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장(場)이다. 하나님은 언제나 역사 안에서 일하시고 계시지만, 특별히 우리 눈에는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백성답지 않은 모습을 보일 때 일하시는 하나님이 눈에 들어온다. 예를 들어 이스라엘이 앗수르와 주변 나라들의 공격으로 괴롭힘을 당할 때의 이스라엘 상황을 이야기하는 이시야서나 바벨론에 함락 될 때의 이야기를 전해주는 예레미야서를 보면 약 2백년의 차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하나님 보다는 사람을 의지했고, 하나님의 말씀보다는 인간의 소리에 귀를 귀울이며 하나님을 거역하는 공통점을 보였고, 하나님은 그런 이스라엘을 징계하시면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한 약속을 말씀하셨다. 그리고 바울이 ‘때가 차매(갈라디아서 4:4)’라고 말하는 시기에 우리 주님을 보내신다. 여기서 바울이 때가 찼다고 말한 것은 언어가 헬라어로 통일되고, 로마로 인해 복음이 흘러 갈 수 있도록 도로와 같은 모든 기반 시설을 만들었으며, 당시에는 인간보다 비열하고 욕심 많은 신에 대한 복종만을 요구함으로 사람들이 자신들의 종교에 실망하였고, 쾌락과 사치 속에서 진정한 ‘인간’다움을 찾기 시작했기 때문에 복음이 증거될 좋은 여건이 만들어졌다는 즉, 바울이 생각할 때 당시의 여러 조건들을 만드심으로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셨고, 그리스도를 이 땅에 보내심으로 인간의 역사 속에 개입하셨다는 말이다.

중세의 어둠이 짙었을 때, 교회는 타락하고, 교회가 하나님을 증거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 존재 가치를 거부하는 그 때에, 인쇄술이 발달하여 누군가의 생각을 온 유럽에 옮길 수 있는 준비가 되었던 그 때에, 로마 카돌릭 교회의 타락과 교회의 횡포에 진저리치고 있었던 그때에 하나님께서는 루터를 준비하시고, 루터를 통해 종교개혁의 깃발을 들게 하심으로 믿음에 대한 올바른 가치를 알리셨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양반 천민의 신분제도로 인해 삶의 의미를 못찾고 힘들어하는 그때에, 나라를 잃고 민족적인 절망스러운 상황에서 나라를 찾기 위해서는 민족적인 정기를 살리고, 바르게 사람들을 가르쳐야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민족 교육을 이야기하는 그 때에, 하나님께서는 우리나라에 복음의 때가 찼음을 보시고 중국이나 일본 등지에서 성경을 번역하게 하시고 그 성경을 통해 백성들을 계몽시키시고, 만족적 정기를 불어넣으시는 일을 하심으로 우리나라 방방곡곡에 복음이 흘러넘치게 하셨다. 그리고 우리나라 믿음의 조상들의 순교의 피와 땀으로 지금 우리는 편안한 믿음생활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세계가 놀라운 교회 부흥의 역사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2014년의 가을, 우리나라의 세계적인 교회의 지도자들이 교인들의 헌금으로 만들어진 교회 돈을 횡령하고 유용함으로 구속되고, 사기에 공문서 위조, 논문표절 등으로 잡혀가거나 사회적으로 비난당하는 교회의 목사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신도들을 성추행해 교회에서 쫓겨났음에도 버젓이 교회를 개척하는 목사의 파렴치함을 보면서, 나라의 건축법을 어기며 교회당을 건축하는 교회들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비난을 보면서 꽤나 석연찮은 일들이 교회 안에서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더욱이 언론을 통해 보는 세상이 이처럼 어둡고, 이처럼 사람들이 고통스럽게 사는 이유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할 교회가 그 기능을 다하지 못해서는 아닐까? 고민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요즘의 시대 모습이 이사야 때나 예례미야 때와 비슷하다는 생각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꾸 불안하게 만드는 것은 과거에 보았던 하나님의 일하심이 드러나는 또 다른 ‘때가 찬’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 때문이다. 기우일까?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