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은 얼마 전에 교회 장로가 국무총리에 지명되었다가 스스로 그 자리를 고사한 일을 기억하고 있다. 이 때 한국교회는 분열된 모습을 보였다고 논평하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총리지명자의 강연을 보고 어떤 목사들은 신정주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주권을 잘 나타내는 강연이었다고 하고, 어떤 분들은 기독교 역사에 대한 하나님의 주권을 편협하고 개인주의나, 민족주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뜻을 잘못 이해하고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과연 하나님의 뜻은 무엇인지 확실히 분별해야 한다. 언제나 한국 교회 내에서 하나님은 우리민족을 축복하여 주시고, 그 이유는 하나님을 믿는 성도들이 많이 기도하거나, 선교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과연 이 말이 맞는 말인가? 이러한 단순한 이야기가 한국교회 전체에 쉽게 받아들여진 이유는 하나님은 자신을 잘 믿고 의지하는 성도나 민족에게 복을 주신다고 하는 기복주의 사상이 그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교회론에 대한 부재가 하나님의 뜻을 왜곡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그저 하나님이 복을 주시기 위해 고난과 역경을 주셨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어느 민족이나 단체만을 사랑하시지 않는다. 

이 말은 하나님께서 사랑하시고 관심을 가지는 것은 오직 그리스도 예수가 머리로 통치하시는 자신의 교회를 중심으로 세상의 역사를 주관하시는 것이다. 하나님은 자신의 교회를 사랑하시는 것이지 나라와 민족을 사랑하시는 것이 아니다.

사도바울은 엡1:23에서 교회를 그리스도의 충만으로 제시하였다. 그것은 교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다스리심이 가장 완전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리스도는 교회를 다스리시면서 만물을 다스리시는 통치자이시다. 이 말은 교회를 위해 만물을 다스리신다는 말이다. 세상의 모든 역사와 나라와 민족과 권세를 세우시고 폐하시는 일을 하시는 것은 자신의 교회를 세우시고, 교회가 굳세게 서며, 넘어지지 않고 무너지지 않도록 하시기 위해 세상을 통치한다는 말이다. 따라서 만물이 교회를 위해서 존재하므로 세상 역사의 흐름도 교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것이 만물을 충만케 하시는 이의 충만함이 교회를 통해 나타난다고 하시는 말씀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분명하게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 그것은 우리민족을 위해 하나님이 일제식민지 통치와 남북분단을 주신 것이 아니라 자신의 교회를 세우시고 통치하시고 번성하게 하시기 위함이다. 여기에 세상 모든 민족의 역사도 이와 같다. 오직 하나님은 자신의 교회를 위해 세상역사를 주관하신다. 이러한 하나님의 뜻에 바른 이해가 온전한 성도의 모습으로 나라와 민족과 자신의 가정과 교회를 바르게 섬기는 지식이 되는 것이다.

(임진남 목사. 한국개혁신학 연구원 선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