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수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저는 안길웅 전도사와 함께 모처에서 조용히 개인 수양회를 가졌습니다. 때때로 기도원에 가서 부르짖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물론 이 지역에도 기도원과 같은 곳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한국의 상황에 비하면 아쉬울 때가 적지 않습니다. 지난 주에는 새로운 장소에서 시도해보았습니다. 부르짖는 기도는 하기가 어렵고 찬송을 크게 부를 수도 없었지만 조용히 기도 속에서 하나님과 교제하고 하나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보내는 더 없이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과거 수도원에서 수도사들이 아침과 밤에 기도하고 성경을 묵상하고 연구하며 노동하면서 시간을 보냈듯이, 조용히 하나님 앞에서 보낸 시간들이 참 좋았습니다. 안 전도사는 『우리가 하나님을 오해했다』를 거기서 다 읽었습니다. 묵상의 시간을 충분히 가지다 보니 틈틈이 가진 나눔들도 실하고 유익했습니다.

기독교는 속세를 떠나 산 속으로 들어가거나 수도원을 만들어 격리된 채로 거룩한 삶을 지키라고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리스도인에게 일상은 거룩한 것이고, 우리는 그 모든 일상을 거룩하게 만들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하지만 때때로 우리는 특별한 시간을 확보해서 하나님과 만나고 그 교제 속에 깊이 들어가고 싶은 영적 정서의 필요를 느낍니다. 마치 우리가 주 7일 하루 24시간 노동만 하고 살지 않고 노동과 휴식을 겸하여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휴가가 필요한 것처럼 말입니다. 하나님의 사람들에게는 영적인 휴가가 꼭 필요합니다. 휴가가 일의 생산성에 도움이 되듯이, 영적 휴가도 우리의 삶에 큰 유익을 가져다 줍니다. 날이 무뎌진 도끼로 하루 종일 나무를 찍는 사람보다 날을 갈기 위해서 잠시 나무 찍는 일을 멈추는 것이 더 지혜로운 일인 것과 같습니다.

영적 휴가는 일정과 프로그램을 짜고 준비하고 거기에 맞추어서 뭔가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완전한 자유함 가운데서 휴식을 하면서 기도와 묵상을 위해서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고 그 속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혼자서 영적 휴가를 가질 수 있습니다. 때로는 두 세 사람이 함께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지난 주 안 전도사와 저는 아침을 먹고 1시간 반 정도, 잠 자기 전 1시간 반 정도의 시간을 기도와 묵상을 위해서 사용했고 하루 1시간 정도의 운동(노동?) 그리고 독서와 글쓰기(저에게는 설교 준비)에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육신을 위한 휴가만이 아니라 영혼을 위한 휴가는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김형익 목사(죠이선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