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국교회에서 많은 사랑을 받는 요게벳의 노래에 대한 진단을 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이 노래의 가사는 너무 좋습니다. 누구나, 자식을 둔 부모의 입장에서 볼 때 구구절절 마음에 와닿는 가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모두의 가슴을 적시는 감상적인 가사로 인하여 한 번만 들어봐도 그 여운이 참 오래 남는 것 같습니다. 요게벳의 행동은 분명히 히브리서 11장 23절 말씀대로 믿음의 행위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너무 요게벳의 입장만을 표현했다는 점입니다. 사실 모세 부모의 이름은 모세의 출생이 기록된 출애굽기 2장에는 언급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출애굽기 1장에서 두 히브리 산파의 이름을 친절하게 밝힌 모세는 정작 자신의 출생에 관한 기사에서는 자기 부모의 이름조차 밝히지 않고 단순히 레위 족속 중 한 남자와 한 여자로만 표기하였습니다. 아주 중요한 역할을 감당했던 자신의 누이 이름조차 밝히지 않았습니다. 그는 이 사건 한참 뒤인 출애굽기 6장에 가서야, 모세 자신의 계보를 소개하면서 그의 가족의 이름을 밝혔습니다.

​ 모세는 자신의 출생과 성장 과정에서 자기 부모의 공로보다는 이 모든 것이 철저히 하나님의 계획과 역사였음을 강조하기 위하여 이렇게 기술한 것으로 보입니다. 결코, 그의 부모와 누나의 은혜에 대한 감사함이 없어서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러한 기술방식은 출애굽기 1장부터 40장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모세는 출애굽의 전 과정을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애굽의 종살이에서 해방시켜 가나안 땅으로 인도하심으로 자신의 언약을 성취해가시는 과정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세의 출생과 성장 과정을 포함한 출애굽의 전 과정은 마땅히 궁극적으로 메시아의 도래와 맞닿아 있는 것으로 이해해야만 합니다. 출애굽과 가나안 땅 정복도 모두 메시아의 도래라는 언약의 성취를 위한 과정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넓은 시야를 갖지 못하면 모세의 어머니와 누나의 믿음과 헌신 덕분에 모세가 생존을 넘어서 바로의 공주의 아들까지 될 수 있었다는 속단을 내리게 됩니다. 그러면 모세가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어머니의 헌신과 자식을 하나님의 손에 맡긴 그녀의 믿음의 결과물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되므로 모세 어머니의 믿음만 부각 됩니다.

이렇게 되면 성경 전체에서 말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도래를 위해서 주께서 이스라엘을 택하시고 모세를 이 일을 성취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시는 주님의 주권은 가려지게 됩니다. 모세의 어머니는 이 언약 성취의 과정 중 지극히 작은 역할을 맡았을 뿐인데, 결국 우리는 단역을 주연으로 착각하는 우를 범하게 됩니다.

사실 이런 노래가 우리의 뇌리에 한 번 각인되면, 그 본문을 볼 때마다 출애굽기와 성경 전체의 맥락 속에서 본문을 해석하기보다는 이 가사가 주었던 제한된 해석의 틀을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에, 이 제한된 해석의 틀, 요게벳의 노래를 넘어서 출애굽 전체의 노래, 성경 전체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구속사의 노래가 무엇인지 설명하기 위하여 조심스럽게 이 글을 올립니다. 이 노래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좀 더 성경적으로 모세의 출생을 바르게 이해해야 할 필요성이 있음을 밝히기 위하여 쓴 글이므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