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창조와 구속

일반 세계관은 창조(자연)뿐이지만, 기독교 세계관은 창조와 구속으로 나눕니다. 창조와 구속이 있는 것은 타락이 있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창조 원리에 의한 세계관이 아니라 구속 은혜에 의한세계관을 구축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창조에서 타락된 세계를 구속으로 창조 원리의 회복으로 생각하는 신학 구도가 적지 않습니다. 교회 안에는 다양한 관점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다양한 관점이 허용되지만 두 관점이 충돌될 때에는 하나의 관점을 선택해야 할 필연적 시간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사안을 놓고 결단할 때, 결단하는 방법은 다수결의나 합리성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에 있습니다.

이 진행은 이광우 목사의 <개혁주의 신앙과 여성안수>(예영커뮤니케이션, 2023)과 송명덕 목사의 <여성안수 금지 남녀차별인가>(워킹바이블, 2023)를 대조하면서 진행합니다. 이후로는 <여성안수>(이광우), <여성안수>(송명덕), 혹은 “이광호”, “송명덕”으로 사용합니다.

창세기 1-3장에서 본 남자와 여자의 관계

기독교 세계관이 창조와 구속으로 구성된다면, 목적에 합당한 기관이 있어야 합니다. 창조 기관은 가정이고, 타락 후에는 왕국(국가)가 병행되었습니다. 왕의 출현은 스스로 질서를 세우는 부당한 구조이며 죄인의 생존 방법입니다. 구속 기관은 교회입니다.

창세기 1-3장은 창조 세계에 관련한 부분입니다. 창세기 1-3장에서 교회의 직분자를 결정하기 위해서 탐구하는 것은 목적에 합당하지 않습니다. 창세기 1-3장은 남자와 여자, 가정, 그리고 타락에 대한 이해를 가질 수 있습니다.

태초에 하나님께서 창조하시면서, 여섯째 날에 남자와 여자(가정)을 창조하셨습니다. 가정은 남자와 여자가 함께 세계에 충만하는 임무를 수행하는 것이 목적입니다. 창조 명령은 단순하게 “땅을 다스리는 것”이 아니라 “땅에 생육하며 번성하며 충만하도록 다스리는 것”을 목표합니다. 참고 여러 가정 형태가 등장하는 시대 정신인데, 새롭게 등장하는 가정에는 생육과 번성과 충만에는 전혀 관계없는 형태입니다.

(창 1:27-31)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So God created man in his own image, in the image of God he created him; male and female he created them.)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하나님이 이르시되 내가 온 지면의 씨 맺는 모든 채소와 씨 가진 열매 맺는 모든 나무를 너희에게 주노니 너희의 먹을 거리가 되리라 또 땅의 모든 짐승과 하늘의 모든 새와 생명이 있어 땅에 기는 모든 것에게는 내가 모든 푸른 풀을 먹을 거리로 주노라 하시니 그대로 되니라 하나님이 지으신 그 모든 것을 보시니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는 여섯째 날이니라

창세기 1장에서 하나님께서 형상으로 사람을 창조(created)하시고,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신 목적은 남녀의 헤드십이나 동등성이 아니라,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남녀는 협력에서 생육하고 번성해야 창조 명령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그 명령을 수행하기 위해서 하나님께서 생명 유지 수단을 명시하셨습니다.

창조 기관인 가정은 남자와 여자로 구성됩니다. 그것은 생육과 번성을 추구해야 할 사명이 있기 때문입니다. 생육과 번성을 위해서는 남자가 부모의 집을 떠나 여자와 함께 가정을 구성하도록 하셨습니다.

(창 2:24) 이러므로 남자가 부모를 떠나 그의 아내와 합하여 둘이 한 몸을 이룰지로다

좀 맹랑한 문자적 이해로 그럼 여자는 부모를 떠나지 않아도 될까요? 그런데 왜 남자만 부모를 떠나도록 했을까요? 부모를 떠난다는 것은 경제 수준이 아니라 권위 수준으로 본다면 이해될 수 있습니다. 남자가 부모를 떠나 아내와 합하여 한 몸(가정)을 이루면, 그의 아내는 남편의 권위 아래 있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혼례는 아내의 집에서 진행합니다. 그래서 우리 문화는 “시집가고 장가든다”(‘婚’이 장가든다는 뜻이 되고, ‘姻’이 시잡간다는 뜻)라고 합니다. 우리 문화에서 남자는 사랑방에 거주하고, 여자는 안방에 거주하는 부부유별(夫婦有別)이 있습니다. 칠거지악(七去之惡)이라는 황당한 법도 있지만, 조강지처(糟糠之妻)라는 엄중한 법도 있습니다.

