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1일(화) 오후 1시, 총회 회관 2층에서 신학부(부장 한종욱 목사) 주관으로 “회심준비론 및 능동적 순종 공청회”가 개최되었다. 경건회 후에 회심준비론에 관해서 김효남 교수(총신대), 서문강 목사(중심교회 원로)가, 능동적 순종에 대해서는 김찬영 교수(대신대), 김길성 교수(총신대)가 발제했다. 공청회 자료집에는 정승원 교수(총신대)의 논문이 개제되었다. 5명 모두가 동일하거나 유사한 기조로 발제가 진행되었고, 시간은 약 1시간 정도가 배치되었다. 그럼에도 운영에서 시간을 연장하며 질의와 응답을 진행했다. 필자가 제시하는 이야기는 토론과 혼합해서 진행하겠다.

김효남 교수는 “개혁파 언약사상과 청교도 준비교리”라는 제목으로 회심준비론이 정당한 체계임을 제언했다.

김 교수는 “하나님의 주관과 인간의 책임에 관한 논쟁”으로 회심준비론을 제시하는 것은 특징이다. 이에 서철원 박사는 “인간의 자유의지를 허용”하면 결국 뉴헤이븐 신학(New Haven Theology), 유니테리언까지 수용하는 체계가 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자기의 회심준비론 뉴잉글랜드의 회심준비론이 아닌 잉글랜드의 회심준비론이라고 토론에서 발언했다. 반면 서문강 목사는 잉글랜드와 뉴잉글랜드를 총합한 청교도의 준비론의 정당성을 제언한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의 회심준비론에 대한 연구는 토마스 굿윈(Thomas Goodwin, 1600-1676)이었을 것이다. 김 교수는 칼빈이 준비에 대해서 거부했는데, 그 준비는 가브리엘 비엘(1418-1495)의 주장에 대한 비판이라고 제언했다. 그런데 김 교수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10장을 언급하면서,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 9장(자유의지)에 있는 준비(3항)가 없음에 대해서는 제시하지 않았다.

WCF 9:3. 죄의 상태에 빠진 타락에 의해, 인간은 구원에 수반된 어떤 영적인 선을 행하고자 하는 모든 능력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자연인은 그 선을 전혀 싫어하고, 죄로 죽어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의 힘으로는 회심하거나 하도록 준비할 수 없다(is not able, by his own strength, to convert himself, or to prepare himself thereunto).

※ 이 부분은 세 문서(WCF, Savoy, LBCF)에서 동일하다. 두 문서(WCF, Savoy)에 토마스 굳윈은 서명했다. 준비론에 대해 WCF나 39조 신조에 명백하게 거부한 문장이 있다.

김 교수와 서문 목사는 회심준비론에서 성령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런데 성령의 역할은 소명 이전에 역사하는 구도이다. 그래서 구원의 서정에 포함되는 관계에 대한 질문에 정확하게 답변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서문 목사는 조엘 비키의 <은혜로 말미암은 준비>에서 “일반적 사역(Ordinary Way)”이라는 책 제목을 제시했다. 비키는 “성령의 일반 사역과 율법”으로 “준비”하는 것으로 제언했다. 즉 두 발제자가 준비론에서 제언한 성령은 성령의 일반 사역인지 성령의 특별 사역인지를 명확하게 제언해야 한다.

서문 목사는 율법의 세 가지 용도로 회심준비론을 옹호했는데, 회심준비론과 율법의 세가지 용도는 명시적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두 발제자는 준비에서 성령과 율법의 역할을 제언했다.

서문 목사는 발제에서 범주화의 오류가 등장했다. 첫째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는 청교도들이 만들었다는 주장이다. 맞지만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를 거부한 청교도주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청교도주의에서 WCF를 표준문서로 인정하거나 채택하는 사역자는 누구인가? “WCF를 청교도가 만들었지만 WCF를 인정하고 유지하는 청교도주의자는 없다”가 사실이다. 둘째 청교도주의자들은 무율법주의를 거부했다는 주장이다. 청교도주의 안에서 칭의 논쟁이 있었다. 즉 모든 청교도주의가 무율법주의를 거부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잉글랜드 칭의 논쟁에서 리차드 백스터에게 무율법주의로 비판받은 진영은 존 오웬 진영이다(참고, 윤종훈, “리차드 박스터의 보편속죄론에 관한 고찰”과 “존 오웬의 칭의론” 등). 지금 청교도주의자로 자처하는 진영은 백스터의 눈에 무율법주의로 보였다.

회심준비론은 기독교 사회(명예혁명 이전, 미국 독립 이전)에서 구상되었던 체계이다. WCF, 39개 신조 등은 종교법이 아니라 국가법이고, 시민의 일반생활을 왕국이 WCF로 직접 관여할 수 있는 체계이다. 그런 사회에서 법과 교회법과 국가법이 서로 다른 체계에서 성경의 법 이해는 심각하게 구분해야 한다. 우리시대에 십계명은 오직 신앙의 법이고, 그리스도인의 양심에서 생활의 법이지만, 당시에는 신앙, 양심, 생활에서 일반 원리였다. 역사 차이를 고려하지 않고 주장하는 것, 또 미국 사회와 구조가 너무나 다른 한국 사회에 주장하는 것은 주의가 필요하다. 다만 교회의 느슨한 세례와 성찬 체계 등에 대한 경고는 언제나 유효하다.

