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가 난지도 100일이 넘었다. 구원파 교주 유벙언씨는 주검으로 돌아왔고, 그래서 또 여러 사람들의 말거리가 되고 있다. 방송을 통해 드러난 내용으로 보면 유병언씨는 구원파교회를 이용해 자기 뱃속을 불린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구원파 내에서는 유병언을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는 것같다. 그래서 아직도 유병언은 그의 삶과는 관계없이 구원파에게는 절대적인 사람이다. 하지만 이런 맹신적 현상은 구원파같은 이단집단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특별히 교회에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교인들을 축복하는 목사를 ‘하나님의 대리자’로 생각하여 목사를 마치 하나님처럼 여기는 순수한 믿음의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순진한 교인들을 이용해 마치 자신이 하나님인 것처럼 행세하는 목사들로 인해 하나님의 교회가 가져야 하는 교회의 거룩함과 순결함이 파괴되고, 교회가 교회로서의 존재 가치를 잃게 되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근래 몇몇 교회에서 논문을 표절하고, 거짓을 말하고, 교회 재정을 자기마음대로 유용하기도 하고 심지어 여자문제로 세상의 지탄을 받는 목사일지라도, 또 제기된 목사의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해결된 것이 없어도 ‘우리 목사님이니까...’ 받아들이는 것은 어떤 면에서는 유병언을 따르는 구원파 교인들의 맹신적인 태도와 별 다름없어 보인다.

사도행전 3장에서 베드로는 성전 미문에 앉아 있는 앉은뱅이에게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이것을 네게 주노니 나사렛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일어나 걸으라(행3:6)’고 명령하고, 앉은뱅이를 일으켜 세운다. 앉은뱅이는 ‘발과 발목이 곧 힘을 얻고 / 뛰어 서서 걸으며 그들과 함께 성전으로 들어가면서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하며 하나님을 찬송하(행3:7-8)’게 되었다. 그러자 앉은뱅이를 알던 사람들은 앉은뱅이가 걸어 다니는 것을 보고 놀랐고, 앉은뱅이의 증언을 통해 앉은뱅이를 고쳐준 사람이 베드로와 요한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때 베드로는 앉은뱅이의 나음을 통해서 그리스도를 증거하며 ‘그 이름을 믿으므로 그 이름이 너희가 보고 아는 이 사람을 성하게 하였나니 예수로 말미암아 난 믿음이 너희 모든 사람 앞에서 이같이 완전히 낫게 하였느니라(행3:16)’라고 말한다. 루스드라에서 바울이 만난 사람을 누가는 ‘발을 쓰지 못하는 한 사람이 앉아 있는데 나면서 걷지 못하게 되어 걸어 본 적이 없는 자(행14:8)’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바울의 말을 듣고 있던 그 사람을 바울이 볼 때 ‘구원받을 만한 믿음’이 있음을 알게 되었고, 그를 일으켜 세웠다(행14:10). 이때도 성전 미문에서의 사건 같이 사람들은 바울과 바나바를 주목한다. 그리고 예루살렘에 있던 사람들보다 한 술 더 떠서 ‘신들이 사람의 형상으로 우리 가운데 내려오셨다 하여 / 바나바는 제우스라 하고 바울은 그 중에 말하는 자이므로 헤르메스라 하더라 / 시외 제우스 신당의 제사장이 소와 화환들을 가지고 대문 앞에 와서 무리와 함께 제사하고자(행14:11-13)’하는 소란을 피운다. 그때 바울은 ‘우리도 여러분과 같은 성정을 가진 사람이라 여러분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은 이런 헛된 일을 버리고 천지와 바다와 그 가운데 만물을 지으시고 살아 계신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함(15절)’이라고 말한다.

베드로나 바울은 예수님의 본을 따라 초대교회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 스스로 낮아지고 하나님을 높임으로 교회의 기초가 된 분들이다. 하나님의 교회가 온전하게 세워질 수 있는 원리가 여기에 있지 않을까? 우리 교회가 섬김과 낮아짐을 기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