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8회 총회 리뷰(3)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 관련의 건 및 이대위 능동순종 이첩의 건"에 대해서
고경태 목사
1. 들어가면서
108회 총회(총회장 오정호 목사)에서 "그리스도의 순종"에 관한 보고 내용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내년 노회에 신학부에 보고서에 근거해서 신학 질의를 진행하려고 합니다. 그 질의의 초안 정도 되는 글로 이해해주시고, 많은 분들이 총회에 헌의해서 명확한 신학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해외에서 간단하게 포스팅한 내용을 먼저 게시한 뒤에 진행하겠습니다.
1) 능동적 순종이 개혁주의라면 웨스트민스터 고백과 사보이선언, 두 문서 중에 어떤 문서가 더 개혁주의적인지 답변을 주세요.
2) 순종교리가 있다고 햇는데, 신학부는 어떤 근거로 그 교리가 있다고 했는지 밝혀주시길 바랍니다.
먼저 우리는 총회의 성격에 대해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총회는 절대의결기구가 아닙니다. 총회는 전체의견을 조정해서 결정하는 기구입니다. 그래서 총회가 결의했어도 노회에 보고한 뒤에 의견을 경청한 뒤에 결의가 유효하게 됩니다. 총회가 결정하면 사역자들의 합의가 준행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일치된 신앙을 가져야 합니다. 일치된 신앙을 갖도록 하기 위해서 총회는 명료한 문장을 제시해야 합니다. 불확실한 문장의 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아야 합니다. 그것은 신학 이전에 질서에 대한 문제입니다. 당회, 노회, 총회의 권위는 동일하며, 신앙의 내용도 동일해야 합니다. 그럼에도 총회에 우선권을 주는 것은 당회와 당회의 충돌, 노회와 노회의 충돌에서 갈등 당사자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발생한 문제는 필연적으로 해소해야 합니다. 그 해소가 정당해야 하는데 100% 확실하게 처리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서로의 양보와 양해 등을 유도하면서 합의를 진행하게 됩니다. 신학은 그렇지 않습니다. 신학은 믿음의 주와 특별계시인 성경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입니다. 신학 결정은 거룩에 직결된 사안입니다. 위험을 노출시키는 것, 불명확한 사유 체계를 제시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2. 정이철 목사의 총회 보고서 분석
이번 신학부 결정에 대해서 항의한 정이철 목사의 분석을 먼저 살펴 보겠습니다. 정 목사는 <바른믿음, 2023.09.23 09:09>에 "만일 능동적 순종의 본래 의미(?) 그대로 추종하라고 했다면 합동은 저주 받을 교단"라는 제목으로 제시했는데, 보고서에 대한 분석이 아닌 자기 개념을 장황하게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토론은 주장 개진과 협의와 양보를 위한 자세가 필요하며, 일방적인 자기 주장을 관철해야 한다는 자세는 좋지 않을 것입니다.
정 목사는 보고서에 있는 "그 본래 의미"에서 내용을 폭발적으로 확산시켰습니다. 즉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의 본래 의미를 모두 명확하게 알지 못한 상태라고 저는 규정하고 싶습니다. 다만 정 목사는 여러 교수들이 제시한 본래 의미가 문제가 있다는 것인데, 저는 실제 근원에서 어떻게 주장했고, 현재 교수들이 그 근원과 동일하게 유지하는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 분석이 되어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정 목사가 제시한 내용을 간략하게 제시하겠다. 본문은 바른믿음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율법을 완전히 순종을 하시어 율법의 의를 이루심으로써 영생의 권리를 획득하시고, 그 권리를 행사하십니다.(김병훈 교수)
“그리스도는 죄의 용서를 확보하기 위하여 전체 율법에 소극적(수동적)으로 순종하셨을 뿐 만 아니라, 우리를 위해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고 전체 율법에 적극적(능동적)으로 순종하셨다.” (신호섭)
“두 번째 아담의 능동적 순종으로 이룬 의와 수동적 순종으로 이룬 죄사함이 우리에게 모두 전가되어 우리는 타락 전 첫번째 아담의 상태에 머무르지 않고 그가 이루지 못했던 율법의 의를 얻어 하나님과 함께 영생을 누리게 되었습니다” (김효남)
예수 그리스도의 순종이 골고다에서 이뤄졌다거나, 십자가에서 수행되었다는 지적이 없다(김재성)
예수님의 순종은 하나의 순종인데, 완전한 순종인데, 그 순종을 두 측면에서 보기 시작한 것(이승구)
그리스도의 수동순종은 단지 우리를 지옥에서 건져낼 뿐이다. 우리에게 천국의 소망을 가지게 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능동 순종이다.” (Retham의 책에 있는 존 레이)
정 목사의 비평에서만 보면 수동적 순종에서 획득한 것은 '의'가 아닌 '죄사함'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능동적 순종에서 획득한 의"로 보입니다. '획득'에 문제를 제기합니다. '획득'은 무에서 유로 진행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순종을 두 측면으로 나누는 성경적 근거가 있어야 합니다.
