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세기 20:9-18

9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을 불러서 그에게 이르되 네가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렇게 하느냐 내가 무슨 죄를 네게 범하였기에 네가 나와 내 나라가 큰 죄에 빠질 뻔하게 하였느냐 네가 합당하지 아니한 일을 내게 행하였도다 하고

10 아비멜렉이 또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네가 무슨 뜻으로 이렇게 하였느냐

11 아브라함이 이르되 이 곳에서는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으니 내 아내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나를 죽일까 생각하였음이요

12 또 그는 정말로 나의 이복 누이로서 내 아내가 되었음이니라

13 하나님이 나를 내 아버지의 집을 떠나 두루 다니게 하실 때에 내가 아내에게 말하기를 이 후로 우리의 가는 곳마다 그대는 나를 그대의 오라비라 하라 이것이 그대가 내게 베풀 은혜라 하였었노라

14 아비멜렉이 양과 소와 종들을 이끌어 아브라함에게 주고 그의 아내 사라도 그에게 돌려보내고

15 아브라함에게 이르되 내 땅이 네 앞에 있으니 네가 보기에 좋은 대로 거주하라 하고

16 사라에게 이르되 내가 은 천 개를 네 오라비에게 주어서 그것으로 너와 함께 한 여러 사람 앞에서 네 수치를 가리게 하였노니 네 일이 다 해결되었느니라

17 아브라함이 하나님께 기도하매 하나님이 아비멜렉과 그의 아내와 여종을 치료하사 출산하게 하셨으니

18 여호와께서 이왕에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일로 아비멜렉의 집의 모든 태를 닫으셨음이더라

신자는 큰 영광을 본 후에 실족하기 쉽습니다. 엘리야는 갈멜산에서 이세벨의 상에서 녹을 먹는 바알의 선지자 450명과 아세라 선지자 4백명과 영적인 결투를 벌입니다. 그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여호와가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르고 바알이 만일 하나님이면 그를 따를지니라”(왕상 18:21)고 도전합니다. 이때 하나님은 엘리야의 번제를 받으심으로 바알 신은 거짓 신임을 드러내십니다. 그래서 엘리야는 850명의 바알 및 아세라 선지자들을 죽이고 큰 승리를 거둡니다. 이때 그는 바알 우상을 섬기는 우상 숭배자들을 완전하게 이겼다고 생각하고 방심합니다. 그때 갑자기 편지 한 통이 배달되었습니다. 그 편지를 열어보니 이세벨 여왕이 반드시 엘리야를 죽이겠다는 내용이 담겨있었습니다. 이때 엘리야는 순식간에 두려움에 빠집니다. 영적으로 방심한 사이에 마귀의 공격을 받은 것입니다. 그리고 두려움에 빠진 엘리야는 삶을 마감하고 싶어합니다.

“한 로뎀 나무 아래에 앉아서 자기가 죽기를 원하여 이르되 여호와여 넉넉하오니 지금 내 생명을 거두시옵소서 나는 내 조상들보다 낫지 못하니이다”(왕상 19:4).

그토록 담대했던 엘리야 선지자가 어찌 순식간에 한 여인 때문에 이렇게까지 연약해질 수 있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베드로 역시 예수님 앞에서 담대한 모습을 자랑했습니다.

“모두 주를 버릴지라도 나는 결코 버리지 않겠나이다. 내가 주와 함께 죽을지언정 주를 부인하지 않겠나이다”(마 26:33, 35).

그러나 베드로는 이런 각오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기도로 깨어 있어야 했는데, 방심했습니다. 이에 예수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셨습니다.

“시험에 들지 않게 깨어 기도하라 마음에는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마 26:41).

그러나 피곤에 지쳐 방심한 베드로는 깨어 있지 못합니다. 그리고 갑자기 대제사장들과 백성의 장로들에게서 파송된 큰 무리가 칼과 몽치를 가지고 가룟 유다와 함께 와서 예수님을 잡아가자 베드로는 겁에 질려 도망합니다. 그러다가 다시 나타나 멀리서 예수님을 쫓아갑니다. 이 때 한 여종이 베드로를 보고 “너도 갈릴리 사람 예수와 함께 있지 않았느냐?”라고 묻습니다. 이에 베드로는 “나는 그 사람을 알지 못하노라”고 부인합니다. 그것도 세 번이나 맹세 가운데 저주하며 예수님을 부인하였습니다. 예수님의 수제자인 베드로가 어찌 이럴 수 있습니까? 그가 깨어 있지 못한 가운데 두려움이 찾아오니 순식간에 참으로 형편없는 사람이 되어 버린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믿음에는 용사가 없습니다. 그가 누구든, 아무리 오래 신앙 생활을 했어도, 세상에서 인정 받은 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어도, 깨어 있지 못한 방심한 상태에서 어떤 무서운 일이 발생하면, 또는 어떤 강력한 유혹이 다가오면, 순식간에 죄를 범하고 무너질 수 있습니다.

