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머징(emerging)은 '나타나다'. '새롭게 출현하다'이다. emerging churches는 “새롭게 부상하는 교회 형태”라고 말할 수 있다. 20세기 말, 미국의 여러 지역에서 교단과 교파를 초월하여 신세대들을 위한 새롭게 떠오르는 교회가 있었는데, 이머징 처치(Emerging Church), 이머칭 처지 운동(The Emerging Church Movement)라 부른다.

한국 교회는 정말 BC(Before Corona) 코로나 이전과 AC(Before Corona) 코로나 이후가 달라질 것이다. WC(With Corona) 항상 코로나가 될지도 모를 형편에 있다. 코로나19에서 한국 교회는 매우 중요한 허용을 했는데, “온라인 예배”이다. 온라인 예배(정부에서 비대면 예배라고 제시함)에 대해서 코로나19 이전에 호의적인 신학자는 거의 없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 예배를 강력하게 거부한 신학자도 거의 없다. 결국 온라인 예배는 1년 동안 시행되었고, 지금도 시행되고 있다. 한 번 열린문은 닫히지 않는다. 성경적 표현이 아니라 세속화에 대한 표현이다. 어떤 나이든 성도님은 코로나19가 끝나면 오히려 온라인 예배를 드리겠다고 말씀하시는 것을 들었다. 지금은 성도님들이 잘 나오지 않으니 오프라인 예배를 참여하지만, 정상적인 예배가 되면 연로하시기 때문에 안전하기 온라인으로 예배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이머징(emerging)이다. 이머징은 기존 교회 체계가 아닌 새로운 교회의 모든 형태의 총칭으로 보아야 한다. 이미 한 예배 처소에서 복수의 교회가 사용하는 형태가 보도되기도 했다.

교회(예배당) 체계는 313년 종교관용령에서 시작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반 교회 체계는 예배당과 사역자가 있는 체계이다. 그런데 기존 체계를 탈피하는 다양한 모습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었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도저히 거부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렀다. 즉 이머징을 허용해야 할 시점이 지났다. 우리는 온라인 예배 형태를 1년 이상 시행하고 있다.

판데믹에 관련한 다양한 저술들이 무엇이라고 제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새로운 교회 형태에 대한 도래를 예상했을 것이다. 기존 체계가 코로나19에서 맥없이 무너진 것이다. 그것은 이미 이전부터 다양하게 편치를 맞고 있었다. 코로나19의 어퍼컷에 맥없이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우리는 이전부터 목회자 이중직에 대해서 방안을 고민하고 있었다. 목회자 이중직 허용도 이머징의 한 유형으로 보아야 한다. 예배당 운영과 사역자 섬김은 기존 체계의 기본이다. 그런데 교회가 사역자를 책임지지 않으니, 이중직으로 생활을 유지하며 사역을 수행하도록 하는 것이 이중직, 기존 체계를 종료시키는 결정이다. 이미 교단이 스스로 기존 체계를 거부하는 결정을 한 것이다. 그런 와중에 코로나19가 발발했는데, 교회는 너무나 쉽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이제 교회는 KO패가 되기 전 일어나서 다시 파이팅을 해야 한다. 일어서서 기존 체계로 싸울 것인가? 새로운 체계를 구도화할 것인가? 새로운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그 체계는 기존에 있던 이머징 처지를 허용한다고 말할 수 있다. 교회의 범주에 변경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대한민국 장로파 교회는 네비우스 선교 정책이 성공한 경우이다. 최덕성 박사는 네비우스 선교 정책이 성공한 유일한 지역이 대한민국이라고 말한다. 대한민국 국민의 독특한 특성이 작용한 것이다. 그것은 우리 교회의 성도들의 헌신이다. 한국 교회 성도들은 사역자를 섬김에서는 탁월한 모습을 가졌다. 그것이 기복적이라는 비평이 있지만, 세계 어느 곳에서 볼 수 없는 모습이고, 교회 성장과 안정에 큰 기여를 한 민족성이다. 그러나 21세기 대한민국 교회는 그렇지 않다. 30년 전 미국 이민 교회들의 모습을 답습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말세의 현상인 사랑이 식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교회의 책임은 전적으로 사역자에게 있다.

필자는 한국 교회를 “세워진 교회”와 “세우는 교회”로 구분할 것을 제언한다. 세워진 교회는 기존 체계로 유지할 수 있는 교회이고, 세우는 교회는 예배당과 사역자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수준까지 향상시키는 교회이다. 목회자 이중직은 세워진 교회와 세우는 교회가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이중직의 목표가 다를 뿐이다. 전자는 자기 재능을 활용하는 것이고, 후자는 자기 생존을 위한 활용이다.

세우는 교회는 이중직을 수행하여 세워진 교회로 갈 것인지, 자기 재능을 중심으로 목회를 할 것인지를 표명하며 교우들과 합의하며 교제한다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이중직을 수행하지 않고 후원과 다른 대체 수단으로 “세워진 교회”를 이루려는 교회를 인정할 수 있다. 우리는 한 원칙, “일하지 않은 자 먹지도 말라”(살후 3:6-9)는 사도 바울의 가르침을 기억해야 한다. 구분시킨다. 교단은 적합한 목회자 수급 정책과 함께 적극적인 복음 전도를 위한 방편을 마련해야 한다.