3. 총회보고서 분석
<총회보고서 401쪽>에 있는 3.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교리 관련의 건 및 이대위 능동순종 이첨의 건, 보고서 내용을 먼저 옮깁니다. 아래에 보고서 그림을 보고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 "그리스도의 순종교리"를 말할 때, 유일 중보자로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은 범죄한 자기 백성을 구원하시기 위한 대속적 죽음이며, 그리스도의 전 생애에 걸친 고난과 율법 아래 오심과 순종의 절정이요, 성부 하나님의 명령과 위탁에 대한 최고의 순종이다. 그러나 순종교리를 전개할 때 그리스도의 순종을 십자가의 죽음에만 국한 시켜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리스도의 지상 사역 전 생애에 걸친 전체 순종에서 다루어야 한다. 흔히 십자가의 순종을 수동적 순종으로, 또 십자가 이전의 율법을 준행하신 생애를 능동적 순종으로 구분하는 것은 그의 전체 순종을 생애의 특정 시기에 따라 두 가지 다른 종류의 순종으로 과도하게 분할시키는 것으로 바르지 않다. 그러므로 개혁신학이 그리스도의 순종을 수동적 순종과 능동적 순종이라는 두 방면의 순종이 있다고 말하는 것은 단지 그리스도의 순종이 가진 두 방면을 가리키는 것뿐이지, 두 종류의 순종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그리스도의 순종의 결정인 십자가의 죽음은 수동적 순종이면서 또한 능동적 순종의 최고 표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순종 교리에서 능동적 순종은 그 본래의 의미대로 오해 없이 바르게 사용된다면 명백한 개혁주의 전통의 교리이다.
목회 현장에서 그리스도의 순종 교리를 교훈할 때 주의할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그리스도의 순종을 설명할 때 그리스도의 전 생애에 걸친 완전한 순종을 말해야 한다.
(2)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죽음은 생애 전체 순종의 절정이며 십자가의 속량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유일한 길이다.
총회보고서의 총략은 "(1)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을 나누지 않겠다. (2) 그리스도의 전체 순종으로 진행해야 한다. (3) 그런데 두 측면으로 말하는 순종에 대해서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로 이해됩니다. 그런데 표현이 명료하지 않기 때문에 보고서의 의미가 드러나지 않아, 능동적 순종을 두둔하는 것으로 오해할 여지가 많습니다. 앞에서 제시했듯이 신학보고서는 양측 안배가 필요하지만, 명료한 의미가 드러날 수록 좋은 보고서라고 생각합니다. 양측에 대한 배려가 너무 많아, 오히려 양쪽이 모두 만족할 수 없는 보고서가 되지 않았는가? 생각됩니다. 총회보고서의 내용은 명료하지 않지만 의도에 대해서 긍정하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민감한 부분이기 때문에 어떤 여지가 허락되어서는 안되고, 판단 기준에 대해서 의견을 제시하겠습니다.
