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은 산상 수훈을 말씀하시면서 온유한 자는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마태복음5:5)’이라고 말씀하신다. ‘온유’라는 말은 야생말을 길들여 주인의 말에 순종하게 만들어졌을 때 ‘말이 온유해졌다’고 말한다. 따라서 온유라는 말은 겸손함과 함께 주인의 명령에 순종하는 것을 말한다. 온유한 자의 복을 말씀하신 주님은 ‘온유’와 짝으로 ‘화평’을 말씀하신다. 화평이라는 말은 혼란이나 전쟁의 반대의 상태로 화평에 해당하는 히브리어를 샬롬(shalom)이다. 샬롬은 ‘안녕’을 의미하기도 하고, 하나님과 혹은 이웃 나라와 또는 이웃과의 ‘우호적인’관계를 나타낼 뿐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로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주시는 평화를 의미한다. 더 나아가 화평은 종말에 하나님의 나라에서 하나님의 백성들이 누릴 수 있는 삶의 상태이다. 이런 상태는 하나님께 순종함으로 즉, 온유함을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온유하다’는 것은 하나님 백성으로서 하나님께서 주시는 shalom을 이 땅에서 이루어 나가는 근본이 된다.

그래서인지 당연히 구약에서는 하나님께 대하여 ‘온유’라는 말을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고, 민수기에서 모세를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민12:3)’라고 평가한다. 야생마 같던 모세를 하나님께서는 40년 동안 길들여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온유한 자로 세우신 것이다. 그런 모세도 민수기 20장에서 ‘너희가 어찌하여 여호와의 회중을 이 광야로 인도하여 우리와 우리 짐승이 다 여기서 죽게 하느냐 / 너희가 어찌하여 우리를 애굽에서 나오게 하여 이 나쁜 곳으로 인도하였느냐 이 곳에는 파종할 곳이 없고 무화과도 없고 포도도 없고 석류도 없고 마실 물도 없도다(민수기20:4-5)’라고 불평하는 이스라엘 사람들 앞에서 ‘지팡이를 가지고 네 형 아론과 함께 회중을 모으고 그들의 목전에서 너희는 반석에게 명령하여 물을 내라(민수기20:8)’는 하나님의 명령을 들은 모세가 ‘그의 손을 들어 그의 지팡이로 반석을 두 번 치니 물이 많이 솟아나오므로 회중과 그들의 짐승이 마(민20:11)’시게 된다. 그러나 모세가 반석을 두 번 친 행위를 하나님은 ‘나를 믿지 아니하고 이스라엘 자손의 목전에서 내 거룩함을 나타내지 아니한(민수기20:12)’ 것으로 말씀하신다. ‘온유’했던 모세는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믿지 못함’으로 인해 본래 가지고 있던 야생마의 기질이 나왔고, 결국 가나안 땅에 들어갈 수 없었다.

‘온유’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품성이고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 즉 의를 이루게 하는 바탕이 되기 때문에 온유한 자들은 의에 굶주리고 목마른 자들이 된다. 그리고 온유함을 바탕으로 화평을 이루려는 자들은 의로 인해 핍박을 당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는 믿음의 사람들이 된다. 예수님은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나의 멍에를 메고 내게 배우라 그리하면 너희 마음이 쉼을 얻으리니 / 이는 내 멍에는 쉽고 내 짐은 가벼움이라 하시니라(마탭고음11:29-30)’라고 스스로 온유하심을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하나님의 일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겸손하실 뿐 아니라 그 마음이 하나님께 고정되어 있다는 의미이고, 따라서 왕으로 이 땅에 오셨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하나님의 뜻을 드러내시는 예수님이야 말로 온유함의 모델이시다. 우리는 예수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자들이다. 그렇다면 ‘하나님과 같이 걷는 우리들’의 삶에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온유함이 가득해야 하지 않을까?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 성경연구원 세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