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솔하지만 이전과 다른 청교도에 대한 생각

한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정이철/다움/고경태 목사

정이철 목사의 <한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다움, 2021)에 대한 서평을 필자에게 원하는 분이 계셨다. 그래서 간략한 서평을 제시하려고 한다. 정 목사와 필자는 함께 청교도 운동에 대해서 탐구하는 과정에서 의견이 달라 서로 다른 방면에서 바라보고 있다. 함께 시작한 계기는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에 대한 견해였고, 능동적 순종이 활발했던 청교도 사상에 대해서 탐구하게 되었다. 정 목사가 필자의 견해에 대해서 비판하며 정죄한 것은 “첫아담의 상태(원죄)”에 대한 것이었다. 정 목사는 “영생한 상태”, 필자는 “완전한 상태”로 창조되었다는 것이다. 결정적인 이유는 정 목사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 대한 위험한 도발 때문이었다. 영생한 상태로 창조된 아담과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 대한 부당한 자세, 두 요소는 <한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의 핵심 사상일 것이다. 정 목사는 그리스도의 능동적 순종과 행위언약을 병렬로 연결시키면서 함께 정죄될 사상으로 놓았다. 필자는 “다름과 틀림”을 규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제언하였다. 정 목사는 저술이기 때문에 객관성을 띠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 대한 위험한 발언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능동적 순종과 행위언약”에 대한 비판이 적은 것도 특이하다. 다음에 두 사상에 대한 비평하는 작품을 기획하고 있을 것 같다.

정 목사는 빠른 상황 판단과 빠른 글쓰기 실력이 있다. <한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도 상당히 빠른 글쓰기로 구성된 작품으로 평가된다. 몇 연구자들의 글을 중심으로 편집하면서 글을 묶었다.

정 목사는 “청교도 개혁 운동”으로 규정하면서 “전기와 후기”로 구분하였는데, “청교도의 시작을 엘리자베스 여왕”(Elizabeth I, 1533-1603: 의복논쟁) 때라는 분석에 새로운 제시이다. 정 목사는 윌리엄 퍼킨스(William Perkins, 1558-1602)를 기점으로 전기와 후기를 구분하였다고 볼 수 있다. 정 목사는 청교도 운동 시작을 헨리 8세부터 보았는데(50-51쪽), 의복논쟁에서 보는 것이 좋다. 정 목사는 제시하지 않았지만 청교도 시작은 윌리엄 퍼킨스가 아니라, 존 후퍼(John Hooper, 1495-1555)로 보아야 한다. 그는 “청교도의 아버지(Father of the Puritans)”라 평가받고 있다. 헨리 8세부터 제시하려면 “잉글랜드 종교개혁”으로 제목을 잡아야 한다. 정 목사는 <청교도 개혁 운동>을 제시한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잉글랜드 종교개혁”(헨리8세에서 챨스2세까지)을 간략하게 기술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필자는 장로교를 이해하려면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에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를 보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런데 정 목사는 “잉글랜드 종교개혁”에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를 보았기 때문에 스코틀랜드 종교개혁에 대한 이해가 약하다. 챨스 1세와 주교전쟁으로 중복된 부분에서 스코틀랜드 언약도가 등장할 뿐이다. 필자는 스코틀랜드 교회를 장로교라고 이해하는데 이 이해는 스코틀랜드가 아니라 미국에서 형성된 개념이라고 제시하고 싶다. 스코틀랜드는 장로교의 본산이지만 스코틀랜드에서는 장로교 운동이 아닌 스코틀랜드 교회를 개혁하는 운동이었다. 존 낙스가 1560년에 스코틀랜드 신앙고백서로 스코틀랜드 교회에 개혁운동을 주도하였고, 앤드류 멜빌로 스코틀랜드 교회 신학과 신앙이 되었다. 찰스 1세로 말미암아 1638년 국민언약(National Covenant)을 체결하면서 언약도(Covenanters)라고 불렀다. 언약도에 대한 이해는 서요한 박사의 <언약사상사>와 서창원 박사의 <언약도>라는 저술이 가장 근접한 저술이다.

정 목사는 잉글랜드 장로파(Puritan Presbyterianism in England)와 스코틀랜드 언약도에 대해서 면밀한 분석이 없다. 장로파이기 때문에 모두 칼빈에게 기원한 것이 아니다. 장로파의 기원은 스트라스부르크에서 사역하다가 잉글랜드로 옮긴 마틴 부서(Martin Bucer, 1491-1551)에게 있다. 잉글랜드 장로파는 마틴 부서의 영향이 더 크다고 보아야 한다.

