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철 목사의 신학에 대한 염려

한국 교회가 정이철 목사(미국 앤아버반석장로교회)를 이해하고 정리해야 할 수준인지 의심스럽지만, 정 목사가 저(고경태 목사)에 대한 사상적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변호 과정으로 비평하는 글을 올리고 있습니다. 정 목사는 제가 제시한 사상, “아담의 창조는 완전하지만 가변적이다”라는 것을 정죄했습니다. 그리고 정 목사는 “아담은 영생으로 창조되었다”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영생하도록”과 “영생으로”는 전혀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정 목사의 가장 큰 문제는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 이단 사상이 있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정 목사의 큰 오류는 청교도 사상을 실체로 보는 것입니다. 사조(思潮) 혹은 시류(時流)은 실체가 아닙니다. 청교도 사상은 어떤 사조이지 실체이지 않습니다. 시대 사조는 비판할 수 있지만 정죄할 수 없습니다. 또한 죽은 사람의 사람의 사상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지만 정죄할 수 없습니다. 정죄는 현재 살아 있는 사람에게 부여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 사조를 따르는 사람을 비판하여 정죄할 수 있습니다.

정이철 목사의 “에드워즈-청교도 회심준비론은 공포와 불안을 유발하는 율법주의”의 글에서 사상의 편협과 독단을 볼 수 있습니다. 정 목사가 진용식 목사의 “청교도 신학(회중파 조나단 에드워즈)의 회심준비론 연구” 발표에 대해서 논평한 것은 주관적인 사안입니다. 그리고 회심준비론에 대해서 평가하면서 신학 전반을 재진술한 것은 바람직한 태도가 아닙니다.

정 목사의 글을 통해서 회심준비론에 대한 이해와 그의 문제된 사상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우리는 알미니안을 비판하기 때문에 개혁신학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세웁니다. 또한 회심준비론을 비판하기 때문에 개혁신학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비판은 비판일뿐 자기신학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정 목사는 회심준비론이 복음을 수용하기 위한 전초 단계로서 어떤 환경에 대해서는 부정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한 개념은 진용식 목사와 한 묶음으로 그룹화시켰습니다. 상호 토론이 된 사안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preparation 혹은 preparationism은 "회심준비론"보다 "준비주의(preparation)"가 좋은 번역이고, “회심준비주의”가 아니라 "영화준비주의(preparation for glorification)"가 좀 더 합당할 것 같습니다(참고, 손성은, “조나단 에드워즈의 구원 준비론”, 손성은의 블로그에서). 준비주의(혹은 준비론)이 칼빈파 개혁신학인지에 대한 평가가 세간에 주목되고 있습니다. 정 목사와 진용식 목사는 “그렇지 않다”고 세웠고, 마르투스 출판사 등은 “그렇다”라고 세웠습니다. 우리는 그러한 평가에 대해서 어느 쪽을 서려는 의도가 없습니다. 다만 정 목사가 갖고 있는 신학 오류와 독단에 대해서 제시하려고 합니다.

율법주의 구원관은 기독교에서는 모두가 인정하지 않습니다. 로마 카톨릭도 율법주의는 인정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상대방을 율법주의로 판단하려면 단순한 성경 구절이 아니라, 그 주장이 왜 율법주의인지를 명확하게 밝혀야 합니다.

정이철 목사의 “아담 이해”는 오류를 갖고 있습니다. 반복적으로 말하지만 청교도 신학자들의 견해는 각각 주관성을 갖고 있습니다. 청교도 신학자들의 “아담 이해”는 각 신학자별로 정확한 서지 정보를 제시하지 않는다면 정 목사의 주장을 받지 않아야 합니다. “행위언약”도 마찬가지 입니다. 행위언약에 대한 개념이 신학자마다 일치하지 않습니다.

정 목사는 아담에게 율법(law)이 주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데, law는 법과 율법으로 번역됩니다. 아담에게 law가 주어졌다고 생각하는 것이 행위언약, 첫언약, 창조언약, 생명언약의 진영입니다. 만약 아담에게 law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정 목사가 주장하는 “반역(叛逆)한 아담”이라는 개념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서철원 박사는 “선악과계명”에 “반역”한 것으로 제시합니다. 계명(誡命, commandment)도 법입니다. 아담에게 주어진 law(the law given to Adam)를 율법으로 번역한 사례가 많습니다.