창세기 2장에서 하나님께서 남자를 먼저 만드시고 독처하심을 좋게 보지 않으셨습니다.

(창 2:18)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a helper suitable)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창세기 2:18의 시간 이해도 매우 중요합니다. 창세기 1장의 여섯째날과 동일한 시간인지에 대해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저는 창세기 1장과 2장을 동일한 시간으로 이해합니다. 여섯째 날에 대한 좀 더 구체적인 표현으로 이해합니다. 여섯째 날에 남자를 만드시고(created, 창 1:27, 형상으로 남자를 만드시고), 하나님께서 혼자 있는 것을 좋게 여기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남자의 욕구(need)로 이해하는 주해가들도 있습니다. 동물들은 짝으로 창조하셨지만, 사람은 먼저 남자를 창조하시고, 남자의 독처에 대한 해소 방편으로 돕는 자로서 여자를 창조하셨다는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아담으로 동물들의 이름을 짓도록 하시면서 혼자인 아담의 상태에 대한 이해를 주셨다는 것입니다(창 2:19).

(창 2:20) 아담이 모든 가축과 공중의 새와 들의 모든 짐승에게 이름을 주니라 아담이 돕는 배필이 없으므로

‘돕는’, ‘‘ê·zer’는 도움(help)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돕다’는 것은 능력에서 하위 개념이 아닙니다. 돕는 것은 능력이 있는 것입니다. 현숙한 여인(잠 31:10-31)이 전형적인 표현일 것입니다. 여자의 첫째 죄는 남편을 돕는 역할이 아닌 주도하며 유혹하는 역할에 선 것입니다(창 3장). 그 여자의 이탈에 아담이 편승한 것입니다.

돕는 자는 능력이 약한 자가 아닙니다. 예수께서는 섬기는 자가 제자 중에서 으뜸이라고 하셨습니다(막 10:42-44). 돕는 자는 하인이 아닙니다. 노예는 능력이 약한 자가 아닙니다. 노예교사도 있었고, 노예가 세무, 회계 일을 감당하기도 했습니다. 남자와 여자는 주종관계나 소유관계에 있지 않지만,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는 그녀의 남편을 ‘주’라고 불렀습니다(벧전 3:6).

(벧전 3:5-6) 전에 하나님께 소망을 두었던 거룩한 부녀들도 이와 같이 자기 남편에게 순종함으로 자기를 단장하였나니 사라가 아브라함을 주(lord)라 칭하여 순종한 것 같이 너희는 선을 행하고 아무 두려운 일에도 놀라지 아니하면 그의 딸이 된 것이니라

(창 2:22) 여호와 하나님이 아담에게서 취하신 그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시고(made) 그를 아담에게로 이끌어 오시니

여호와 하나님께서 남자의 갈빗대로 여자를 만드셨습니다. 창 2:22에서 창조(created)가 아닌 만드심(made)라는 단어에도 주지하면 좋겠습니다. 창세기 1장에서도 두 단어가 교차로 사용됩니다.

<여성안수>에서 이광우 목사는 이집트 신화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습니다. 그런데 23일(금) 공청회에서는 모세가 기록할 당시의 시대 문화적 배경에 대한 것을 제시하며,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신화를 비견하면서 “갈빗대 창조”를 설명했습니다. 필자가 이광우 목사의 발제를 들을 때에 종교사학파적 관점에서 문학비평으로 성경을 해석하는 것으로 이해되었습니다.