다윗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얼마나 깊은 믿음의 사람입니까? 골리앗과 싸울 때 보여준 그의 용맹함은 어떠합니까? 그러나 잠시 방심한 가운데 옥상을 거닐다가 한 여인이 목욕하는 장면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의 마음에는 음욕이 들어왔습니다. 그러자 다윗은 순식간에 짐승처럼 변합니다. 가장 간교하고 사악한 자로 변합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습니까?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그 누구도 예외 없이 그리스도를 놓치고 옛사람의 상태에 머물면 그가 누구라도 세상 사람만도 못한 죄인 중의 괴수처럼 되어 버리는 것을 말해줍니다. 심지어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라 할지라도 방심한 가운데 깨어 있지 못하면 예외가 없는 것입니다.

그러기 때문에 종종 그토록 존경하며 신뢰하던 우리의 믿음의 지도자들 중에 갑자기 돈이나, 이성이나, 또는 세상 권력 앞에 무너지고 아첨하는 모습을 볼 때 우리는 크게 놀라며 실망하며 의아해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런 사실을 알기에 우리는 교회가 정한 예배 시간에 빠지지 않아야 하는 것이며, 하루 일과 중에 기도 시간과 성경 읽는 시간 및 묵상을 놓쳐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깨어 있지 못한 어떤 날에 인생 중에 가장 무서운 죄를 범하게 되고, 그 죄악 때문에 평생 수치스럽고 망가진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교회가 정한 예배 시간에 충실하기만 해도, 그리고 매일 기도 시간과 성경 읽는 시간을 놓치지만 않아도 안일했던 마음과 죄를 향하던 마음은 다시 주를 향하며 깨어납니다.

아무튼 임시적인 사람의 몸을 입고 오신 주 하나님을 얼굴과 얼굴로 대하면서 친구처럼 대화를 나눈 아브라함은 큰 영광 가운데 있었습니다. 하지만 소돔이 불에 타서 멸망한 것을 본 후, 그는 하나님의 약속과 그분을 의지하는 믿음을 놓쳤습니다. 소돔 성을 향한 하나님의 심판이 갑자기 두려움이 되어 아브라함을 찾아왔습니다. 그는 가축을 치며 살았던 유목민이었기에 당장 장막을 접고 다른 곳으로 갔습니다. 그는 롯의 근황에 대해 알지 못한 채 다른 곳으로 이사했습니다.

과거에 믿음이 강건하던 때는 롯을 건지려고 길리고 훈련된 318명의 종들을 데리고 그돌라오멜의 연합군과 싸워 이기고 돌아올 정도로 담대했던 사람입니다. 그런데 그런 담대함이 지금은 다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습니다. 아무튼 그는 약 20년 정도 자리를 잡고 거주하던 헤브론, 즉 마므레를 떠나 블레셋 땅 그랄로 내려갑니다. 헤브론에서 소돔 성까지는 약 10킬로미터이기 때문에 소돔이 불타 오르던 연기를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랄은 소돔 성에서 약 30킬로미터 떨어져 있기에 아브라함은 그랄이 헤브론보다는 더 안전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도 그는 25년 전에 가나안 땅을 벗어났다가 심한 낭패와 수치를 당한 적이 있어서 애굽 땅으로는 내려가지는 않고 약속의 땅 가나안에 머물렀습니다.  

그러나 두려움이 그의 마음 안에 들어왔기에 과거에 나타났던 그의 연약한 죄성이 발동했습니다. 그것은 아내 사라를 자기 누이라고 부른 것입니다. 그 이유는 아브라함은 사라가 99세가 되었어도 상당히 아리따웠다고 본 것 같습니다. 혹은 사라가 과거만큼은 아리땁지 않더라도 그랄 사람들이 만일 소돔 성처럼 타락한 자들이라면 무조건 남의 아내를 빼앗기 위해 남편을 죽일 수 있다고 여긴 것 같습니다. 소돔 성 사람들이 동성 성관계를 갖기 위해 누구든 상관없이 성폭행을 하는 마당에, 이곳 그랄 사람들도 남의 아내를 빼앗기 위해 성폭행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본 것입니다.

따라서 아브라함은 아내로 인해 죽기보다는 아내를 누이라고 속임으로써 자신만은 살겠다는 심보를 드러낸 것입니다. 이에 아내 사라도 남편 아브라함의 제안에 동의하였습니다. 사실 이 동의를 한 것은 상당히 오래 되었습니다. 아마도 결혼할 때 그런 동의를 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동의한 바를 처음으로 사용하였던 때가 사라가 대단히 아름다웠던 65세 때, 가나안 땅에 기근이 들면서 함께 애굽으로 내려간 때였고, 이제 다시 가나안의 그랄 땅에서 사용하게 된 것입니다.

