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받아 그의 이름을 위하여 모든 이방인 중에서 믿어 순종하게 하나니(5절) 

우리가 은혜와 사도의 직분을 받아 여기서 “은혜와 사도의 직분”이란 말은 값없이 주어진 사도 직분, 사도직의 은혜를 의미한다. 그 의미는 "내가 은혜를 받아 사도가 되었다."는 뜻이다. 여기서 환치법(換置法, substitutive)을 사용한 것이다. 사도 바울이 고귀한 직분에 임명된 것은 자기 자신의 공로에 의해서가 아니라 완전히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임을 말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죄인의 괴수인 바울의 죄를 용서하시고 그에게 은혜를 주셔서 사도직분을 주셨다. 이것은 이중 은혜(二重恩惠, Duplex Gratia)다. 먼저는 죄를 용서해 주신 은혜이다. 또한 교회에서 사도 직분을 주신 것이다. 사도 바울만 이러한 복을 받았는가? 성경을 우리에게 적용해 보자. 하나님은 우리도 죄인들 속에서 불러 주셔서 죄를 용서하시고, 또한 우리에게 주신 분량에 따라 각각의 직분과 은사를 주셨다. 얼마나 놀라운 은혜인가!  

그의 이름을 위하여 여기서 그의 이름은 그리스도의 인격과 지식을 의미한다. 바울은 복음을 통하여 그의 이름, 즉 그리스도의 인격을 알리기 원하였던 것이다. 직분은 그의 이름을 위한 사역이다.

모든 이방인 중에서 “모든 이방인 중에서”란 말은 바울 자신이 로마인들의 사도임을 말하는 것이다. 원래 사도들은 어떤 특정 교회의 목자나 감독으로 임명된 것이 아니다. 사도들은 온 세계에 복음을 전파하라는 명령을 공통으로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바울은 이러한 사도직의 일반적인 책임에 곁들여, 특별하게 이방인들 가운데서 복음을 전하도록 택정된 사도였다. 바울의 사도직은 모든 이방인들에게 미친다. 로마인들도 이방인이므로 바울의 목회 관할 하에 있었던 것이다.  

믿어 순종하게 하나니(5절) 바울은 그의 부르심의 목적을 말하고 있다. 그것은 “그의 이름을 위하여 믿어 순종하게” 함이다. 바울은 하나님의 복음을 위하여 택정함을 입었다. 이 복음을 전파하여 이방인들을 믿어 순종하게 하는 것이 바울의 소명이었다. 바울은 “믿어 순종케” 한다고 말씀한다. 이 말씀은 원어로 ‘에이스 휘파코엔 피스테오스’이다. 이것은 믿음의 순종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이것은 ‘믿음으로 순종하기 위하여’로 번역하는 것이 더 낫다. 이 말씀은 믿음의 성격을 선명하게 설명하고 있다. 하나님은 예수 그리스도를 주와 그리스도로 세우시고, 그를 믿으라고 명령하셨다. 이것은 하나님의 최고의 명령이다. 그러므로 이것을 믿는 것이 최고의 순종이다. 반대로 믿지 않는 것은 하나님을 최고로 거역하는 것이다.

즉 믿음은 순종이다. 믿음은 복음에 순종하는 방법이다. 반대로 불신앙은 모든 고의적인 불순종의 근원이다. 복음전파는 우리를 인도하여 하나님께 순종케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복음전파를 불경건하게 그리고 경멸적으로 거부하는 사람들은 하나님의 능력을 완고하게 반항하고 있는 것이다. 즉 오늘 본문에서 사도 바울은 자기가 사도로 부르심을 받은 이유는 하나님의 복음을 위한 것이며, 이 복음은 그의 아들에 관한 것이고, 이 복음을 전파하는 이유는 결국 믿어 순종케 함이라는 것이다.  

또한 이것은 믿음으로 계속하여 하나님을 순종하는 자녀가 되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처음 믿음도 순종이다. 또한 계속해서 믿음으로 순종하기를 바라시는 것이다. 그러면 믿어 순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해서 깊이 있게 배워야 한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알지 못하면서 종처럼 맹목적인 복종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하나님의 은혜를 받은 자녀로서 하나님의 자녀답게 은혜의 말씀을 깊이 배우고 묵상함으로 믿음이 자라서 자원하는 심령으로 하나님께 헌신하고 순종하는 자들이 되기를 원하신다. 하나님은 믿음의 순종을 원하신다. 어떻게 믿음의 순종을 할 수 있는가? 바울은 로마서 10장 17절에서 말씀한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며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 먼저 믿음이 자라야 한다. 그러려면 말씀을 힘써 읽고 들어야 한다. 그래서 은혜의 말씀에서 힘을 얻어야 하는 것이다. 믿음이 순종이다. 그러나 또한 믿음의 씨가 심겨 순종의 열매가 풍성히 맺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말씀을 듣는 성도들은 더욱 큰 복을 받은 자들이다. 하나님께서 말씀을 듣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복음, 그리스도의 복음을 통하여 더 깊은 은혜를 체험케 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복음을 통하여 모든 성도들에게 더욱 큰 은혜와 평강을 주시며, 예수 이름을 믿어 순종하여 복 받는 삶 살기를 예수님의 이름으로 축원한다.

너희도 그들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은 자니라(6절) 

부르심을 입은 자들 로마 교회 성도들은 그리스도의 부르심으로 말미암아 그의 지체들이 되었다. 이렇게 영생의 상속자들이 될 사람들은 하늘의 아버지가 택하여 자녀로 삼으시고 또한 계속해서 목자이신 그의 돌봄과 신뢰와 약속을 받는다.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 그는 전능하신 하나님이시며, 평강의 왕, 만왕의 왕이시다. 또한 사랑이 풍성하신 우리의 구세주이다. 오늘 본문은 바로 우리가 이 분의 것이라고 한다. 이 땅에서 왕자가 된다는 것도 크나큰 축복이며 영광이다. 그러나 이 보다 훨씬 큰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의 아들의 것으로 부르심을 받았다고 하는 것은 무한한 영광이다. 모세는 믿음으로 세상의 영화를 버렸다. 이 축복을 우리가 받았다.

조창훈 목사가 정리한 것으로 고경태 목사가 재편집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