창세기 3장에서 타락에 대해서 말씀합니다. 여자와 뱀의 대화가 나타납니다. 뱀이 먼저 여자에게 말을 걸어서 유혹했습니다. 여자는 과일을 먹었고, 남편에게 주었고, 남편도 먹었습니다. 선악을 알게하는 나무의 열매를 먹음으로 부끄러워했고, 하나님을 두려워했고, 남자와 여자의 관계가 깨졌습니다. 그러나 부부 관계에서는 부끄러움이 없었습니다.

이광우 목사는 23일 발제에서 뱀을 “네 발 달린 뱀”으로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뒤에 “배로 다니며”(창 3:14)에서 추론할 수도 있는데, 고대 근동 신화에 묘사된 뱀의 이미지로 제시했습니다. 성경의 제시는 “말하는 뱀”입니다. “뱀의 실재성”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습니다. 신화적 내러티브에서는 뱀의 실재성과 다르며, 단순하게 ‘의미’를 도출하는 수단이라면 비평 과정에 의해 형성된 산물이 될 것입니다. 창세기 1-3장에서 아담의 실재성, 뱀의 실재성은 성경해석에서 매우 중요한 전제입니다. 신화적 연관 혹은 유사성으로 본다면 실재성에 대한 배려는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여성안수를 놓고 토론할 때에 창세기 3:16이 등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습니다.

(창 3:16) 또 여자에게 이르시되 내가 네게 임신하는 고통을 크게 더하리니 네가 수고하고 자식을 낳을 것이며 너는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이니라 하시고

창세기 3:16은 범죄한 여자에게 주어진 형벌에 관한 부분입니다. 형벌에 관한 내용은 “임신하는 고통(혹은 출산하는 고통)”, “남편을 원하고 남편은 너를 다스릴 것”입니다. 전자에 대한 논의는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후자의 내용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것인데, 먼저 결과는 형벌이라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석하든지 형벌적 의미가 들어가야 합니다.

이광우 목사는 히브리어 평행법을 제언하면서, 남녀 갈등 관계로 해석했습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십자가 대속 이후에 어떠해야 할지 제시하면서 구체적인 제시는 없습니다(이광우, 38쪽). 그러면서 18세기 남편 바라기 혹은 “예장합동 교단처럼 여자를 계속 마구 다스리며 차별하며 독재자처럼 사는 것이 정당하게 여김”(이광우 38쪽)으로 제시하는데, 이광우 목사의 교단이 어디인지 의심스럽습니다. 구체적으로 교단을 명시하며 부당한 해석의 표본으로 제시하는 것은 타 교단 사역자도 그렇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창세기 3:16은 남녀 관계의 갈등이 아니라, “여자에게 주어진 형벌”입니다. 창세기 3:17-19은 남자 아담에게 주어진 형벌입니다. 아담에게 주어진 형벌은 수고한 소산(17-18절), 흙으로 돌아가는 것(19절)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다음을 주목해야 합니다.

(창 3:20) 아담이 그의 아내의 이름을 하와라 불렀으니 그는 모든 산 자의 어머니가 됨이더라

타락 후에 아담이 부인에게 이름을 부여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여호와 하나님께서 아담과 그의 아내에게 가죽옷을 지어 입히셨습니다(창 3:21). 이름은 독자적인 개별체입니다. 서양에서는 혼인하면 남편의 성을 따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남편을 성을 따르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모두 여인에게 이름이 있습니다. 그러나 범죄 이전에 여자에게 이름이 없었습니다. 상상할 수 없지만 타락이전에 여자에게 이름이 없었습니다. 이름이 없었다는 것은 아담이 고백한 것처럼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 완전한 일체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범죄한 뒤로 남자와 여자가 한 몸되는 것에 문제가 발생한 것이며, 아담은 자기 범죄를 인정하고 여인에게 이름을 부여했습니다. 그 아담과 아내에게 여호와께서 가죽옷을 지어 주셨습니다. 남편과 아내(Adam also and to his wife)는 서로 갈등하지만 동침하는, 연합의 기쁨과 갈등의 괴로움 관계가 진행됩니다. 두 사람에게 모두 하나님께서 주신 가죽옷을 입었습니다. 두 사람은 동침했습니다(창 4:1).