임진남 목사는 도르트 회의의 일부를 발췌해서 질문했다(클라렌스 바우만. <도르트 신경 해설>. 손정원 역. 솔로몬, 2016).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그 자체와 불완전한 순종을 율법에 대한 완전한 순종으로 여겨 주실 뿐만 아니라, 은혜롭게도 그 믿음과 불완전한 순종을 영생의 상을 받을 만한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겨주신다는 것이다”(알미니안 주장).

“이 주장은 성경과 모순된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속량으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은혜로 값없이 의롭다 하심을 얻은 자 되었느니라 이 예수를 하나님이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셨으니’(롬 3:24-25). 또한 항론파는 간악한 소시누스가 모든 교회가 일치하여 고백한 믿음을 거슬러 그랬던 것처럼 하나님 앞에서 성경과 다른 칭의 교리를 주장하는 것이다”(도르트 교령의 반박).

이에 대한 발제자들의 명확한 답변은 없었다. 또 장은일 목사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자기가 서약한 대로 신학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회심준비론과 능동적 순종은 모두 율법과 관련되어 있다. 회심준비론은 소명 이전에 성령으로 말미암아 율법으로 준비해야 하는 것이고, 능동적 순종은 사람이 율법을 지킬 수 없기 때문에, 그리스도께서 율법을 지켜 획득한 의를 전가시켜 주어야 한다는 체계이다. 혹은 획득된 의를 전가받아 율법을 지켜 영생을 획득한다는 체계도 있다. 율법이 구원 과정의 전(前)이나 과정에서 기여하는 것인가?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야 하는 것일까? 림헌원 목사는 “아들께서 아버지의 뜻을 순종하셔서 율법 아래서 태어나 율법을 성취하시고 백성을 구속한 구주”라고 제언했다.

능동적 순종에 대해서 발제한 김찬영 교수는 능동적 순종이 역사적 개혁주의의 교리이고 성경적 가르침이라는 견해로 발제했다. 김 교수는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이 WCF의 내용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는데, “능동적 순종과 일치하는 WCF의 근거”는 밝히지 않았다. 김 교수는 “순종”에 머물렀는데, WCF에는 “순종과 죽음”으로 고백하고 있다. 김 교수는 칭의 부분에 대해서 딕스혼의 자료를 근거해서 회의 과정을 제시했는데, 합의되지 않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그래서 WCF가 능동적 순종 교리가 내용적으로 긍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용적으로 긍정”한다는 표현은 너무나 모호하다. 명문화된 “순종과 죽음”과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에 대해서 선택해야 할 문제이다. 사보이 선언과 2차런던신앙고백서에서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로 명시했기 때문이다. WCF의 “순종과 죽음” 안에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이 내포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에는 WCF의 문장이 제외되었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만을 말한다면 WCF의 “순종과 죽음”에 대해서 일치되지 않게 될 것이다. 합신 교단은 신학자들이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을 선언했고, 교단적 일치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신앙고백서의 수정에 관한 문제로 귀결되어야 한다. 신앙고백서의 “순종과 죽음”과 다른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를 제언하는 것은 곧 신앙고백서 수정에 대한 주장이 된다. 만약 두 어휘가 동일하다면, 현행 문장인 “순종과 죽음”을 사용하면 된다.

성경에 “그리스도의 순종”은 확실하게 때문에 누구도 거부할 수 없다. 그러나 그 순종을 두 측면으로 구분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전혀 다른 수준이 된다.

김길성 교수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서와 박형룡 박사의 견해를 모두 존중하는 것으로 발제했다. 비록 두 체계가 일치하지 않지만 장로교 전통 그리고 한국 장로교 전통에서 상호 공존하는 기이한 현상이지만, 신학 계승자로 선생의 가르침을 수용한 것으로 추측된다.

박형룡 박사가 바빙크, 벌코프 즉 네덜란드 개혁파(일부의) 신학 내용으로 장로교 신학 체계를 제언하면서 발생한 혼란으로 보인다. 이러한 과정에 서철원 박사가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서 박사도 초기에는 바빙크, 벌코프, 박형룡의 신학 내용을 반복했지만, 후기에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수동적 순종” 부분에서 신학적 반성을 밝혔다. 우리는 그 신학적 반성에 대해서 경솔하게 판단하지 말고, 제언한 의도를 파악하며, 더 체계적인 신학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다면, 개혁신학에 놀라운 업적을 이룰 수 있다. 서철원 박사는 박형룡 신학 체계를 극복하려고 시도했고, 김길성, 정승원 교수는 박형룡 신학 체계를 고수하려고 한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