아무튼 아브라함과 사라의 거짓말로 인해 이번에는 그랄 왕 아비멜렉이 사라를 데려갔습니다. 왕이 사라를 데려간 것으로 볼 때, 첩으로 삼고자 함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사라는 아기를 낳을 수 있는 몸이 되기 위해 하나님의 역사로 인해 과거처럼 젊고 아름다운 몸이 되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본문에는 창세기 12장에서의 애굽 사건 때와는 달리 사라가 아름답다고 지적한 부분이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단지 이방 민족의 한 여인이 자기 땅에 들어왔으니 부유하고 강력한 족장 아브라함과 동맹 관계를 맺기 위해 더 큰 권력을 갖고자 사라를 첩으로 취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그랄 왕 아비멜렉이 사라의 미모 때문인지, 혹은 단지 족장 아브라함의 힘을 끌어 안고 주종의 동맹 관계를 맺고자 사라를 취한 것인지 본문을 통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단지 분명한 것은 아브라함은 소돔 성 사람들을 생각하며 가나안 땅의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악한 사람들일 수 있다고 추측한 사실입니다. 그러기에 그는 그랄 사람도 자기를 죽이고 아내 사라를 빼앗아갈 수 있다고 생각하며 큰 두려움에 빠진 것입니다.

그래서 자기 아내를 의도적으로 누이라고 소개하며 그랄 땅에 들어왔고, 그 소문은 당장 그랄 왕 아비멜렉이 듣게 되었고, 아비멜렉은 곧바로 사라를 취하여 자기 궁으로 들였습니다.   

하지만 그랄 왕 아비멜렉이 사라를 데려간 그 밤에 하나님이 아비멜렉의 꿈에 나타나 분명하게 경고하셨습니다.

“네가 데려간 이 여인은 남편이 있으니 이 여인으로 말미암아 네가 죽을 것이다.”

이에 아비멜렉이 아직 사라를 가까이 하지 않았기에 하나님께 답변합니다.

“주여 주께서 의로운 백성도 멸하시나이까 아브라함 그가 나에게 이는 내 누이라고 말하였습니다. 또한 그 여인 역시 그 남자가 내 오라비라고 말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라를 궁으로 데려온 것입니다. 주께서 아시다시피 저는 온전한 마음과 깨끗한 손으로 이렇게 하였습니다”(참조, 창 20:4-5).

그러자 하나님이 아비멜렉의 중심을 아시고 대답하십니다.

“네가 온전한 마음으로 이렇게 한 줄을 나도 알고 있으므로 너를 막아 네가 내게 범죄하지 못하게 한 것이라. 이제 그 사람의 아내를 돌려보내라 그는 선지자라 그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리니 네가 살려니와 네가 돌려보내지 아니하면 너와 네게 속한 자가 다 반드시 죽을 줄 알지니라”(참조, 창 20:6-7).

그리고 주의 이 경고가 선포된 직후 아비멜렉과 그의 아내와 여종들에게 어떤 뚜렷한 질병이 찾아와서 그 왕의 집의 모든 태가 닫혀버렸습니다. 그리고 아비멜렉 왕은 그 다음 날 아침에 이 사실을 확인하고 크게 두려워합니다. 즉, 왕실 전체가 태가 닫힌 어떤 신기한 병에 걸린 것입니다. 그래서 8절을 보면, 그들 모두가 두려워합니다.

““아비멜렉이 그 날 아침에 일찍이 일어나 모든 종들을 불러 그 모든 일을 말하여 들려 주니 그들이 심히 두려워하였더라”(창 20:8).

이에 아비멜렉이 곧바로 아브라함을 불러서 따지며 책망합니다.

“네가 어찌하여 우리에게 이렇게 하느냐 내가 무슨 죄를 네게 범하였기에 네가 나와 내 나라가 큰 죄에 빠질 뻔하게 하였느냐 네가 합당하지 아니한 일을 내게 행하였도다”(창 20:9).

그러면서 왜 아브라함이 거짓말을 했는지 그 이유를 묻습니다. 

“네가 무슨 뜻으로 이렇게 하였느냐”(창 20:10).

이에 이방 나라 왕 앞에서 또 다시 큰 망신과 수치를 당한 아브라함은 얼굴이 벌겋게 된 채 대답합니다.

“이 곳에서는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으니 내 아내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나를 죽일까 생각하였음이요 또 그는 정말로 나의 이복 누이로서 내 아내가 되었음이니라 하나님이 나를 내 아버지의 집을 떠나 두루 다니게 하실 때에 내가 아내에게 말하기를 이 후로 우리의 가는 곳마다 그대는 나를 그대의 오라비라 하라 이것이 그대가 내게 베풀 은혜라 하였었노라”(창 20:11-13).

지금 아브라함의 답변을 들어보면, 그의 답변에는 불신앙과 두려움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첫째, 이 곳에는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내 아내 때문에 나를 죽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아브라함은 분명히 하나님보다 상황과 환경과 사람을 더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는 며칠 또는 몇 주 전에 두 번이나 하나님을 만나서 사라를 통해 내년에 아들을 얻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은 상태에 있었습니다. 그 아들에게서 메시야가 올 것이며 그 메시야를 통해 모든 민족이 죄사함과 영생을 얻어 아브라함의 후손이 될 것이라는 언약을 어려 차례 확증 받았습니다.   