정 목사는 아담이 “불완전한 상태”(정 목사는 “불안전한 상태”로 기술했는데 오타라고 생각함)로 창조되었다고 주장하는 학자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 진술을 수용할 수 없습니다. 정확한 정보가 필요합니다. 신학자가 아담의 첫 상태를 불완전하다고 진술한 학자의 용례를 보지 못했습니다. “순수한 상태의 아담”을 “불완전한 상태의 아담”으로 이해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정 목사는 아담의 첫 상태가 “영생된 상태”로 라고 진술합니다. 정 목사는 불멸(immorality)과 영생(eternal life)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아담의 첫 순수 상태는 불멸의 상태이지만, 선악과계명이 유지되는 “조건”에서 “불멸”입니다. 그 다음 상태에 대해서 창세기 2장에서 말씀하지 않습니다. 창세기 3장에서 반역(불순종)했고, 에덴에서 추방되었습니다. 참고로 우리의 구원에서는 탈락 가능성을 인정하지 않는 예정을 견지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구원은 “불멸”이라고 하지 않고 “영생”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부당한 이해 위에 행위언약을 비판하기 때문에 그의 주장은 정당하지 않습니다.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 있는 행위언약에 대한 진술을 청교도 신학의 행위언약 개념으로 간주하는 것도 부당합니다. 정 목사는 고 목사와 같은 교단인데도 다른 신학이라고 비판하고 정죄했습니다. 그런데 청교도는 다른 성향들이 있는 협의체도 아닌 그 시대의 여러 부류들의 총합입니다. 청교도의 많은 신학자들의 주장을 한 개념으로 묶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 불가능으로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의 행위언약 개념을 비판하는 것은 무지한 소치입니다.

정 목사는 미국에서 오랫동안 사역하면서도 미국 장로교회 역사에 대해서 관심도 없고 잘 알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볼 때에 미국 장로파는 신파(new side)와 구파(old side)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신파적 성향의 사역자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신파적 성향은 회중파의 새빛파(new light)과 잘 교류하였습니다. 그것은 인도장로파선교회도 유사합니다. 우리는 인도장로파선교회의 영향을 받았는데, 인도장로파 12신조 서문에 웨일즈-칼빈주의메소디스트의 사상을 자기 역사적 근거로 세우기도 했습니다.(참고 우리 12신조에서는 그 서문을 번역하지 않았습니다) 장로파 신파(신학파 new school)와 회중파 새빛파는 잘 교류를 했습니다. 배현주 목사는 미국 장로파에 자유주의 신학의 침투 경로에 회중파의 영향이 있다고 평가하기도 합니다.

필자는 칼 매킨타이어 박사에 대해서 혹평하는 연구자에 대해서 우려를 표현한 적이 있습니다. 칼 매킨타이어 박사가 합동 교단에 준 기여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 교회에 들어온 선교사들은 장로파 중에서 신학파 계열이 들어왔을 확률이 너무나 큽니다. 그 영향의 한 모습이 역사적 전천년기론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믿음의 선진들의 사상을 거부하거나 수정할 때는 많은 주의가 필요합니다. 뉴잉글랜드 구학파 계열은 처음에는 후천년기론을 갖고 있었고, 웨스트민스터신학교에서는 무천년기론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신학적 일관성으로 “준비주의 인정, 역사적 전천년기론”이 되며, “준비주의 부정, 무천년기론”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전자는 장로파 신학파적 성향이고, 후자는 장로파 구학파적 성향으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 목사가 세운 아담이 “영생한 상태로 창조됨”은 부당한 것이고, “행위언약이 이단적이라는 견해”도 부당합니다. 그가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 대한 저술을 펴낸다니 웨스트민스터신앙고백서에 대한 최종 견해를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전에 진술했던 “이단적”이라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그 주장의 연속을 보아야 합니다. 청교도 운동을 찬성한다면 청교도 운동을 두루뭉술하게 진술해되 되지만, 반대한다면 학자의 정확한 진술(1차자료)에 근거해서 밝혀준다면 유익한 기여가 될 것입니다. 그러나 “청교도 신학의 오류”라고 비판한다면 판단할 필요없는 자료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