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공격>(이창우 번역, 카리스, 2021)은 키르케고르(Sören Kierkegaard, 1813-1855)가 1848년 저술한 <기독교 강화, Christian Discourses>는 4부분 중 3부분으로 “뒤에서 상처를 주는 생각 - 덕을 세우기 위하여(Tanker som saare bagfra- til Opbyggelse: (영역) Thoughts That Wound from Behind — for Upbuilding)”를 번역자가 만든 제목이다. 이창우는 키르케고르의 <기독교 강화> 전체 4부의 강화 중에서 이 작품은 가장 비판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래서 번역자가 조금 난해한 제목이 아니라 선명하고 강력한 제목으로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
덴마크어는 우리에게 상당히 생소한 언어이다. 그런데 이창우는 키르케고르에 매료되어 덴마크어를 공부했는지 궁금하다. 덴마크어에서 우리말로 번역한 것은 적지 않게 놀라운 일이다. 이창우 목사는 덴마크어 교본과 영어 번역을 비교하면서 번역을 진행했다고 소개한다. 덴마크어 사용자의 사상의 감화력이 그렇게 컸다면, 대한민국어 사용해서도 깊은 사상의 감화력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The essentially Christian needs no defense, is not served by any defense — it is the attacker, to defend it is of all perversions the most indefensible, the most inverted, and the most dangerous — it is unconsciously cunning treason. Christianity is the attacker — in Christendom, of course, it attacks from behind.”
번역자는 표지에 “기독교를 방어하는 것은 무의식 중에 생긴 교활한 반역이다” 그리고 “기독교는 본질적으로 공격자다”라고 <기독교 공격>의 핵심 문장을 소개하고 있다.
키르케고르의 공격적 표현은 슐라이어마허의 <종교론>, 변호적 목적으로 진행한 것에 대한 대비로 느껴진다. 슐라이어마허는 “종교를 멸시하는 교양인에 대한 변론”으로서 <종교론>이다. 즉 교회 밖에서 교회를 향한 비판에 대한 변호이다. 그런데 키르케고르는 부패한 교회를 향한 공격이다. 즉 부패한 교회를 향해서 밖에서 외치는 철학자의 소리이다. 즉 ‘공격’에서는 칼날의 방향을 확인해야 한다.
키르케고르는 덴마크 교회(루터파 교회)에 대해서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는 철학자, 실존주의 철학자이다. “철학자와 신학자”와, “신학자와 철학자”의 차이는 크다. 어거스틴은 신학자이며 철학자이다. 스피노자, 키르케고르, 헤겔 등은 철학자이자 신학자이다. 그들은 신학 분야에 강력한 영향을 준 저서를 집필했다. 스피노자의 <신학정치론>, 헤겔의 <종교철학> 등은 신학 분야에 접근한다. 철학자이자 신학자들은 교회와 관계 없이 신학 사유를 한 위인들이다. 키르케고르가 당시 부패한 루터파 교회를 신랄하게 비판했다고 하며, 기독교 회복을 주창했을 것 같다. 그러나 그것은 사회 구조 회복을 위한 것이지 교회의 기능과 관계가 없다.
키르케고르는 매우 심오한 언어를 구사한다. 키르케고르가 표현하는 역설적 문장을 만나면 지성이 마비될 것 같다. 그리고 그 당황과 혼란 속에서 등장한 도약(reap), “믿음의 도약”에서 스스로 구원을 받게 될 것 같다. 키르케고르의 번역자 이창우는 번역과 함께 어려운 사상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을 부기하면서 진행했다.
한국 교회는 키르케고르가 비판했던 덴마크 교회보다 더 부패했을지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시대에 키르케고르의 열정이 등장해야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패한 교회를 개혁하는 방식과 부패한 사회를 개혁하는 방식은 전혀 다르다. 교회는 부패한 이유는 너무나 단순하다. 교회가 부패한 이유는 교회가 성장하지 못하는 이유와 같다.
키르케고르는 교회를 향해서 “그리스도를 따르라”고 외치는 것 같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현재의 (덴마크 교회의) 모습은 그리스도를 따르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주장은 선지자적 외침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현상은 기독교 사회에서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교회와 사회 구분이 없는 기독교 사회이기 때문이다. 교회와 사회가 엄격하게 구분된 대한민국에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오히려 대한민국에서는 과도하게 사회 속으로 들어가려는 교회 모습에 대해서 비판해야 하지 않을까? 또한 그의 강력한 외침이 그가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증명하지 못한다. 복음에 가난과 고난이 병행할 수 있지만, 가난, 고난, 고독이 복음의 핵심 가치가 아니다. 또한 ‘사랑’은 너무나 포괄적이기 때문에 사랑으로 어떤 상태를 규정할 수 없다. 키르케고르가 “단독자”로서 “사랑”으로 추구할 수 있겠지만, 신에게 받은 직분을 받은 바울도 교회에 인증를 받으며 동역하며 한 믿음을 추구했다. 종교개혁가들은 교회 안에서 교회를 개혁한 신학자였고, 키르케고르는 교회 밖에서 교회를 비판하는 실존주의 철학자이다. 키르케고르는 1차 세계대전 발발 전이고, 1,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실존주의는 너무나 크게 변화한다. 키르케고르 약 100년 후인 1946년 샤르트르는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다⟫(L'existentialisme est un humanisme)라는 저술로 “실존과 본질 관계”에서 실존이 선행하는 것으로 역전시켰다.
키르케고르는 교회의 설교자에 대해서 비판을 가했다. 키르케고르는 “여호와의 집에 들어갈 때 네 발을 삼갈지어다”라는 반복으로 내용을 전했다. 이 때 설교자에 대한 매서운 비판이며, 그러한 설교자가 있는 곳에 들어가는 것에 대한 경계로 받을 수 있다. 키르케고르는 많은 성경 구절을 근거해서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성경은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세우는 목적이 있는 계시말씀인데, 키르케고르는 성경으로 교회를 비판하는 것에 사용하고 있다. 그 비판이 교회를 세웠을까(Upbuilding)? 아니면 사람들의 덕을 세웠을까? 그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하고 있는 현재 모습은 키르케고르가 상상했던 세계일까? 정태홍 목사는 월터 라우리의 <키르케고르 평전>(임춘갑 역, 다산글방, 2007)에서 키르케고르의 넓은 휴머니즘은 로마 카톨릭적 신앙이었다고 소개했다.
한 사상가의 사유를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또 당시에 고독한 철학자들의 사유는 더 독특한 체계를 갖고 있다. 그들의 독특한 사유 체계는 당시에 통용되지 못할 정도로 심오한 것이었다. 그럼에도 사후에 그들의 사상이 유통되며 많은 영향력을 발휘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