그런데 어찌 하나님께서 그와 그의 아내 사라를 보호하지 않겠습니까? 어찌 하나님이 자신이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도록 섭리하지 않겠습니까? 지금 아브라함은 믿음을 놓치고 염려와 두려움에 빠지더니 어느새 주의 약속과 주의 성품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것입니다. 이처럼 염려와 두려움은 우리의 믿음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가장 어리석은 생각과 판단과 행동을 하게 만듭니다.  

또한 하나님이 20여년 전에 아브라함에게 환상 중에 나타나셔서 땅에 대한 약속을 하시고 언약을 체결을 하실 때,

“아브람아 두려워하지 말라 나는 네 방패요 너의 지극히 큰 상급이니라”(창 15:1)

고 하셨습니다. 만일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이 말씀과 약속을 기억한다면 결코 환경이나 사람을 두려워할 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전능하신 하나님의 보호와 섭리를 지금까지 경험해 왔으니 얼마든지 담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상황 때문에 두려움에 빠졌습니다. 그리고 염려와 두려움에 빠진 아브라함은 아내를 누이라고 거짓말합니다. 이는 위기 앞에서 아내를 팔아먹는 그의 이기심과 거짓말의 죄성이 다시 나타난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믿음의 아버지인 아브라함은 다시 거짓말의 죄악에 빠졌습니다. 그는 그의 거짓말 때문에 25년 전, 애굽의 바로 왕 앞에서 그토록 망신과 비참을 겪었었는데, 25년 후에 또 블레셋의 그랄 왕과 그 종족 앞에서 동일한 문제를 일으키고 동일한 망신과 동일한 책망과 동일한 비참을 겪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영적인 법칙에 따르면, 거짓말은 반드시 아브라함의 경우처럼 우리 주변 상황을 복잡하게 만들도록 되어 있고, 결국 그 복잡한 상황은 거짓말을 한 장본인에게 비참한 결과로 돌아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만일 하나님이 이 상황에 개입하지 않으셨다면, 아브라함은 하나님과의 언약을 망쳐 놓은 장본인이 되고, 따라서 얼마든지 하나님의 무서운 심판을 피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기하게도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또 용서해 주십니다. 그리고 도리어 아비멜렉에서 아브라함의 기도를 받아야 한다고 하십니다. 그래야 아비멜렉과 그의 집에 닫혀 있던 태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아브라함의 두 번째 변명은 더욱 황당합니다. 원래 사라 그 여자는 내 아내이기도 하지만 실제로 나의 이복 누이라는 사실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하나님이 나를 내 아버지의 집을 떠나 두루 다니게 하실 때에 내가 아내에게 말하기를 이 후로 우리의 가는 곳마다 그대는 나를 그대의 오라비라 하라 이것이 그대가 내게 베풀 은혜라 하였었노라”고 말했던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지금 아브라함의 답변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웃음 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이 아무리 궁색해지고 초라해져도 도가 있는 것인데, 어떻게 이렇게 비참해지고 초라해질 수 있는 것인지 의아합니다. 또한 그의 고백 속에는, 그가 얼마나 이기적인 존재이며 겁이 많은 사람인지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자기 살자고 아내를 내버리는 그런 남편은 도대체 어떤 사람인 것입니까? 주의 뜻에 따르면 도리어 생명을 걸고 지켜야 할 아내를 도리어 자기 살자고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는 이방 사람들에게 아내를 빼앗길 준비를 미리 했다는 것인데, 참으로 비참하기가 한량없지 않습니까?

이처럼 믿음을 잃고 염려와 두려움에 빠진 신자는 이 세상에서 세상 사람들만도 못한 비열하고 치사한 존재로 추락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누구입니까? 우리의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지금 하나님은 그 누구든 예외 없이 믿음을 잃을 때의 모습에 대해 알려주고 있습니다. 그가 과거에 아무리 믿음이 좋은 사람이었든, 어떤 사람이든, 만일 현재 믿음을 놓치고 육신에 따라 행한다면, 그 결과와 비참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초라하고 궁색한 것임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즉, 오늘 아브라함의 실패 사건은 우리가 시험을 이기는 힘은 우리에게 있지 않고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알려주는 사건입니다.

또한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죄성으로 인한 결과를 친히 뒤집어쓰고 해결해 주십니다.

마치 자식이 잘못했을 때 부모가 낯을 들지 못하는 그런 모습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친히 아브라함의 죄값을 감당하기 위해 그 이상의 수모를 당하실 것입니다. 그것은 장차 십자가에서 그렇게 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아브라함은 죄사함을 받을 것이고 그를 의롭다 하시는 하나님은 친히 그분의 자녀의 죄악으로 인한 수모를 겪으심으로써 그를 용서하시는 타당함과 의로움을 증거하실 것입니다.