존 파이퍼 박사는 이머징 처치에 대해서 비판하는 글을 썼다(아마도 코로나19 이전 같다). 파이퍼 박사는 대형교회가 세속화 요소, 기존질서를 파괴하는 형태로 교회를 운영함에 대해서 비판했다. 대형교회가 이머징을 추구하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 대형교회는 될 수 있는대로 기존 체계에 근거해서 사역을 해야 한다. 그래야 다양한 소수의 세우는 교회들이 형성된 교회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형교회가 이머징을 시도한다면 백화점 교회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백화점 교회에 성도는 예배 관람하거나 쇼핑하러 갈 것이다. 대형교회는 이머징 기법을 지양해야 한다. 개혁된 교회는 선포된 복음에 근거한다. 종교개혁교회가 복음없는 성찬에 대항해서 복음선포를 중심으로 예배를 개혁했다. 지금은 이머징 기법으로 복음선포를 잠재시키려 한다면 종교개혁 전으로 후퇴시키는 것이다.

한국 교회는 기존 체계를 탈피한 다양한 요소들을 허용했다. 목회자 이중직 허용, 온라인 예배 허용(온라인 헌금 수용) 등이다. 그럼에도 허용할 수 없는 요소들을 규정해야 한다. 대표적인 금지 요소는 예배 날짜 변경이다. 개교회별로 예배 날짜를 변경하는 것은 금지되어야 한다. 대형교회가 일주일 동안 예배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큰 문제이다. 교회가 선포된 복음에 근거해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합의해야 한다. 성장 혹은 생존을 위해서 모든 것이 허용되는 이머징 기법은 허용할 수 없다. 성찬에 대한 규범성(합당한 성례집례, 목사의 성례집례 등)을 잘 지켜야 한다.

필자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한국 교회는 다양한 형태로 교회를 세우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 그것은 사도행전의 모습처럼 매우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도하며, 주일모임을 하면 말씀과 떡을 떼며 풍성한 교제가 이루어지는 교회를 이루는 것이다. 말씀과 기도에 전무하는 사역자는 아니지만, 말씀과 기도가 풍성한 교회가 되어야 한다. 그 위에 교회는 왕성하게 된다. 다른 유형으로 교회가 왕성할 수 없다. 다른 유형으로 왕성하게 되었다는 보고는 무시해야 한다.

필자는 “세우는 교회”의 사역자는 “선교사”로 불려도 좋겠다고 생각한다. 선교사는 교회를 세우는 사역자이기 때문이다. 선교사가 평생 한 명을 회심시키지 못해도 훌륭한 선교사일 수 있다. 평생토록 교회를 세우려다 세우지 못했다면 실패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런데 교회 사역자가 잘못해서 교회를 몰락시키기도 한다. 형식적으로 비교하자면 교회를 몰락시킨 것보다 평생 교회 이루기에 힘쓴 사역자가 더 훌륭할 것이다. 교회 사역자는 복음 사역에 강한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복음전도자는 세상에서 강력한 자부심이 있어야 한다. 그것은 세상의 정사와 권세가 아닌 보이지 않는 영혼을 구원할 사역자이기 때문이다. 세상권세도 이기지 못하면서 어떻게 마귀의 속박을 풀게 해서 자유의 사람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복음전도자의 강력한 사명감으로 교회를 세우려는 사역자를 존경하고 격려하며 함께 해야 한다.

우리는 목회자 이중직을 수행해야 할 긴박한 시점에 있다. 목회자 수급 정책의 실패한 교단의 책임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북음 전도를 훈련받은 다수의 사역자를 감당하기만 하면 교회는 많이 세워질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책임규명보다 복음전도 수행이 우선한다. 그 가치를 수행하기 위해 불기피한 타협, 목회자 이중직을 채용하고 있다. 목사 이중직이 허용되면 정상궤도에 올라가면 이중직을 그만둘 것인가? 등 몇 제반 문제가 있다. 그러나 지금 현재 긴박한 이중직 문제는 빠른 시일에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 목회자가 이중직을 수행할 분야 선정 등 다양한 매뉴얼이 필요하다.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그 직무를 수행할 목회자 당사자이다. 목사는 설교가 본업인데, 생계문제 때문에 이중직을 수행한다. 그렇다면 본래 임무인 복음전파에 피해가 되는 것은 금지해야 한다. 인간의 능력은 제한적인데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인가? 당사자, 가족 그리고 노회 등의 총의적인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협력관계는 가시적이기 때문에 실현이 가능하다. 그러나 교회 세움은 오직 주의 은혜이기 때문에 쉽지 않다. 많은 숫자 교회를 이루었기 때문에 은혜가 크고, 적은 숫자 교회이기 때문에 은혜가 작은 것은 전혀 아니다. 교회 사역자는 주의 은혜에 만족하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교회 세움에 뛰어들 전도자가 필요하고, 교단은 적극적으로 지원할 방편을 연구해서 확장시켜야 한다. 어떤 제도를 동원해서라도 복음을 전도해서 교회를 세우는 일에 교회가 총의를 모아야 한다.