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잘 될 때 질문하지 않습니다. 성공한 사람이 “하나님께서 왜 나에게 이렇게 하시는 거지?”라고 묻지 않습니다. 하지만 실패할 때 사람들은 대개 질문하게 됩니다. “도대체 하나님께서 왜 나에게 이렇게 하시는 거지?”라고 묻습니다. 왜 잘 되고 성공하면 질문을 하지 않는 사람이 잘 안 되고 실패하면 질문을 하는 걸까요? 잘 되면 그건 내가 쏟은 땀과 노력의 정당한 대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잘 안 되면 우리는 부당하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인생에 좋은 일들은 아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나쁜 일들이나 고통스러운 일들은 내가 겪어서는 안 되는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가 가진 죄의 성향을 너무나 잘 보여주는 단면입니다. 그리고 이것이 하나님께서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은혜와 함께 실패와 고난도 주시는 이유입니다. 많은 교인들은 성공과 잘난 걸로 하나님의 자녀됨과 그리스도인됨의 정당성을 증명하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의 사랑 받는 자녀라는 사실과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라는 사실은 그런 것으로 증명된 적이 없으며 성경은 그런 주장을 승인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역사뿐 아니라, 우리 자신의 삶에서 우리는 늘 이런 유혹의 존재를 부인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걸려서 참된 신앙의 자리로 들어가지도 못하고 성장하지도 못합니다.

자녀들의 죄성을 너무나 잘 아시는 하나님 아버지께서는 자녀들에게 실패와 고난을 통해서 질문을 하게 만드십니다. 이 방식은 하나님 아버지의 자신감을 잘 보여줍니다. 혹독하고 때로는 송곳같이 하나님의 마음을 찌르는 듯한 모든 질문들에 대해서 완벽한 답을 주실 자신이 있으시기에 이런 상황으로 자녀들을 데리고 가시는 아버지십니다. 세상 어느 아버지도 못 하는 방식입니다. 여기서 던지게 되는 질문은 단지 호기심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한 번 던져보는 질문들이 아닙니다. 대개가 고통스러운 질문들입니다. 이런 질문들에 대한 답은 즉문즉답식으로 주어지지도 않습니다. 시간을 통해서 주어집니다. 세월 속에서 하나님의 무한 광대하심 앞에 선 인간의 무가치하고 합당치 않음을 보게 하고 겸손히 하나님을 경외하게 함으로 열매를 맺습니다. 실패와 고난이 만들어내는 질문은 순전히 신학적 질문들이고, 그 신학적 질문들은 시간을 통해서 우리의 신앙을 견고하게 빚어갑니다.

그 질문들은 이렇게 우리 모두를 신학자로 만듭니다. 시간을 통해서 답이 주어진다는 말은 성경을 배제하는 말이 아닙니다. 신학은 인간의 사색에서 흘러나오는 기발하고 창의적인 견해가 아닙니다. 신학의 출처는 오직 성경입니다. 그래서 성경을 읽으셔야 하고 공부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여러분의 목사로 오직 성경만을 가르칩니다. 세월과 함께 성경을 아는 지식이 체계적으로 쌓여가면서, 우리가 던지는 질문들은 하나씩 정리되어가고 신앙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견고해져 갈 것입니다. 흘러가는 세월, 나이만 먹을 게 아니라 성경에 천착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절대로 조급해하지 마십시오. 실패를 두려워하지도 마세요. 나중에 성공하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고 말하지도 마십시오. 지금 고난을 낭비하지 말아야 합니다. 고난을 낭비하지 않는 방법은 질문을 하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머리 속의 사색에 자신을 맡기는 대신, 질문을 가지고 하나님께 나아가면서 성경을 여는 것입니다. 이 실패와 고난 속에서 우리는 이미 하나님을 영화롭게 하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당신의 사랑하는 자녀들을 성도로 빚어가십니다. 때로는 극심한 실패와 긴 고난을 주시는 하나님은 여전히 무한히 선하신 아버지십니다.

김형익 목사(죠이선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