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송(澗松) 전형필 선생(1906-1962)은 우리 민족의 보물을 지킨 위인이다. 20대에 부친의 논 800만평(4만 마지기) 유산으로 받아, 그 전 재산을 팔아 조선시대의 작품들을 구입했다. 간송은 1938년 성북동 97번지에 "보화각"(현 간송미술관)이라는 개인박물관을 조성하여 일본인으로 흘러가는 민족문화재를 수집하여 보관하기 시작했다.  간송이 수집한 겸재 정선의 작품은161점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의 소장 작품보다 40점이 많다. 혜원 신윤복의 풍속화 30점은 기와집 25채 값인 2만5000원으로 구입했다고 한다.

그러한 많은 작품의 수집보다 더 위대한 것은 "훈민정음 혜례본"을 구입한 것이다. 간송 선생은 해방 전 1942년 극도로 불안한 정국에 남로당이 자금을 확보하기 위해서 "훈민정음 혜례본"을 판매할 때에 구입했다. 전쟁에서 피난을 할 때도 "훈민정음 혜례본"은 몸에 꼭지니고 다녔다고 한다. 간송이 지킨 "훈민정음 혜례본"은 국보 70호로 지정되었다.

간송은 서화나 도자기를 구입할 때에는 값을 흥정하지 않고 부르는데로 값을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1937년 도쿄에서 청자를 수집하던 영국인 가스비가 청자를 판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도쿄로 갔다. 간송은 가스비에게 고려청자는 반드시 조선사람에게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원하는 가격을 말하라고 했다고 한다. 가스비는 기꺼이 응했고 가격은 비밀에 붙혀졌지만 당시 간송은 공주의 땅 5000석 전답을 팔았다고 한다. 그 청자도 국보로 지정되었다.

서울시 도봉구 방학동에는 민족문화유산의 수호자 간송 전형필 선생의 가옥이 문화명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간송 선생의 가옥은 2012년에 등록문화재 521호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