[

3 그는 멸시를 받아 사람들에게 버림 받았으며 간고를 많이 겪었으며 질고를 아는 자라 마치 사람들이 그에게서 얼굴을 가리는 것 같이 멸시를 당하였고 우리도 그를 귀히 여기지 아니하였도다. …

5 그가 찔림은 우리의 허물 때문이요 그가 상함은 우리의 죄악 때문이라 그가 징계를 받으므로 우리는 평화를 누리고 그가 채찍에 맞으므로 우리는 나음을 받았도다

](사 53:3, 5)

한편, 그랄 왕 아비멜렉은 아브라함과 관련한 사건에서 책망 받을 것이 없더라도, 하나님을 향해 지은 수없이 많은 죄로 인해 멸망 받아 합당합니다. 따라서 아브라함의 씨로 오실 속량의 제물이며 대제사장이신 그리스도를 예표하는 아브라함의 중보 사역에 의지하여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즉,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어린양을 알려주는 하나님의 선지자이기 때문에 그가 아비멜렉을 위해 기도할 때에만 아비멜렉과 그 집은 멸망 당하지 않도록 하나님께서 응답하실 것입니다. 즉, 아브라함은 그의 허리에서 태어날 하나님의 메시야 때문에 하나님의 친구이며 또한 하나님의 선지자, 즉 대언자가 되었습니다. 이는 오직 하나님의 택하심과 은혜로 인한 결과일 뿐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오직 그리스도께서 기도해 주시는 대상에게 하나님은 죄를 사해 주시고 영생을 주실 것입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영으로 기도하는 주의 자녀들이기 때문에 세상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그들이 그리스도를 믿어 죄 사함을 받고 영생을 얻을 수 있도록 기도해야 합니다. 그래서 그들에게 주의 영이 역사하셔서 구원을 얻게 된다면 그들 역시 그리스도의 중보 기도 덕택으로 영원한 죄사함과 함께 영생을 얻게 될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브라함은 큰 죄를 또 지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사건은 아브라함에게 더 비참했습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더욱 분명해진 것은 이제 곧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전능하신 능력에 의해 사라를 통해 아들을 얻게 될 것인데, 그 아들을 선물로 받음은 전혀 아브라함의 의나 공로 때문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완전한 은혜임이 더욱 분명해진 것입니다. 만일 이 사건이 없었다면 아브라함은 자신이 다른 사람에 비해 의로워서 하나님이 그에게 큰 일을 행하셨다고 착각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아브라함은 더 이상 자랑할 것도 없고, 그저 어떤 상황에서든 주 하나님만 의지하며 그분의 말씀을 따르고자 하는 마음만 뼈저리게 갖게 되었을 것입니다. 즉, 다 내려놓은 상태에서 주의 뜻이 이루어지기만을 기다리며 오직 주께서 시키시는 대로 움직이게 되었을 것입니다.

믿음의 온전한 경지에 이른 상태가 어떤 것인지 주 예수께서는 실패한 베드로를 찾아오셔서 말씀하십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젊어서는 스스로 띠 띠고 원하는 곳으로 다녔거니와 늙어서는 네 팔을 벌리리니 남이 네게 띠 띠우고 원하지 아니하는 곳으로 데려가리라. 이 말씀을 하심은 베드로가 어떠한 죽음으로 하나님께 영광을 돌릴 것을 가리키심이러라 이 말씀을 하시고 베드로에게 이르시되 나를 따르라 하시더라”(요 21:18-19).

이때 베드로의 마음은 주를 향해 어떠하였겠습니까?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가 이미 고백한 것처럼, 정말로 이번에는 생명을 주께 드리고 싶지 않았겠습니까? 그리고 사실, 그는 죽음으로 주께 사랑을 표시할 기회가 오자 전혀 부인하지 않고 받아들임으로써 주를 향해 번제가 될 수 있었습니다. 즉,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순교하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아브라함은 역시 이번에도 말로 다 할 수 없는 엄청나게 큰 죄에 대해 또 용서함 받았습니다. 그러니 주를 향해 어떤 마음을 갖게 되겠습니까? 늘 사고는 내가 치고, 하나님은 뒷수습을 하셨습니다. 그것도 대형사고를 치는데 그렇게 하셨으니, 아브라함은 하나님께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로 죄송했고, 또한 동시에 이루 말로 다할 수 없는 감사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감사가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이삭을 주께 바칠 정도로 큰 믿음으로 도약하게 만듭니다.

누가복음 7장을 보면, 예수께서 바리새인 시몬의 집에 초청을 받았습니다. 그 집에는 다른 바리새인들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창녀 하나가 옥합을 하나 들고 그 집에 들어와서 예수의 발에 입맞추고 향유를 붓습니다. 그 눈에는 눈물로 가득하여 예수님의 발에 눈물이 떨어집니다. 그 여인은 자기 머리털로 예수님의 발을 닦습니다. 이때 시몬과 그 집 안에 있던 바리새인들이 민망하게 여깁니다. 이때 예수께서 비유로 말씀하셨습니다. 오백 데나리온과 오십 데나리온을 빚진 자 중 둘 다 탕감 받으면 누가 채무자에게 더 감사하며 사랑하겠는가? 이에 시몬이 당연히 탕감을 많이 받은 자라고 답변합니다. 이때 예수께서 진리를 선포하십니다.

