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주 전, Facebook을 시작한 후에 경험한 것을 교우 여러분과 잠깐 나누고 싶습니다. 오래 전에 헤어지고 소식을 알지 못했던 옛 친구, 선후배, 제자들뿐 아니라, 과거에 만났을지라도 스쳐 지나갔던 분들을 다시 알고 만나는 기쁨이 있었습니다. 이뿐 아니라 전에는 알지 못했던 분들, 이름으로만 알던 분들을 알게 되고 관계를 맺게 된 것도 새롭고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개인적인 차원을 넘어, 제가 두 주간의 Facebook 경험을 통해 희미하게나마 보게 된 소망이 있습니다.

20세기 끝자락부터 한국교회는 사회로부터 공공연하게 개독교라는 욕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욕을 하는 분들에게 자신 있게 아니라고 부인할 수 없을 만큼 한국교회는 세상을 향해 너무 많은 치부를 드러내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한국교회를 생각할 때마다 안타까운 심정을 거둘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이 어두운 현실 속에서도 당신의 일을 행하시리라는 복된 소망을 오직 하나님께 두고 있었고 때때로 어렴풋하게나마 그런 소망의 한 두 증거들을 보기도 했지만, 지난 두 주일 동안 저는 한국교회의 새벽이 밝아오는 여명을 엿본 느낌입니다.

첫째로 신실하게 복음을 붙잡고 교회를 섬기시는 여러 목사님들을 만난 것입니다. 대부분 젊은 분들로 보였습니다. 큰 교회에 들어가서 안정된 삶을 추구하는 대신, 다소 어렵고 불편하더라도 복음을 신실하게 전하고 가르치는 길을 선택한 목사님들로 보입니다. 한국으로 들어가시는 교우들께 소개할 수 있는 좋은 교회들이 많지 않다고 느껴왔지만, 숨겨진 좋은 교회과 목사님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보고 저는 기뻤습니다.

두 번째로는 목사가 되려고 준비하는 분들을 만나게 된 것인데, 돌아보건대 그들은 과거에 제가 신학을 준비하던 시절에 비하면 저와 비교할 수 없이 복음을 선명하게 깨닫는 환경 가운데 있을 뿐 아니라 신학적으로도 훨씬 더 견고하게 준비되고 있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다음 세대에 하나님의 교회의 강단이 이런 복된 주의 종들을 통하여 회복될 것을 생각하면서 저는 참 감사하고 기뻤습니다. 이들이 참된 경건 가운데 잘 준비되도록 기도해야겠다는 부담이 많이 생겼습니다.

세 번째로는 한국교회에 각성된 성도들이 많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목사로서 부끄럽다고 느끼지 않을 수 없을 만큼 복음의 도리를 바르게 깨닫고 바른 교리를 열심으로 추구하고 자신의 삶을 그 일에 헌신하고 드리는 남녀 성도들을 본 것입니다. 그들은 목사도, 신학생도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유명한 목사나 큰 교회가 아니라 이런 성도들을 통하여 당신의 거룩한 일을 이루어가신다고 생각할 때 감사함이 넘쳤습니다. “주여! 이들을 더 깊은 은혜로 인도하시고 써주시옵소서.”

네 번째로는 신학적으로 잘 준비된 경건한 한국신학자/목사님들을 몇 분 보게 된 것입니다. 그전에 신학자가 없었다는 말은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저들을 통해서 한국교회의 신학의 내용이 더 부요해지게 하시고, 무엇보다 하나님을 경외하게 하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한국교회 전반에 더 깊어지게 해주시기를 구하는 마음이 생겼습니다.

Facebook을 하면서 만난 뜻밖의 많은 형제와 자매들을 인해서도 이렇게 기쁘고 감동이 있는데, 하늘나라에서 전혀 예상치도 못했던 형제와 자매들을 만나게 될 때에 우리가 느끼게 될 감동은 말로 형언할 수 없을 것입니다. 게다가 여명이 아니라 정오의 밝은 빛보다 더 빛나는 하나님의 영광의 빛 아래서 모든 것을 보게 될 테니 말입니다.

김형익 목사(죠이선교교회, 저서 "우리가 하나님을 오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