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누는 이야기 ] 고후 11:23-28 바울의 변화

1. 어떤 사람들은 바울의 이름이 사울에서 바울로 바뀐 것을 예수님을 알기 전과 후의 변화를 설명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사도행전13:2에서 성령 하나님께서 ‘내가 불러 시키는 일을 위하여 바나바와 사울을 따로 세우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전도여행 전에는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후에도 사울이라고 불렸다. 누가는 사도행전13:8에서 ‘바울이라고 하는 사울’이라는 이름을 사용하고, 사도행전13:13이후에는 주로 바울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한다. 누가가 바울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내가 여러 사람에게 여러 모습이 된 것은 아무쪼록 몇 사람이라도 구원하고자 함(고린도전서9:22)’이라고 말하는 것 같이 복음을 전하기 편리한 쪽으로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사울이든 바울이든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바울에게 있어서의 변화는 이름에 있지 않다.

그렇다면 바울은 예수님을 만난 후에 변했는가? 신명기에서는 ‘그 시체를 나무 위에 밤새도록 두지 말고 그 날에 장사하여 네 하나님 여호와께서 네게 기업으로 주시는 땅을 더럽히지 말라 나무에 달린 자는 하나님께 저주를 받았음이니라(신명기21:23)’라고 말하고 있고, 유대인들은 예수님이 하나님의 저주받은 자임을 보여주기 위해 빌라도의 도움을 받아 로마법에 따라 십자가에 매달아 죽였다. 바울도 예수님을 만나기 전에는 저주받은 자를 믿어야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말에 분노해서 그리스도인들을 박해했다. 그런 바울이 다메섹으로 가는 길에서 예수님을 만난다. 바울은 예수님을 만남으로 신명기의 말씀처럼 예수님은 저주받은 분인데, 예수님이 받으신 저주가 ‘만삭되지 못하여 난 자 같은(고린도전서15:8)’자신을 위함임을 깨달았다. 즉, 율법을 행함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독생자이신 예수님을 믿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것은 바울의 삶을 근본적으로 바꾸었고, 바울이 가지고 있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해석을 바꾸어 놓았다. 바울은 분명히 변했다. 무엇이 변한 것인가?

2. 바울에게 진정한 변화는 ‘내 조상의 전통’에 대한 열심의 방향이 예수님을 향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예수님을 만남으로 ‘하나님의 교회를 심히 박해하여 멸하고 / 내가 내 동족 중 여러 연갑자보다 유대교를 지나치게 믿어 내 조상의 전통에 대하여 더욱 열심이 있었(갈라디아서1:13-14)’던 바울이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고린도후서11:23)’ 한 전도여행을 감당하면서 스스로에 대하여 ‘나는 사도 중에 가장 작은 자라 나는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하였으므로 사도라 칭함 받기를 감당하지 못할 자니라 /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린도전서15:9-10)’라고 말한다. 바울은 자신의 모든 삶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한다. 그런 바울이기에 사도행전14:19-20에서는 루스드라에서 전도할 때 유대인들이 안디옥과 이고니온에서 와서 바울을 공격했고, 바울은 이들에게 돌로 맞아 죽은 줄 알 정도가 되어 성 밖으로 버려 졌지만, 바울이 일어나 성에 들어갔다가 이튿날 바나바와 함께 더베로 가서 복음을 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런 열심을 바탕으로 고린도 교회를 향하여 ‘내가 하나님의 열심으로 너희를 위하여 열심을 내노니 내가 너희를 정결한 처녀로 한 남편인 그리스도께 드리려고 중매함이로다(고린도후서11:2)’라고 말한다. 자신의 관심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함에 있다는 말이다. 바울의 열심은 ‘이제는 이 지방에 일할 곳이 없고 또 여러 해 전부터 언제든지 서바나로 갈 때에 너희에게 가기를 바라고 있(로마서15:23)’다는 말에서도 확인된다. 희여져 추수할 때가 되었다는 주님의 말씀을 따라 바울은 열정적으로 그 삶을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하나님께서 주신 일을 이루는 과정에서 당하는 여러 고난과 환난은 ‘고사하고 아직도 날마다 내 속에 눌리는 일이 있으니 곧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고린도후서11:28)’한다고 말한다. 바울의 삶의 열심은 언제나 예수님을 증거하는 일 곧, 새롭게 만들어진 하나님의 공동체에 있었다.

3. 어떻게 이런 변화가 가능한가?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면서 ‘그가 우리를 대신하여 자신을 주심은 모든 불법에서 우리를 속량하시고 우리를 깨끗하게 하사 선한 일을 열심히 하는 자기 백성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디도서2:14)’는 하나님께서 예수님을 십자가에 내어주심으로 이루신 하나님의 사랑을 이해했기 때문일 것이다. 바울은 로마서에서도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로마서5:8)’라고 말한다. 신명기에서 이야기하는 저주받은 자이신 예수님이 받으신 저주가 하나님의 백성을 살리시기 위한 하나님의 사랑이었음을 알았기 때문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차별이 있을 수 없고, 하나님은 이방인들에게 복음을 전하시기 위해 만삭되지 못하여 태어난 자 같은 자신을 택하셨고, 그런 사명을 주시게 만든 이방인들에게 언제나 빚진 자의 모습으로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바울의 열심은 그리스도의 우리에 대한 사랑을 이해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열심이었고, 하나님의 은혜를 알았을 때 나타나는 열심인 것이다. 그래서 바울은 나의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열정은 하나님의 사랑을 깨달음으로 드러난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로 지금 이 자리에 와 있다. 우리의 삶 그 무엇을 생각해도 하나님의 은혜 아닌 것이 없다. 하나님의 은혜를 깨달은 자들은 ‘의’에 굶주린 자들이고, ‘의’를 위해 사는 자들이다. 그런 자들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일들을 감사함으로 감당하는 자들이다. 바울이 ‘모든 교회를 위하여 염려’하는 것 같은 간절함을 가진 자들이다. 우리에게도 바울같이 하나님의 그 은혜로 인한 열정이 있는가?

오성환 목사(이야기가 있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