“이 여인은 많은 죄가 사함 받았기 때문에 감당할 수 없이 감사하며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너희는 사함 받은 일이 없기에 내게 이렇게 푸대접을 하는구나.”

그렇습니다. 아브라함은 이번 일로 또 크게 죄 사함을 받았습니다.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마음은 어떻게 변했겠습니까? 그렇습니다. ‘다시는 방심하지 않으리라. 그리고 또 다시 용서하신 주께 내 생명과 삶을 다 바쳐 섬기리라!’ 그는 이렇게 쉬지 않고 다짐했을 것입니다.  

이런 마음 상태가 된 후로, 아브라함은 외아들 이삭을 하나님께 번제로 드리는 시험을 치르게 되었던 것이고, 우리가 잘 알다시피, 이번의 그 위대한 시험에서는 아브라함이 합격하여 믿음의 영웅이요, 믿음의 아버지가 된 것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왜 이렇게 아브라함은 또 다시 용서함을 받았습니까? 오늘 본문에도 놀라운 표현이 있습니다. 사실 그 표현은 창세기 12장에서 애굽에 내려 갔을 때 아브라함과 그 가족이 구원을 받으면서 쓰였던 동일한 표현입니다.

“여호와께서 아브람의 아내 사래의 일로 바로와 그 집에 큰 재앙을 내리신지라”(창 12:17).

원어로 (알-다바르 사라이)라고 하는데, “사래 때문에”라고 번역됩니다. 그런데 오늘 본문 창세기 20장 18절도 (알-다바르 사라ㅎ)로 되어 있습니다. 즉, 열국의 어머니인 “사라” 때문에 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호와께서 이왕에 아브라함의 아내 사라의 일로 아비멜렉의 집의 모든 태를 닫으셨음이더라”(창 20:18).

사라가 누구입니까? 하나님의 언약의 주인공입니다. 사라는 창세기 3장 15절에서 말하는 “그 여자의 그 씨”로 오시는 메시야를 낳을 여인입니다. 즉,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가 사라의 태에 약속 되어 있었습니다. 그녀는 다음 해에 전능하신 하나님의 능력에 의해 약속의 아들을 얻게 될 것입니다. 이 말씀은 바로 아브라함의 죄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실, 사라의 그 씨로 인해 아브라함의 죄악이 다 용서될 뿐만 아니라 그 씨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위해서는 사라가 보호를 받아야 했다는 뜻입니다. 즉, 아브라함은 창세 전부터 그리스도 안에 있는 택함 받은 주의 자녀였기 때문에 하나님께서는 십자가의 구속으로 인해 아브라함을 용서하고 보호하고 구원하신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사라에게서 태어날 하나님의 그 아들이 십자가에서 흘리실 대속의 그 피로 인해 아브라함은 멸망 당하지 않고 구원을 받았습니다.

[

18 너희가 알거니와 너희 조상이 물려 준 헛된 행실에서 대속함을 받은 것은 은이나 금 같이 없어질 것으로 된 것이 아니요

19 오직 흠 없고 점 없는 어린 양 같은 그리스도의 보배로운 피로 된 것이니라

20 그는 창세 전부터 미리 알린 바 되신 이나 이 말세에 너희를 위하여 나타내신 바 되었도다

}(벧전 1:18-20)

이처럼 아브라함은 큰 죄를 또 다시 용서 받았습니다. 어느 날 베드로가 예수께 나아와 물었습니다.

“주여 형제가 내게 죄를 범하면 몇 번이나 용서하여 주리이까 일곱 번까지 하오리이까”(마 18:21).

예수께서 대답하셨습니다.

“일곱 번뿐 아니라 일곱 번을 일흔 번까지라도 할지니라”(마 18:22).

이는 예수께서 자신의 속죄의 효력으로 주의 자녀인 우리의 죄를 한없이 용서해 주실 것을 분명하게 하신 것입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우리가 지은 죄악에 대해 한없는 용서를 받더라도 그 죄악으로 인한 열매 때문에 우리는 평생 원수들 앞에서 많은 고통과 조롱과 아픔과 수치를 당할 각오를 하셔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우리는 오늘 아브라함 사건에서 몇 가지 우리가 적용할 수 있는 교훈을 얻습니다.