4. 총회보고서 분석
합동 총회의 교리가 무엇입니까? 이 보고서에는 합동 총회의 기준이 제시되어 있지 않습니다. 분명한 것은 합동 총회의 규범은 개혁신학이 될 수 없습니다. 개혁신학은 규범이 아닌 신앙적 학문적 규범일뿐이며, 규범적인 성격이 전혀 없습니다. 앞에서 여성안수를 주장하는 분들도 개혁신학이라는 형편이며, 칼 바르트 신학 진영에서도 개혁주의라고 하며, 곧 있으면 동성애도 개혁신학이라고 할 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총회의 규범은 명료한 규범이 있습니다. 신학부는 그 규범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2. 그렇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 교리"라는 어휘를 구사했을 것입니다. 합동 교단이 "능동적 순종 이론"을 "교리"로 채택한 것은 언제입니까? 교단의 정체성인 "교리"라는 어휘를 신학부가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합니다. 저는 합동 교단과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관한 교리"는 관계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에 대한 논의가 발생한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3. "유일 중보자로서 하나님의 아들 예수"라는 문장은 명료한 문장이 아닙니다. 핵심 신앙 문장은 매우 명료해야 합니다. "유일한 중보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딤전 2:5, 골 1:14, 요 14:6, 행 4:12)가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로서'는 "자격격 조사"로, 지위와 신분, 자격을 나타낼 때 씁니다. 틀린 문장은 아니지만, "자격"보다 "실체적 일치"를 표현하는 것이 더 명확하다고 생각합니다. '자격'은 본질에 후행한 지위가 대부분입니다. 아마도 이번 토론에 보이지 않는 갈등의 원인 중 하나일 수도 있습니다.
4. 이 토론의 한 쟁점은 "십자가의 죽음"보다 "십자가의 피의 구속의 공로"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십자가에서 흘리신 피의 구속의 효력에 좀 더 집중되어야 합니다.
5. "그리스도의 순종을 죽음에만 국한"시킨 범주는 이번 토론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피스카토르라고는 하는데, 한국에 피스카토르를 계승하는 신앙인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피스카토르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주장했는지 아는 분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피스카토르가 수동적 순종만을 주장했다는 보고인데, 보고를 실재로 받기에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이 문장은 허수아비 때리기 오류입니다.
6. 합동 교단과 총신대학교는 개혁신학에 대한 구체적인 규범을 말한 적이 없습니다. 개혁신학 혹은 개혁주의를 표방한다는 선언은 지향성이지 구체적인 규범성이 아닙니다. 그러나 판단은 지향성으로 할 수 없습니다. 판단은 판단기준이 명확해야 하며, 판단기준과 판단 사이에 일관성, 합리성이 있어야 합니다.
7. 그래서 결국 신학부는 "본래 의미"라는 추상적이고 미상의 어휘를 던지고 말았습니다. 이 어휘에 대해서 정이철 목사가 반응했습니다. 신학부가 "본래 의미"라고 했으며, "본래 의미"에 대한 규정을 제시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막연하게 "본래 의미"라고 하면 판단할 수 없습니다. 결국 신학구 보고서는 미상의 보고서가 되는 것이고, 이 보고서를 정상적인 보고서로 채택하는 것은 모두 미상의 내용을 채용하는 결과가 됩니다. 신학부 보고서는 상세하게 보고되어야 합니다. 상세보고와 간략보고 두 종류로 나눌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신학부의 상세보고서"가 존재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8. 미상에 의한 근거는 미상일뿐입니다. 즉 "개혁주의 전통 교리"라는 미상의 결과체를 또 낳았습니다. 개혁주의에 어떤 규범이 있습니까?
5. 나가는 글
이번 신학논쟁과 신학부 보고서를 보면서 도대체 신학자에게 "신학 규범과 학문 규범"이 있는가?하는 의심이 너무나 많이 듭니다. 논쟁에서 학자적 규범도 없으며 신학적 규범도 없다는 느낌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총회 보고서를 보니 그 느낌은 사실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관련해서 합신 교단에서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고, 고신도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저는 합신 교단의 결정을 보면서 합신 교단은 신앙고백서를 수정하겠다는 헌의가 되어야 정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웨스트민스터 총회에서 혼란을 겪었던 어휘가 한국 한 교단에서 다시 논의되어 채택되지 않은 어휘가 합당하다고 합의가 되어가니 자연스럽게 신앙고백서도 수정해야 정당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 때 능동적 순종을 채택하자고 주장했던 분들의 후계자로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첫째,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의 문장 어휘(순종과 만족)를 사용할 것을 제언합니다. 저는 그 어휘를 만족하지 않으며 명료한 주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일어난 십자가 죽음에 대한 이해 논의를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속죄 구도에 대한 명료한 이해는 아직까지 없습니다. 더 명료한 이해가 나오기 까지 규범적 문서의 어휘를 기준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규범적 어휘에 대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이러한 논쟁에서 갈등이 심화된다고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