정 목사에게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제한된 정보에서 판단한 미숙함이 있다. 정 목사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를 장로교회를 위해서 만들었다고 사람들이 많다고 제언한 것(155쪽)은 학자적 제시가 아니다. 청교도 교회를 세우기 위한 것(155쪽)도 아니다. 잉글랜드에 단 하나의 장로교회가 없었다(155쪽)는 평가는 과도한 판단이다. 당시 교회는 모두 국교회이다. 국교회 사역자 중에서 국교회주의, 장로파, 독립파 등이 있었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작성 목적은 장로교회 이룸을 위한 목적이 아니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아일랜드가 개혁 신학으로 한 교회를 이루기 위함이다(정 목사는 1643년 엄숙동맹과 언약을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의 언약으로 제시하였는데(153쪽), 세 왕국의 동맹 언약이다). 그런데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를 유지하는 교회가 스코틀랜드 교회뿐이고, 자연스럽게 장로교 표준문서가 된 것이다.

정 목사는 챨스 1세의 잉글랜드 내전의 이유를 “국교회와 청교도 개혁운동 사이의 교리 갈등”(150쪽)으로 제시하였는데 어떤 근거인지 알 수 없는 독특한 분석이다. 잉글랜드 내전의 이유는 찰스 1세의 전제정치에 대한 의회파의 거부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의회파가 집권한 시기를 장기의회라고 한다.

잉글랜드에서 칼빈 사상을 찾기는 쉽지 않다. 잉글랜드는 독일의 루터와 스위스의 칼빈 재세례파의 사상까지 구라파의 모든 사상이 유입된 곳이다. 칼빈 사상은 칼빈의 독자적 사상이 아니라 성경과 교리에 근본한 사상이다. 성경에 철저하다면 칼빈 사상에 근접한다고 볼 수 있다. 17세기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에서는 라미즘(Ramism)과 아리스토텔레스주의의 인식론 체계가 격돌했다고 보아야 한다. 정 목사가 집중 비판하는 윌리엄 퍼킨스의 사고 체계는 라미즘(The Functions of Ramism in William Perkins)으로 평가한다. 라미즘의 사고체계는 퍼킨스의 <황금사슬(Golden Chain)> 구도로 볼 수 있다.

정 목사는 <한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를 빠르게 전개되는 글쓰기의 독특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시간 순서로 구성한 것이 아니라, 삽입구문들이 있기 때문에 연대기적으로 이해하는데 혼선을 준다. 엘리자베스 여왕때에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이야기를 하는 것(44쪽)이 대표적이다. 로이드 존즈의 청교도 이해를 삽입함으로 두 가치(청교도와 로이드 존즈)를 비판하려하기 때문에 집중이 떨어진다.

정 목사는 윌리엄 퍼킨스의 언약 사상을 쌍무적 개념으로 규정하였다. 언약에서 조건, 의무 등이 비성경적이고 개혁신학의 어버지 칼빈의 언약 이해에서 벗어난 것(87쪽)으로 제시하였다. 칼빈의 언약에서는 두 개념이 모두 등장할 것이다. 피터 릴백이 칼빈의 언약 사상을 조건적으로 분석한 것(릴백, <칼빈의 언약사상>, CLC, 2012)은 대표적이다.

정 목사의 <한눈에 들어오는 청교도 개혁운동>은 장로교 이해를 위해 적합한 내용이 아니며, 스코틀랜드 교회 이해를 위해서도 적합하지 않다. 다만 잉글랜드 종교개혁 운동 중 청교도 운동이 장로교 사상이 아니라는 것을 밝힌 것에는 가치가 있다. 그러나 윌리엄 퍼킨스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균형을 잃었다고 볼 수 있다. 청교도 황태자인 존 오웬에 대한 분석이 거의 없다.

청교도 대표 사상가를 윌리엄 퍼킨스, 존 오웬(독립파), 조나단 에드워즈(회중파), 로이드 존즈로 제시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로이드 존즈는 조나단 에드워즈와 다른 잉글랜드 장로파이다. 로이드 존즈는 웨일즈 장로교(The Presbyterian Church of Wales, Calvinistic Methodist )이고, 인도장로교회의 12신조에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와 함께 웨일즈 장로교 신앙도 포함하고 있고, 한국 장로교회도 인도장로교회의 12신조를 근간으로 1907년에 독노회를 출범하였다. 장로교 안에의 믿음의 선조의 오류에 대한 합당한 자세가 필요하며, 장로교 밖의 신학자에 대한 적절한 자세도 필요하다. 우리는 박형룡 박사께서 제언한 청교도주의에 대한 우호적 제시로 말미암아 청교도에 대한 이상향이 있다. 엄격한 주일성수, 주초금지 등은 장로교적 경향보다 청교도적 경향으로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들어온 선교사들의 성향이 청교도주의에 대해서 우호적이었다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챨스 핫지 박사처럼 구파와 신파가 서로 포용하며 인내하며 한 교회를 이루도록 힘쓸 것을 제언한다. 그것은 칼빈의 자세이고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 볼 수 있는 자세이다. 주 예수를 믿고 주 예수의 교회를 이룸에서 동일하다면 연합하며 형제로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사소한 차이가 없을 수 없으며 사소한 차이 때문에 정죄한다면 칼빈의 자세로 볼 수 없다. 교회는 인내로 이루어지는 은혜의 산물이다. 이성의 똑똑한 잣대로 교회를 이룰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