재미있는 상상은 아담과 하와의 타락의 시간에 대한 것이 있습니다. 이 상상은 고대 교회부터 지금까지 유지되고 있습니다. 고대 교부들은 창조에서 타락까지 3시간으로 예상했습니다. 즉 창조 여섯째 날에 타락한 것으로 이해했습니다. 서철원 박사는 창조 후 안식일을 지냈을 것으로 상상했습니다. 그 이유는 순결한 아담과 여자로부터 하나님께서 안식일에 영광을 받으셔야 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고대 교회에서 왜 3시간, 안식일 이전 타락을 생각했을까요? 그들은 구체적으로 답을 제시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창 4:1에 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순수한 아담과 순수한 여인이 동침했다면, 그 아이의 상태에 대해서 규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아담과 하와의 첫째 아들 가인은 타락 후에 동침함으로 잉태되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타락 전에 동침할 확률을 제거하기 위해서 3시간으로 규정했을 것이라 추측해 보았습니다. 그럼에도 아담은 갈빗대로 만들어진 여자를 보자 마자,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는 최고의 기쁨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나 타락 후에 남녀 관계는 의심과 애증의 관계가 되었습니다. 남자는 땅의 저주와 가시덤블에서 양식을 생산해야 하며, 여자는 임신하는 고통과 수고롭게 자식을 낳으며, 남편을 원하는 형벌 상태에 있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은 한 몸으로 창조 명령을 계속하며 땅에 번성하며 충만하며 땅을 다스리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그럼에도 창조 명령을 거역하는 아담의 후손에게 홍수 심판과 노아의 후손에게 바벨 심판으로 창조 명령을 지키려는 의지가 없을 밝히는 것이 창세기 11장까지의 내용입니다.

창세기 1-3장에서 남자와 여자의 관계는 첫째 창조 명령(문화 명령)을 수행할 주체입니다. 두 사람은 함께 창조 명령(땅에 생육하고 번성하고 충만하여 다스리는)을 수행해야 합니다. 그 명령 수행에 돕는 자로 여자를 만드셨습니다. 둘째 남자와 여자가 창조 명령을 거역하고 불순종해서 타락했습니다. 처음 창조 명령 때에 주어진 탁월성이 상실되고 왜곡되었습니다. 그런데 예수의 십자가는 창조 명령의 회복이 아니라, 죄인을 구속하여 새백성으로 교회 이룸을 추구하셨습니다. 만약 창조 명령의 회복이라면 남녀 관계를 타락 이전의 명령, 생육하고 번성하고 땅에 충만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명령은 주 예수의 은혜의 복음을 증거하고 전파하여, 잃은 양을 구원하는 것입니다. 남편이 방해에도, 아내가 방해해도 은혜를 받은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 안에서 평강을 가지고 기쁨과 감사와 기도로 복음을 전파해야 합니다. 성령을 받은 남자와 여자는 그리스도께 속한 백성이지만, 또한 남편과 아내로서 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루터가 말한 것처럼 의인이지만 죄인(simul justus et peccator)인 상태에서, 자유자이지만 속박된 자로서, 복음을 전해야 합니다. 완전한 평등이 있을 수 없고, 완전한 속박이 있을 수 없습니다. 그리스도인이 살아있다면 호흡을 주신 이에게 할렐루야 찬양하며, 땅끝까지 이르러 그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교회는 300년 동안 유대인과 로마 제국으로부터 박해를 받았습니다. 17세기 스코틀랜드 교회도 상상할 수 없는 박해를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박해한 대상을 미워하거나 증오하지 않았습니다. 주님의 통치를 믿었으며, 또 그 안에서 구원받을 자가 있기 때문이며, 그들도 하나님의 피조물이기 때문입니다. 혐오를 거부하는 자들이 혐오를 주장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내로남불은 의식있는 자가 받을 수 없는 칭호입니다. 지혜자는 타산지석으로 자기 뜻을 이룹니다. 칼 바르트는 “기독교 신학”이 아닌 “교회 신학”을 추구했습니다. 그는 내로남불을 하지 않은 지식인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바르트와 다르게 “역사적 기독교 신학”으로 교회 세움을 추구합니다. “교회의 과거인 교회”도 진리의 기둥과 터로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였습니다.

고경태 목사(주님의 교회, 형람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