첫째는 거짓말이 얼마나 위험한 죄인가 하는 것입니다. 루터는 "사람마다 지옥으로 가는 지름길을 가지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우리의 의지가 아무리 강해도 우리를 모든 죄의 유혹에서 이기게 할 만큼 강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사람은 변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성품은 절대로 달라지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면 달라지고 변화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내려놓기 바랍니다. 이는 오직 예수님 안에서만 사람의 성품은 참으로 변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사라 때문에, 아브라함은 죄를 짓고도 죄 사함을 받고 그의 열악한 상황은 하나님의 간섭에 의해 회복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브라함의 거짓으로 온 세상에 큰 문제가 발생했고, 또한 하나님의 영광이 가려진 사실을 기억하며, 우리는 결코 진실을 말할지언정, 또는 말을 내뱉지 않을지언정, 사회나 남들에게 거짓 정보를 흘려 보내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어야 합니다. 거짓 정보를 흘려 내보냄으로 사회가 그릇되게 알게 되는 것, 그것이 바로 거짓의 죄입니다. 이러한 거짓말은 늘 속이는데 목적이 있고, 내게 유익이나 안전을 추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을 속임으로써 그들은 사실대로 알지 못하고 그릇된 정보를 갖게 되므로 그릇 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결코 이런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거짓말은 곧바로 수군거림이 되고, 있지도 않는 사실을 있는 것처럼 만드는 악한 행위가 되는 것이요, 그 거짓말이 차단되지 않고 퍼져나갈 경우 나의 죄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것입니다.

[

20 사람에게서 나오는 그것이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21 속에서 곧 사람의 마음에서 나오는 것은 악한 생각 곧 음란과 도둑질과 살인과

22 간음과 탐욕과 악독과 속임과 음탕과 질투와 비방과 교만과 우매함이니

23 이 모든 악한 것이 다 속에서 나와서 사람을 더럽게 하느니라

](막 7:20-23)

바로 여기서 ‘속임’이 아브라함의 죄였던 것이고, 이로써 아브라함은 세상 사람들 앞에서 더러운 취급을 당하였고, 나아가 하나님께 모욕을 돌리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결코 우리는 내 자신의 안전과 유익을 위해 속이는 말을 해서는 안 됩니다.

둘째는, 어느새 죄에 물드는 것을 경계해야 합니다. 아브라함은 분명히 대략 25년 전에 있었던 애굽 사건을 통해 속이는 죄에 대해 철저하게 회개하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속이는 죄성은 여전히 휴면상태에 있었을 뿐입니다. 우리는 우리가 진심으로 회개했다고 하여도 나의 죄성이 완전하게 뿌리째 뽑혀 다시는 유혹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착각을 하면 곤란합니다. 우리가 성령의 은혜로 회개하게 되면 성령을 따라 행하는 한, 죄성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 죄성이 죽었다고 보면 큰 일 나는 것입니다.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시고 부활 승천하신 후 보내어 주신 성령의 능력을 힘입어 우리가 믿음으로 행하면 우리는 얼마든지 우리의 죄성을 넉넉히 이기고도 남습니다. 즉, 믿음 안에서 얼마든지 죄성을 이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뜻이 성령으로 충만한 신자에게는 죄의 유혹이 없다는 뜻이 아닙니다. 방심하고 있어도 죄의 유혹을 이겨낼 수 있다는 뜻이 아닙니다. 이 몸을 입고 이 땅에 사는 동안 우리는 오직 믿음으로 깨어 있어야만 죄성을 다스리며 새사람, 즉 새생명으로 살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과거에 충분히 이겨냈던 죄성이라도 내가 방심한 사이에 매우 사소한 동일 선상의 죄를 짓게 되면 그 작은 죄로 인해 잠들어 있던 죄성이 다시 휴면 상태에 깨어나 힘차게 활약하며 과거의 큰 죄를 다시 짓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 사실을 잊지 않기 바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철저하게 회개하고 죄악의 수치를 당하는 가운데 그리스도 안에서 수술을 받고 성령의 능력으로 회복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즉 선 줄로 생각하는 자는 넘어질까 조심하라”(고전 10:12).

[

20 만일 그들이 우리 주 되신 구주 예수 그리스도를 앎으로 세상의 더러움을 피한 후에 다시 그 중에 얽매이고 지면 그 나중 형편이 처음보다 더 심하리니

21 의의 도를 안 후에 받은 거룩한 명령을 저버리는 것보다 알지 못하는 것이 도리어 그들에게 나으니라

22 참된 속담에 이르기를 개가 그 토하였던 것에 돌아가고 돼지가 씻었다가 더러운 구덩이에 도로 누웠다 하는 말이 그들에게 응하였도다

](벧후 2:20-22)

그리고 만일 아브라함처럼 과거의 죄성에 의해 크게 무너질 경우, 다시 회복되는 것은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과거와는 비교도 될 수 없는 더 큰 수치와 비참과 고통을 겪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때에도 오직 그리스도의 은혜로만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우리의 연약한 죄성을 정확히 인지하고 있어야 하며, 그 연약한 죄성을 항상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자신의 약점에 무너지지 않기 위해 항상 깨어서 하나님을 신뢰해야 합니다. 그 외에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연약한 부분을 아는 신자는 도리어 그 연약함으로 인해 기도를 통해 그리스도를 의지하기 때문에 강할 수 있습니다.

“기도를 계속하고 기도에 감사함으로 깨어 있으라”(골 4:2).

