척 성공사례를 말해줄 수 있는 강사들을 부르는 법인데, 8년째 작은 교회를 면치 못하는 제가 강사 중 한 명이었다는 것 자체가 이 컨퍼런스의 독특성을 말해주는 면이 있습니다. 참석하셨던 어느 목사님은 돌아가서 페이스북에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성공담을 들으며 기죽는 세미나가 아닌, 실패해도 괜찮아, 위로받은 시간. 이런 분들이 계셨구나, 안심하고 고맙고 반가웠던 시간. 그래, 본질 붙들고 다시 걷자. 맘 다잡게 해 준 시간.”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교회를 개척하려고 하는 목사에게도 다른 신자들과 마찬가지로 두려움이 찾아오고 그것은 그에게 주어진 믿음의 싸움이기도 합니다. 한 발자국 앞서가면서 ‘실패해도 괜찮아. 그런데 말이야. 그게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실패이기만 한 건 아니야. 그 세월 동안, 하나님께서는 너를 빚으시고 네가 전한 모든 말씀은 절대로 헛되이 하나님께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이지.”라고 말해줄 수 있는 선배들이 있다는 것은 감사한 일입니다. 하나님의 말씀대로 순종해서 걸어온 길이라면 망해도 그것은 망한게 아닙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말씀을 타협하면서 걸어온 대가로 획득한 성공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무섭고도 비참한 실패일 수 밖에 없습니다. 비단 개척교회 목사들에게만 해당하는 말이 아닙니다. 모든 신자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말입니다.

저는 신명기 28장을 좋아합니다. “네가 들어와도 복을 받고 나가도 복을 받을 것이니라.” 들어와도 나가도 저주 밖에는 받을 것이 없는 인생이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들어와도 나가도 복을 받는 인생이 된 것이 그리스도 안에 있는 신자들의 운명입니다. 이 말씀은 실패의 두려움과 싸울 때 얼마나 힘이 되는지 모릅니다. 그리스도인은 망해도 복을 받고 흥해도 복을 받는 사람이니 망하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않아도 되는 인생인 겁니다. 문제는 하나님 말씀에 순종하느냐, 요령을 부려서 살거냐 입니다. “망해도 괜찮고, 실패해도 괜찮다. 나는 부르심 받은 대로 하나님 말씀에 순종해서 목회를 하겠다”고 생각하며 참되고 성경적인 교회를 개척하여 섬기는 많은 목사님들을 보고 싶습니다. 교회가 이렇게 많은데 왜 교회개척이냐고 물으실 분들을 위해서 팀 켈러의 말로 답변을 대신합니다. “성경적 교회개척은 ‘요즘 같은 세상에서’ 최상의 복음전도전략입니다.”

컨퍼런스에서 만난 목사님들을 한 분 한 분 생각하면서 이 어두운 시대의 소망의 빛을 봅니다. 그리고 그분들을 축복합니다.

김형익 목사(죠이선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