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람서원 고경태
2024.02.01
정이철 목사는 칼빈의 "a gift of immortality"를 "영생의 은사"라는 번역을 그대로 받아, "아담 영생론"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서 고경태는 immortality는 조건적인 수준이었다고 제시했다(창 2:16-17). 이에 김리훈은 아담의 immortality를 거부했는데, "아담에게 immortality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정이철 빼고는 없다. 그런데 정이철은 immortality를 '영생'이라고 번역해서 주장하는 것이 해프닝이다. 누구든지 아담에게 주어진 생명은 조건적(선악과를 먹지않음)에 의해서 유지된다. * 그 유지는 기간에 대해서 전통적 이해(약 3시간, 금요일에 타락해서 안식일을 지내지 못함, 이레니우스)에 대해서 서철원은 안식일을 지났을 것(12시간 이상 그리고 어떤 때까지)이라는 제언이 있을 뿐이다(서철원, 그리스도론, 138).
정이철의 황당한 주장은 포기가 없다. 그것은 "베자를 칼빈의 부적절한 후계자"로 지목한 것이다. 베자는 칼빈의 후계자이지만, 칼빈의 동역자이다. 테오도르 베자(Theodore Beza, 1519~1605)는 칼빈과 10살 차이인 동역자이고 후계자이다. 1559년 칼빈이 설립한 제네바아카데미 초대원장은 칼빈이 아니라 베자이다. 칼빈과 베자는 동일하게 공격을 받을 위인이다. 칼빈은 공격 속에서도 감춰지지 않고 연구되는 위인이고, 베자는 상대적으로 감춰져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다. 칼빈과 베자를 공격한 무리는 동일하게 개혁파에 위해적인 요소로 보아야 한다. 칼빈을 존경하면서 베자를 싫어하는 것은 부당하다. 칼빈을 공격하기 위해서 베자를 공격한다는 결코 나쁜 전략이 아니다. 공격하기 위해서 약점을 공격하는 것은 매우 정상적인 전략이다. 베자를 가장 괴롭힌 대표적 위인은 알미니우스이다.
그럼 베자가 개혁파의 약점일까? 그럴 것 같다. 상대적으로 베자에 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베자가 신학 분야보다 사본에 깊은 업적이 있기 때문에 그럴지 모른다. 베자 사본(Codex Bezae(D) 혹은 캠브리지 사본 Cantabrigiensis)은 사본학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갖는다. 베자 사본은 5-6세기의 대문자 사본(大文字寫本)으로, 그리스어와 라틴어가 대조되어 있다.
베자에게 “개신교 스콜라주의(Protestant Scholasticism)” 라는 칭호가 붙기도 한다. 베자가 개신교 스콜라주의일까? 개신교 스콜라주의가 무엇일까? 개신교 스콜라주의는 무조건 배격되어야 할 범주일까? 절대 그럴 수 없다. 개신교 스콜라주의가 완전하지 않지만 완전히 폐기될 사안도 아니다. 개신교 스콜라주의는 우리 믿음의 역사에 있는 정통 계열 산물로 보아야 한다. 개신교 스콜라주의를 거부해서 루터파에서 경건주의가 형성되었고, 개신교 스콜라주의를 거부해서 알미니안이 발생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경건에서 삶을 강조했다. "복음선포의 선명성"을 강조하는 것이 개혁파의 공통 개념이다. 복음선포가 선명하게 유지될 수 있도록 지향하며 돕는 것은 개혁파이며, 다른 어떤 빌미를 통해서 복음선포를 약화시키는 것은 개혁을 싫어하는 역(conter)개혁주의이다. 복음선포는 합리적 언어를 유일한 도구로 삼기 때문에 합리성을 높이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언어의 합리성으로 복음 선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명확하게 기억해야 한다.
“개신교 스콜라주의(Protestant Scholasticism)” 더 개혁적일까? 덜 개혁적일까? 그것에 대해서 정확하게 답변하기 어렵다. 시대와 지역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복음 연구가 학문에 갇히게 되는 것은 부당하며, 복음 선포를 위한 신학 연마가 되어야 한다. 그럼에도 칼빈은 순수 학문을 목적으로 복음과 교리를 연구하도록 교회에 배치하도록 했다. 이러한 학문을 사랑하는 모습이 네덜란드 개혁파에서 독립한 첫 도시에 대학을 설립한 것이다. 칼빈파의 동일한 모습은 학문과 거룩을 사랑한 것이다.
정이철은 칼빈과 후기 개혁파의 불연속을 주장한다. 불연속은 칼빈 신학의 단절을 의미한다. 칼빈 신학이 후기 개혁파 진영에서 활발하게 전개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칼빈과 단절로 평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우리는 스코틀랜드 교회의 신앙이 아닌 미국 장로파 신앙을 전수받은 교회이다. 베자를 단절로 평가하면 우리에게 전달된 신앙은 오류가 되어 버린다. 베자는 앤드류 멜빌(Andrew Melville, 1545-1622)과 제네바에서 깊이 교류한 선생이고, 장로교의 아버지(Father of Presbyterianism)는 존 낙스가 아니라 앤드류 멜빌이다.
