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을 정탐하러 보낸 사람들 가운데 10명은 ‘우리는 능히 올라가서 그 백성을 치지 못하리라 그들은 우리보다 강하니라 하고 / 이스라엘 자손 앞에서 그 정탐한 땅을 악평하여 이르되 우리가 두루 다니며 정탐한 땅은 그 거주민을 삼키는 땅이요 거기서 본 모든 백성은 신장이 장대한 자들이며 / 거기서 네피림 후손인 아낙 자손의 거인들을 보았나니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라(민14:31-33)’라고 보고한다.

이 보고를 접한 이스라엘 백성들은 ‘밤새도록 통곡(민14:1)’하며 모세와 아론을 원망했고, 결국 ‘여호와가 우리를 그 땅으로 인도하여 칼에 쓰러지게 하려 하는가 우리 처자가 사로잡히리니 애굽으로 돌아가는 것이 낫지 아니하랴(민14:3)’라고 말하면서 애굽으로 다시 돌아가자고 한다(민14:4).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을 진멸하려 하였으나 모세의 말을 듣고 이스라엘을 진멸하려는 마음을 돌이키셨고,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 시체가 이 광야에 엎드러질 것이라 너희 중에서 이십 세 이상으로서 계수된 자 곧 나를 원망한 자 전부가 / 여분네의 아들 갈렙과 눈의 아들 여호수아 외에는 내가 맹세하여 너희에게 살게 하리라 한 땅에 결단코 들어가지 못하리라(민14:29-30)’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45년이 흘러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가나안을 정복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땅을 나누기 전에 갈렙은 여호수아에게 45년 전에 하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상기시키면서 헤브론 산지를 달라고 한다.  

갈렙은 여호수아에게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지금 내게 주소서(여호수아14:12)’라고 말한다. 이때 갈렙은 스스로 ‘모세가 나를 보내던 날과 같이 오늘도 내가 여전히 강건하니 내 힘이 그 때나 지금이나 같아서 싸움에나 출입에 감당할(여호수아14:11)’수 있다고 말하지만 그는 나이가 많은 사람이었고, 갈렙이 달라고 이야기한 헤브론 산지의 옛 이름은 ‘아르바의 도시’, 즉 ‘기럇 아르바’라고 불렀는데, 여호수아의 저자는 ‘아르바는 아낙 사람 가운데에서 가장 큰 사람(여호수아14:15)’이라고 헤브론 산지에 사는 사람들의 특징을 이야기한다. 헤브론 산지에 사는 사람들은 45년전 이스라엘의 정탐꾼들이 자신들을 그들과 비교해서 ‘우리는 스스로 보기에도 메뚜기 같으니 그들이 보기에도 그와 같았을 것이니(민14:33)’라고 이야기했던 그 아낙자손들 가운데 가장 키가 큰 사람들이라는 말이다. 강건하다고는 하지만, 갈렙은 이미 늙었고, 싸워야 할 사람들은 강한 사람들이 살고 있기 때문에 헤브론 산지를 빼앗는 일은 그리 호락호락한 곳이 아니라는 말이다. 그러나 헤브론은 ‘그니스 사람 여분네의 아들 갈렙의 기업이 되(여호수아14:14)’었고, 여호수아서의 저자는 갈렙이 헤브론을 빼앗을 수 있었던 이유를 ‘이는 그가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께 충성하였음(여호수아14:14)’라고 이야기한다.  

갈렙은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의 불리함을 생각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땅을 주시겠다고 약속하신 말씀을 믿고 순종했기 때문에 헤브론을 차지할 수 있었다. 따라서 갈렙은 주어진 상황을 바탕으로 한 사람의 생각을 따라가면 빼앗을 수 없었던 헤브론 산지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함으로 빼앗을 수 있었던 사람이고, 갈렙은 우리에게 하나님의 말씀에 의지해서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기고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한 사람의 본보기가 된다. 2014년의 반이 흘렀고, 이제 남은 시간들은 마치 갈렙이 달라고 했던 헤브론 산지처럼 우리 앞에 서있다. 우리도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며 2014년의 마지막 까지 우리에게 하락하신 하나님의 약속을 성취할 수 있기를 기도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한다.  

오성환 목사(신학포럼 빛 원장, 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