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는 복음 설교, 교리 설교, 변증 설교가 있다. 강해설교는 복음, 교리, 변증 설교를 하는 한 방법이다. 강해설교를 통해서 복음을 설교할 것인지, 교리를 설교할 것인지, 변증 설교할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먼저 복음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이다. 싱클레어 퍼거슨은 칭의와 성화를 분리하지 않고 연결하는 것으로 복음 설교를 정의했다고 한다. 복음 설교는 성경 본문에 의거해서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을 합당하게 성도들에게 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설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경 본문에 근거하여 복음을 제시하는 것이고, 그 본문 이해를 따라서 적용이 유도되어야 한다. 개혁된 교회가 되려면 합당하게 복음이 선포되어야 한다. 그래서 교회는 합당한 설교자 양성을 위해 매우 진지하게 고민하며 투자하며 배려하며 참여해야 한다.

그런데 복음 설교와 함께 진행되어야 할 것이 교리 설교이다. 교리 설교는 캐터키즘(대, 소요리문답)을 진행하는 것이 기본이다. 신앙고백서는 복음 설교에서 충분하게 제시된다. 교리 설교는 교리 교육과 거의 차이가 없을 수도 있다. 대, 소요리 문답을 체계적으로 훈련하지 않으면 복음 설교를 이해할 수 없다.

그리고 변증 설교를 수행해야 한다. 변증적 설교는 교회를 위협하는 사상에 대해서 인지하고, 복음을 근거로해서 변증적 사유를 배양시키도록 하는 것이다. 2차 대전 이후에 교회에서 변증 설교는 사라진 것으로 보인다. 2,000년에 들어서는 변증 설교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것 같다. 팀 켈러가 변증 설교(Apologetic Preaching)를 했다고 하는데, 그의 변증은 거대 담론(문화, 상대주의, 상업주의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변증한 것으로 보인다. 변증 설교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문제 사상을 적시해서 논증 방식을 취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시대에 가장 위험한 도전은 현대 영지주의(일원론적 영지주의)이다.

변증 설교가 없는 것은 변증 신학(Christian Apologetic)이 없기 때문이다. 시대와 신학을 변증하며 진리를 바로 세우는 훈련이 필요하다. 그것은 교회를 위협하는 압력이 분명하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설교자가 그러한 방편에서 변증 설교를 하지 않는다면. 성도들이 교회를 향한 위협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다. 신천지 같은 부류의 논리 체계는 변증이 필요 없을 정도로 빈약하다. 그러한 논리 체계에 속절없이 무너지는 한국 교회의 성도들을 보면서, 지금과 상상할 수 없는 방향에서 복음에 대한 이해와 교리 이해를 구축해야 한다. 그러한 이해와 함께 교회를 위협하는 그리고 창조 질서가 무너지는 상황을 직시하고 복음 사역과 문화 사역을 전개해야 한다.

필자는 칼 바르트는 변증하고 있다. 바르트에 대해서는 코넬리우스 반틸 박사(Cornelius Van Til, 1895-1987)와 박형룡 박사(朴亨龍, 1897-1978)와 박윤선 박사(朴允善, 1905-1988)가 변증했다. 총신대학교에서는 박형룡 박사의 뒤의 변증을 서철원 박사가 진행했었다. 그러나 지금 웨스트민스터 신학교에서, 총신대학교에서, 합신대학원대학교에서 더 이상 칼 바르트에 대한 변증은 전개되고 있지 않다. 칼 바르트의 신학은 변증 이해든지 합당한 이해든지 반드시 쉬지 않고 진행되어야 한다.

변증 설교 혹은 변증 설교가 없다고 느낀 것은 마이클 리브스(Michael Reeves)의 <처음 읽는 신학자>라는 도서를 읽었을 때 든 생각이다. 마이클 리브스는 어거스틴에서 바르트까지 여러명의 신학자를 제시했다. 속사도 교부, 이레니우스, 아타나시우스, 어거스틴, 안셀무스, 토마스 아퀴나스, 마틴 루터, 존 칼빈, 존 오웬, 조다난 에드워즈, 슐라이어마허, 칼 바르트, 패커 등 12 주제로 제시했다. 참고로 알리스터 맥그래스는 <하나님을 사랑한 사상가 10인>에서 아타나시우스, 어거스틴, 안셀무스, 아퀴나스, 루터, 츠빙글리, 칼빈, 에드워즈, 바르트, 루이스로 제시했다. 그들이 신학자로 제시한 위인들은 모두 유명한 학자들은 분명하다. 그런데 이런 도서를 읽을 때에 “속사도 교부에서 패커까지” 제시된 신학자가 한 신앙 라인이 아니라는 것을 독자가 잘 이해해야 할 것이다. 맥그래스의 제시도 리브스와 유사하다. 리브스가 제시한 바르트에 대한 내용은 매우 간략하다. 저술의 특성에서 그럴 수 있겠지만, 그의 제시에서 변증적 요소는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이러한 저술이 갖는 위험은 제시된 신학자들이 모두 긍정적인 동류의 신학자로 평가될 수 있는 것이다. 자유주의 신학자 슐라이어마허와 현대주의 신학자 바르트를 변증하는 진영에서는 민감하게 보아야 한다. 리브스는 특이하게 제임스 패커(1926-2020)를 신학자 범주에 넣었는데, 아마도 유사한 신학 성향이기 때문에 포함시킨 것으로 보인다.

신학자나 설교자가 자기 사유를 객관적으로 서술하는 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위험 요소들을 지적하는 변증 직무도 수행해야 한다. 두 기능을 적극적이고 소극적인 분야로 구분할 수 있다. 변증 기능을 자기 방어를 하는 소극적 부분으로 볼 수 있지만 동전의 앞면과 뒷면처럼 뗄 수 없다. 앞면이 있으면 뒷면이 있어야 하고, 뒷면이 나오면 앞면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항상 앞면만 존재하는 것은 편향된 지식을 양산할 것이다. 교회는 항상 진리와 진리를 위협하는 세력에 대한 이해를 병행해야 한다.

교회의 기본적인 위협은 영지주의(靈知主義, Gnosticism)이다. 영지주의는 이원론 체계이다. 그런데 현대 영지주의는 일원론 체계로 변화되었다. 일신론을 주장하기 때문에 이원론적 영지주의가 아니라고 안전함을 느끼지 않아야 한다. 일신론과 일원론적 영지주의는 맥락이 같기 때문이다. 현대 영지주의는 일원론적 신비주의로 깊음을 추구하기 때문에 영적 신비와 즐거움을 충분히 제공한다. 그 깊음의 영성은 교회가 추구하는 경건과 혼돈을 일으킬 수 있다. 교회는 깊음의 영성이 아니라 항상 높음과 넓음과 긴 훈련 체계를 구축한다. 거기에는 순수한 복음 선포를 지향하는 성향을 갖는다. 복음 선포가 없는 영성 추구는 영지주의 영적 체계로 결정하자. 우리는 복음 선포에서 변증적 기능을 강화시켜야 한다고 제언했다. 변증 설교를 들으면서 성도들이 합당하게 영을 분별해서 은혜의 지식을 습득할 뿐만 아니라 거짓 지식에 미혹되지 않으며, 이웃을 선한 길로 이끌 수 있는 능력을 구비시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