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가 우리나라에 들어와 복음을 증거 하면서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했던 우리나라 초대교회는 어두운 우리나라 사회의 빛이었다. 우리나라 초대교회는 남녀 차별을 철폐하자는 주장을 통해 여성의 가치가 새롭게 인식되었고, 남자와 여자의 동등한 권리와 삶을 이룰 수 있는 근간이 되었고, 사회적으로 소외당하며 의무만을 요구 당했던 사람들에게도 사람으로서의 권리를 일깨움으로 참 어둡던 나라의 빛으로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탐관오리로 인한 억울함을 개신교 선교사에게 하소연했고, 교육을 받지 못했던 여자들은 선교사가 세운 학교를 다님으로 사회적인 역할을 감당할 수 있게 되었고, 만들어 놓고 한자에 밀려 사용하지 못하고 있던 한글이 성경의 보급과 함께 우리말로 정착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 개신교가 찾아 옮은 어둠에 비취는 하나님의 빛 그 자체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교회는 힘들고 어려운 사람들에 대해 무관심해졌고, 교회의 안녕과 교회의 부유함을 지키기 위해 교회의 힘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그래서인지 신학생들 사이에서는 교회에도 일종의 골품제도가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만들어졌고, 하나님께 대한 믿음보다는 힘있고 부유한 사람들이 교회를 좌지우지하는 현실이 되었고, 하나님의 영광보다는 교회를 과시하고 사람을 드러내는 일에 몰두하게 되었다. 그리고 교회가 이웃의 아픔과 삶에 무관심해질 때마다, 교회가 인간적인 안목에서 조차 교회답지 못해 보이는 일을 할 때마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를 떠났다. 급기야 1995년에서 2005년까지의 종교인구 변화에 대한 통계청의 통계에서는 천주교, 불교, 원불교 등 모든 종파가 성장했는데도 불구하고 개신교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이런 개신교의 마이너스 성장에 대한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이유 중의 하나가 ‘개신 교회는 사회적인 아픔을 함께하지 못한다’고 말하며 교회를 떠나 천주교로 간 사람들의 말처럼, 과거 개신교회가 우리나라에 발을 디디면서 보여주었던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고, 이 땅에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위해 싸웠던 모습이 없어졌다는 데 있다. 지금 한국 사회 안에서 천주교는 이웃의 아픔에 동참하는 교회라는 인식이 생겼고, 그렇기 때문에 천주교는 성장한다. 그래서인지 교황의 방한을 맞아 세월호 참사 같이 그렇게 엄청난 일 앞에서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던 사람들이 교황의 방한 이전에 세월호에 대한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법석을 떨고 있고, 그렇게도 많은 문제와 아픔을 나라에 말해도 소용없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은 사람들도 교황을 만나 자기들이 겪은 어려움과 문제를 직접 호소하겠다고 난리들이다.

교황의 방한을 게기로 개신교에서도 갑자기 카돌릭 교회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졌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로마 카돌릭에 대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는 것보다 에베소 교회를 향해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 그러므로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 만일 그리하지 아니하고 회개하지 아니하면 내가 네게 가서 네 촛대를 그 자리에서 옮기리라(요한계시록2:4-5)’는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며, 우리 교회가 잃어버린 하나님께 대한 사랑을 회복하는 것 아닐까?

교황이 우리나라에 온다. 개신교 목사로서 많은 사람들이 교황의 방한에 의미를 두고, 기대를 갖는 모습이 부럽고, 부끄러운 이유는 무엇인가?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