정이철은 베자에게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 있다고 제시했다. 그런데 베자의 어디에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 있는지를 제시해야 한다. 필자는 슈타인메츠가 그렇게 주장한 것을 신호섭의 논문을 통해서 알았다. 신호섭도 베자가 어디에서 주장했는지 밝히지 않았다. 슈타인메츠의 저술인 Reformers in the Wings: From Geiler von Kaysersberg to Theodore Beza에서 요한 카이저스베르크(Johann Geiler von Kaysersberg, 1445-1510)는 인문주의자로서 로마 교회 사제였다. 슈타인메츠의 작품은 Kaysersberg와 베자를 연속성 관점에서 집필한 것으로 보인다. 필자는 플라키우스의 저술에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의 어휘를 사용한 예를 제시했다. Flacius also used the debate as an occasion to develop explicitly the distinction between Christ’s active(his obedience to the law) and passive(his payment of sin on behalf of human race) righteousness in his work(concerning Righteousness vs. Osiander), (1552년, p. 20-21). 순수-루터파의 플라키우스와 멜랑톤의 필립파 모두는 오시안더의 의화 체계를 거부하고 부정했다. 플라키우스는 오시안더의 신성의 주입 체계를 배격하면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 그리고 그의 사역 안에서 의를 제시한 것이다. "그리스도께서 하나님의 법을 지켰다 혹은 하나님께 순종했다"는 것은 성경 말씀이다. 그러나 능동적으로 순종한 것과 수동적으로 순종했다는 것은 사색이다. 그리고 사색을 더해 능동적으로 순종해서 획득한 의가 있다는 것으로 진행했고, 그 획득한 의를 신자에게 전가시킨다고 한 것이다. 그러한 주장은 성경에 없다.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에서 제공한 논쟁이 발생하면 성경이 말씀한 곳에서 멈추라고 한 사례가 좋은 심판이 될 것 같다.
정이철은 베자의 어떤 저술에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 있는지를 밝혀야 한다. 그를 정죄하려면 반드시 명확한 근거를 밝혀야 한다. 두 세 사람의 증언을 듣고 판단할 수 없다. 사람의 증언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 반드시 베자의 텍스트에서 전후 문맥을 고려해서 확인한 후에 판단해야 한다. 정이철은 "그리스도의 능동적-수동적 순종 개념이 베자를 통해 확실하게 등장했음을 알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의 근거에 베자의 글은 1%도 없다. 베자의 글을 이남규의 인용문에서 가져와서 반복했다. 그것은 정죄를 위해서는 반드시 직접 베자의 글을 보아야 한다.
베자는 자신의 책 <질문들과 해답들> (Quaestiones et responsiones, 1570 and 1576)에서 그리스도의 수동적 순종의 전가와 능동적 순종의 전가를 구분하여 이렇게 설명하였다:
“율법 아래로 오셔서 모든 의를 성취하시고 우리 죄에 대한 마땅한 형벌을 지불하셨다. 사도는 이 둘을 순종이라는 이름으로 이해하였다” (Lee 2021, 175).
“그러므로 당신은 말하기를,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의롭게 된 것이, 즉 의로운 자로 인정되고 선언된 이유가 그리스도의 순종이 우리에게 전가되었기 때문인데, 이 순종이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니, 즉 우리 죄에 대한 만족과 모든 율법의 의에 대한 완전한 완수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답: 그렇다” (Lee 2021, 178). 출처 : 바른믿음(http://www.good-faith.net)
정이철 인용한 이남규의 글에는 베자가 "순종이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까지 진술되어 있다. 그러나 "두 부분이 능동적이고 수동적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진술이 없다". 스포츠 게임에서 비디오 판독이 있다. 비디오 판독의 미학은 지목한 반칙만 판단하는 것이다. 만약 판독하는 과정에서 다른 반칙이 발견되면 어떻게 할까? 그 팀은 비디오 판독을 두 번할 수 없다. 그래서 지목한 반칙이 반칙이 아니고, 발견된 반칙으로 반칙 판정을 할 수 없다. 인간의 판단은 그렇다. 정이철의 판단은 판단은 "전지적(omniscient perspective)"으로 보이는데, 일단 정이철 목사 당사작 전지적 자질을 갖추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고, 근거된 자료 범위에서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 판단의 정확성을 검증할 수 있다.
정이철 목사가 데오도르 베자를 칼빈의 부당한 후계자로 설정한 것은 부당하다. 어느 누구도 100% 카피로 계승할 수 없다. 베자는 칼빈의 옆에서 칼빈의 개혁이 성공하도록 도운 유력한 한 사람이다. 그리고 프랑스 개혁 교회를 돌보며, 스코틀랜드, 잉글랜드, 네덜란드 사역자들과 교류했다. 프랑스 개혁교회(위그노)는 위그노 전쟁을 수행했었고, 잉글랜드 퓨리턴은 장로파가 우세했고, 네덜란드 개혁파는 알미니안을 배격했다. 그러나 후에 프랑스는 퐁텐블로 칙령(1685년)에 의해서 위그노가 추방되었고, 퓨리턴은 독립파에 의해서 장로파가 축출되어(1648년) 독립파에서 국교회주의가 되었고, 스코틀랜드와 네덜란드는 개혁파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베자와 같은 탁월한 지도자가 계속있었다면 프랑스 개혁파(위그노 전쟁, 1562-1598: 낭트 칙령)와 잉글랜드 퓨리턴의 장로파가 유지되었수도 있다. 단 역사 해석에 가정을 넣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시도한 것은 베자가 개혁파 신학에서 중요한 위인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우리 아픈 개혁파의 역사에서 한 디딤돌을 놓은 믿음의 사역자에 대한 합당한 예우가 있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