왜 기도를 계속합니까? 왜 기도로 깨어 있습니까? 내가 약한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자신의 약점을 알고 기도로 주의하며 깨어 있는 신자는 주 안에 거하게 되면서 죄와 마귀와 세상과 상황에 대해 항상 승리할 수 있는 것입니다.

셋째는, 우리는 오늘 사건을 보면서 하나님의 섭리에 대해 무한한 감사를 드려야 한다는 교훈을 얻습니다. 아브라함이 죄 가운데 있음에도 그를 보호하신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와 그를 향해 오래 참으시는 주님을 기억하기 바랍니다.

사실 이 사건으로 하나님의 명예가 얼마나 땅에 실추되었습니까! 탕자 아들 때문에 아버지가 얼마나 망신과 수치를 당하였습니까? 그러나 하늘 아버지는 맏아들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탕자와 같은 우리를 무조건 보호하고 받아주십니다. 그렇게 하심으로 더 많은 악과 죄가 퍼지지 못하도록 막아주십니다.

다윗의 경우도 어리석고 배은망덕한 부자 나발 때문에 그 가족을 전멸시키고자 하였지만 나발의 아내 아비가일이 막음으로 큰 죄를 짓지 않게 됩니다.

“나를 막아 너를 해하지 않게 하신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살아 계심을 두고 맹세하노니 네가 급히 와서 나를 영접하지 아니하였더면 밝는 아침에는 과연 나발에게 한 남자도 남겨 두지 아니하였으리라”(삼상 25:34).  

지금까지 하나님께서 우리의 죄를 얼마나 많이 막아주셨는지 아십니까? 만일 주께서 우리의 죄를 섭리 가운데 막아주지 않으셨다면 지금 우리는 거의 다 감옥에 가 있거나 가정이 파산되었거나 악인 중 괴수로 낙인이 찍혀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라 때문에, 즉 예수 그리스도 때문에 우리의 죄를 막아주시는 하나님께 무한한 감사와 영광을 돌리기 바랍니다. 나아가 악한 세상의 보복으로부터 우리를 구원해 주시는 주께 감사하고 더 나아가 우리 행한 죄악대로 갚지 않으시고 용서해 주시며 죄의 결과들을 도리어 성령 안에서 선으로 바꾸시는 전능하신 능력과 은혜를 감사하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내가 세상 사람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죄를 범함으로 피해를 주었다면 그들에게 잘못했다는 말을 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내가 지은 죄악에 대한 보상을 최대한 하려고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아브라함이 그들을 위해 기도한 사실에 다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리는 비록 아브라함처럼 늘 무너지고 쓰러지는 죄인일지라도 여전히 주의 새언약 안에서 주의 제사장들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실제로 아브라함의 잘못으로 이 모든 사단이 벌어진 것임에도 하나님은 아비멜렉에게 오히려 아브라함의 기도를 받으라고 명하셨습니다. 이는 우리가 많은 실수를 하고 죄를 범하여 사회에 피해를 주었다면 더욱더 피해 당한 자들과 사회를 위해 기도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신자들에게 있다는 사실을 말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우리의 기도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중보 때문에 우리 주위의 사람들과 이 사회를 살릴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우리의 회개와 진정을 세상에 보일 때, 하나님의 이름과 교회를 향한 모독이 힘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즉, 하나님께만 회개하지 말고, 그 회개의 표시로 내가 피해를 끼친 사람들에게 가서 그들의 용서를 받아내고 또한 보상을 해주어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그래야 우리가 모든 것을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롭게 주 안에서 다시 시작할 수 있습니다.

[

23 그러므로 예물을 제단에 드리려다가 거기서 네 형제에게 원망들을 만한 일이 있는 것이 생각나거든

24 예물을 제단 앞에 두고 먼저 가서 형제와 화목하고 그 후에 와서 예물을 드리라

25 너를 고발하는 자와 함께 길에 있을 때에 급히 사화하라 그 고발하는 자가 너를 재판관에게 내어 주고 재판관이 옥리에게 내어 주어 옥에 가둘까 염려하라

26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 네가 한 푼이라도 남김이 없이 다 갚기 전에는 결코 거기서 나오지 못하리라

](마 5:23-26)

즉, 우리 신자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이기 때문에 그들과는 훨씬 탁월한 거룩한 삶과 은혜의 삶과 선한 삶을 살아야 할 책임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그렇게 살지 못함으로 세상에 피해를 끼쳤다면 하나님께서 그들에게 보상해 줄 것을 기도할 뿐만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보상해 주어야 합니다.

오늘 우리는 아브라함의 죄성의 깊이를 보면서 우리에게도 동일한 성향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더욱 그리스도와 동행함으로 이 세상에서 늘 나의 죄성을 이기고 주께 영광을 돌리는 복되고 선하고 거룩한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할 것입니다. 항상 주를 믿음으로 철저하게 하나님과 동행하는 복된 주의 백성 되기를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스데반 황 목사, 그리스도의 보혈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